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문제, 혼합주의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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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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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10월 강좌 열려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가 1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10월 기독교세계관 강좌'를 열었다.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가 '기독교세계관이 말하는 개혁이 뭔데!'란 주제로 1일 한국교회100주념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10월 기독교세계관 강좌'를 열어 기독교 문제의 발생 원인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기현 부산 로고스교회 목사는 "기독교의 문제는 혼합주의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해를 돕기 위해 '이원론'과 '혼합주의'를 굳이 대비시켜 설명했는데, "성과 속이 나뉘는 이뤈론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지만, 정작 문제가 되는 이원론은 '성속적 이원론'"이라 설명했다.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이라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실체, 영역, 양상이 각각 별개로 존재하는데, 거룩한 것에 해당하는 가치를 속된 것에는 부과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김기현 부산 로고스교회 목사

그러나 김 목사는 "바울의 염려가 세상과의 분리라기 보다는, '오히려 세상 정신의 교회 내 침투 문제'라면 한국 기독교 세계관의 분투도 이원론이 아니라 혼합주의가 아닐까"라고 했다. 이어 "역사 속 혼합주의는 '콘스탄틴주의'를 의미한다"면서 "'콘스탄틴주의'는 교회와 세상을 동일시하는 시스템으로 정의된다"고 했다. 기독교가 세상을 지배하거나 종주권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이는 '혼합주의'라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성경 속 구약이나 신약 뿐만 아니라 현실 속에서도 일어난다고 지적하면서 "우려할 점은 종교가 정치화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 종교화되는 것"이라 했다. 쉬운 예로는 한기총이 십자'기'와 성조기를 의식적으로 구분하지 못하거나 또는 의도적으로 혼합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자기 이익과 합리화와 극대화를 위해 하나님의 이름을 끌어들이는 것은 참으로 볼썽사나운 일"이라 비판했다.

또 지나치게 힘과 권력에 의지하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폭력으로 구원한다는 신화'에 연결되는 것은 참으로 문제라 했다. 그는 "당대 문화와 국가에 대한 충성을 그리스도에 대한 충성과 혼동하는 것이 콘스탄틴주의요 혼합주의"라 했다.

다만 김기현 목사는 "한국교회의 상황이 세상과의 분리가 아니라 혼합이라는 지적에 설령 동의하더라도, 혼합주의 경계가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격리하는 이원론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양자의 균형과 긴장을 늘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교회가 세상과 구별되는 것은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예수의 전략"이라며 "이제 교회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한편 이 날 행사에서는 김 목사의 발표 외에도 최태연 교수(백석대)가 "이원론이냐, 혼합주의냐?"(규명을 넘어 실천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좌담과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주제를 놓고 토론에 임했다.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혼합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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