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특전단, 소말리아·리비아 테러 근거지 급습

총격 사건이 발생한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한 쇼핑몰에서 21일(현지시간) 쇼핑객들이 대피하고 있다.   ©AP

미국 특수부대가 5일(현지시간) 케냐 쇼핑몰 테러를 저지른 소말리아 이슬람 반군 알샤바브의 근거지와 리비아에서 활동 중인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의 은신처를 급습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해군특전단(네이비실)이 알샤바브 테러리스트를 상대로 대테러 작전을 수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네이비실 요원들은 알샤바브의 지도자급 요인을 표적으로 삼아 이날 이른 새벽 기습작전을 실행했다.

목표는 그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소말리아 남부 항구도시 바라웨의 한 해변 2층 집이었다.

요원들은 해상을 통해 주택에 접근했다. 전투지원 헬기까지 동원된 가운데 벌어진 교전은 약 1시간 지속했다고 현지 목격자들이 전했다.

구체적인 작전 결과에 대해서는 보도가 엇갈리고 있다.

뉴욕타임즈(NYT)는 공격 대상인 알샤바브 지도자가 사살된 것으로 보이나 요원들이 사망 사실은 확인하지 못 했다고 미국 고위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AP통신은 요원들이 그를 붙잡는 데 실패했다고 전했으며, 알샤바브 대변인은 아군 전투원 한 명이 총격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숨졌으나 자신들이 공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작전은 알샤바브가 지난달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에서 일으킨 대규모 테러 공격의 후속 대응이다.

당시 민간인과 케냐 군인 67명이 사망했다. 알샤바브는 케냐를 지지하는 서구인에게 '메시지'를 보내고자 학살을 벌였다고 자인한 바 있다.

NYT는 미국이 이 정도로 위험한 작전에 나서는 것은 드문 일로, 표적이 된 인사가 매우 중요한 인물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알샤바브 측은 이날 공격의 주체로 영국과 터키의 특수부대를 언급하기도 했으나 양국은 모두 개입 사실을 부인했다.

미국 국방부는 조지 리틀 대변인 명의의 자료를 내고 "미군 병력이 알샤바브 테러리스트를 상대로 한 대테러 작전에 관여한 사실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고위 관리의 배경 설명 형식으로 "이번 작전은 고위급 알샤바브 테러리스트 지도자를 생포하기 위해 수행된 것"이라며 "아군은 부상하거나 사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군 특수부대의 작전으로 리비아에서는 1998년 동아프리카 주재 미국대사관 두 곳에서 벌어진 대규모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 고위 인사가 체포됐다.

미 당국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일명 '아부 아나스 알리비'로 불리는 나지흐 압둘 하메드 알 루카이(49)를 체포했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미국 국방부의 리틀 대변인도 "리비아에서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그가 법적으로 구금상태에 있다"고 이를 확인했다.

알리비는 1998년 8월 케냐 나이로비와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폭탄테러가 일어나 220명 이상이 숨진 사건에서 핵심역할을 한 것으로 미국 당국은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자국민 살해를 모의하고 정부 재산을 망가뜨린 혐의로 알리비를 기소하고 500만 달러(약 54억원)의 현상금을 내건 상태다.

알리비는 새벽기도를 마치고 자택 밖에서 주차하던 중 차량 3대에 포위됐고, 이후 무장한 사람들에게 붙잡혔다고 가족들이 AP통신에 전했다.

한 정보기관 소식통에 따르면 리비아 태생인 그는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축출을 위한 내전이 한창이던 2011년 봄 고국에 돌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알리비는 1990년대 알카에다의 가장 유능한 조직원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그는 트리폴리 대학에서 전자공학과 핵공학을 공부한 컴퓨터 전문가이기도 하다.

1992년 당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수단 하르툼으로 근거지를 옮길 때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에는 나이로비에 머무르면서 미국 대사관 등을 공격 대상으로 물색했다는 증언도 있다.

이후 영국 맨체스터에서 생활하기도 했으나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핵심 수배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자 2000년 영국을 떠났다.

이와 관련, 알리 제이단 리비아 총리는 자국에서 전개된 미국의 이번 군사 작전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리비아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미국 당국의 수배를 받고 있는 리비아 시민이 납치됐다는 소식을 조사하고 있다"며 "해명을 듣고자 미국 당국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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