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갤럭시S2 등 삼성전자 구형 스마트폰 제품의 미국 내 수입금지 조치와 관련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을 대리해 성명을 내고 8일(현지시간) 자정을 기해 삼성전자 구형 스마트폰 제품에 대한 수입 판매금지를 발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갤럭시S와 갤럭시S2, 갤럭시 넥서스, 갤럭시탭 등을 수입·판매할 수 없게 됐다.
앞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8월 9일 삼성전자 구형 스마트폰이 애플의 상용특허 2건을 침해했다며 미국 내 수입금지 판정을 내린 바 있다.
프로먼 대표는 "소비자와 경쟁에 미칠 영향을 포함한 정책 고려와 관련 기관의 조언, 이해 당사자들로부터의 정보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장과 IT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8월 아이폰4S 등 애플의 구형 제품에 대해서는 삼성의 '표준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ITC의 수입금지 조처에 대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5년 만에 거부권을 행사했으나 이번에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상용특허'를 침해한 만큼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봤었다.
프로먼 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을 대신해 낸 성명에서 "소비자 부문과 공정 경쟁 정책에 미칠 영향, 각 기관의 조언, 이해 당사자의 주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수입금지 조처가 그대로 진행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처에 대해 ITC 측에 항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수입금지 조처가 늦춰진다.
삼성전자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 제품에 대한 ITC의 수입금지 조치가 받아들여진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는 시장에서의 경쟁과 미국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조치"라며 "항고를 포함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그러나 이들 제품이 구형 모델이라 삼성전자의 매출과 주가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워싱턴DC 현지 소식통은 "해당 제품은 이미 시장에서 거의 사라진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입금지 된 삼성전자 제품들이 구형이어서 경제적인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현재 진행 중인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 삼성이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자국 기업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처는 거부권을 행사하고 경쟁사인 외국 업체의 상품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음으로써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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