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산하를 울긋불긋 물들이는 단풍의 계절이 성큼 다가오자 가을 정취를 만끽하려는 등산객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최근 날씨는 외부활동을 하기에 제격이다. 아름다운 가을 산의 정취를 느끼고,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을 감상하기 위해 전국의 유명한 산마다 등산객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최근 등산객들이 울긋불긋 물든 가을 산의 정취에 취하다 자칫 발을 헛디뎌 넘어지거나 추락하는 등의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건강과 즐거움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산행이 오히려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특히 낙상 사고의 경우 자칫 생명까지 잃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3일 개천절 휴일을 맞아 가을 산행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몰리면서 산악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북한산에서 암벽 등반을 하던 김모(51)씨가 10m 아래로 떨어져 허리 등을 크게 다쳤다.
이에 앞서 오후 2시50분께 서울 도봉산 은석암 부근에서 등산객 강모(43)씨가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서 발목과 얼굴 등을 다쳤다.
이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헬기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실제 산악 사고는 등산객이 늘어나는 가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소방방재청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립공원 산악 안전사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산악 안전사고로 총 1383명(사망 67명·부상 131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의 사고원인은 추락사 25명(37.3%), 신체결함 25명(37.3%), 익사 7명(10.4%), 천재지변 5명(7.4%) 순이었다. 또 월별로는 단풍철 행락객과 등산객이 크게 증가하는 10월에 241명(17.4%)으로 가장 많았다.
사고 유형별로 살펴보면 골절 409명(31.1%), 고립·실종 213명(16.2%), 상처 202명(15.3%), 탈진 123명(93.3%), 경련 108명(8.2%) 등으로 대부분 개인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절의 가장 큰 원인은 발을 헛디뎌 발생하는 '낙상'이다.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체력을 고려한 산행계획을 세워야 한다. 산행은 평소에 쓰지 않는 근육을 사용하고 많은 열량을 소모하기 때문에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등산을 하기 전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 온 몸의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일상에서 운동량이 적거나 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사람은 무리한 산행을 피해야 낙상을 예방할 수 있다.
또 등산화 끈만 제대로 매도 낙상 사고 줄일 수 있다. 산에 올라갈 때는 끈을 다소 헐겁게 매고, 내려올 때는 꽉 매야한다. 또 등산화는 발에 잘 맞고 통기성과 방수능력이 좋은 것을 착용해야 한다.
산에서 내려올 때는 등산용 지팡이를 이용하면 체중이 분산돼 무릎 관절에 부담이 줄어들고, 다리에 힘이 빠지는 걸 예방할 수 있다.
발목이 삘 경우를 대비해 간단한 응급조치 도구를 챙기고, 저체온 증상이 있는 사람은 체온을 유지시켜 주는 재질의 등산복과 여벌의 옷, 마스크, 모자 등을 준비하면 도움이 된다.
사고를 당했을 경우 당황하지 말고 등산로 곳곳에 설치된 구조 위치 표지판을 이용해 사고 위치를 파악한 뒤 119에 도움을 요청하면 신속하게 구조를 받을 수 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단풍철을 맞아 등산객이 늘면서 산악 사고가 늘고 있다"며 "산악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행 전 산행코스나 난이도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습득한 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산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반드시 출입금지구역 등은 출입하지 말고 안전한 정규 등산로를 이용해야 한다"며 "늦어도 해지기 1~2시간 전에는 산행을 마쳐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