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진행형인 2013년 '안동국제탈춤페스티발'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공연이 뭘까. 단연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된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꼽고 싶다. 또한 국내탈춤, 외국탈춤, 창작탈놀이, 1인 창작탈놀이, 선유줄불놀이 등도 주요 볼거리이다.
지난 9월 27일부터 오는(10월 6일까지) 경상북도 안동에서 '국제탈춤페스티발 2013'이 열리고 있다. 제42회 안동민속축제와 동시에 열리고 있는 국제탈춤페스티발은 올해로 16년 째를 맞았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공동취재단 일원으로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국제탈춤페스티발이 열리고 있는 안동을 다녀왔다.
국제탈춤페스티발은 안동 시내에 있는 탈춤공원, 시에서 조금 떨어진 하회마을 등에서 열렸다. 2013년 국제탈춤페스티발의 주제는 <꿈꾸는 세상, 영웅의 탄생>이었다. 누구나 마음속에 상상으로만 간직하고 있는 영웅의 이미지를 탈을 통해 형상화시킨다는 의미와 누구나 나만의 탈을 착용해 이 세상에 영웅이 되고자하는 뜻을 담고 있는 듯했다. 탈을 통해 영웅들의 이야기를 축제를 통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IMF시절인 1997년 첫 시작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발은 정부 주무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6년 연속 대한민국 우수축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대한민국 명예대표축제 등으로 선정돼 위상이 높은 축제라고 말할 수 있다. 양반과 선비의 고장 안동에서 상민들의 정서를 담은 탈춤으로 세계인의 가슴을 뛰게한 안동탈춤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보편문화가 된 탈과 탈춤, 이제 세계탈지도 완성도 앞두고 있다.
초창기 양반의 고장 안동에서 상민의 문화 탈춤을 세계적으로 알린 인물은 누굴까. 세계적으로 한국을 대표한 한류 탈춤이 되기까지 디딤돌이 된 인물은 바로 도영심 현 UNWTO ST-EP 재단 이사장이다.
28일 오전 안동국제탈춤페스티발이 열리고 있는 행사장에 어김없이 도영심 이사장이 나타났다. 그와 만나 관련된 대화를 나눴다. 도 이사장은 초창기 별신굿탈놀이를 미국으로 데리고 가 공연을 시킨 장본인이다.
이날 도 이사장은 "16년 전 첫 미국에서 별신굿탈놀이 공연을 했을 때 공연자들의 대사를 보니 너부랄 내부랄 등 무지무지 천박한 단어들이 많았다"면서 "우리 주체 측도 몰랐는데, 백정이 도끼를 든 모습이 미국 <워싱턴포스트>지에 기사가 낫다. 이것이 계기가 돼 국제적인 탈춤으로 성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회장인 임형규 인간문화재도 "초창기 도영심 대사가 별신굿탈놀이에 대한 애정이 너무 많았다"면서 "영국 여왕을 하회마을에 모셔올 정도로 안동에 대한 애정이 깊다. 그분이 없었으면 이렇게 세계적으로 별신굿탈놀이가 알려졌겠냐"고 반문했다.
지난 27일 오후 안동 탈춤공원 개막식에 앞서 열린 식전행사에서는 석수정의 '댄스홀릭', 메트로 밸이 등의 공연이 펼쳐졌고, 주제공연에서는 꿈꾸는 세상, 혼란과 분열, 영웅의 탄생, 함께 꿈꾸는 꿈 등을 주제로 한 탈춤 공연이 펼쳐졌다.
식전 행사가 끝나고 27일 오후 7시 안동 탈춤공원 개막식에는 안동이 지역구인 김광림 국회의원, 윤명희 국회의원, 정동호 전 안동시장, 주낙영 경상북도 행정부지사, 김명호 도의원, 이영식 도의원, 이현준 예천군수 등 관계자와 관람객 3000여명이 참석했다. 개막 의전 행사에서 발언을 한 관계 인사들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발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먼저 개막 인사를 한 재단법인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 위원장인 권영세 안동시장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발은 한국적 정서를 통해 세계인을 하나로 만든 대동의 난장으로 형성해왔다"면서 "축제를 통해 탈과 탈춤이 가진 전통의 힘, 그리고 그 힘을 통해 가지는 새로운 창작의 미래를 느꼈다"고 강조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대신해 축사를 한 주낙영 경상북도 행정부시장은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20일까지 터키수도 이스탄불에서 열린 경주-이스탄불 세계문화엑스포가 48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는데, 기대이상으로 성공적이었다"면서 "안동에서도 별신굿탈놀이를 보내줘 좋은 공연을 하게 됐다, 경북에서 안동 탈축제는 보령 머드축제와 더불어 명품축제로 거듭나고 있다"고 자랑했다.
김광림 국회의원은 "최근 러시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는데, 회의 전에 만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국에 가면 어디를 가야할지, 러시아 국민들에게 소개를 해주십시오'라고 묻자, 박 대통령은 곧바로 '정적이고 전통적인 모습과 강과 사람과 고택이 어우러진 안동하회마을을 가보십시오.'라고 말했고, '동적인 곳을 가보려면 동대문시장을 가보십시오'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김근환 안동시의회 의장은 "22개 국내탈춤과 이스라엘, 러시아를 비롯한 15개국 외국 탈춤팀이 참가해 각국 전통과 해학을 통해 세계가 공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안동 탈을 쓰면서 특별하고 매력적인 경험들을 직접 체험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안동탈과 탈춤에 대한 매력을 이구동성으로 강조했다. 의전행사가 끝나고 강신마당, 외국공연단, 지역 문화춤꾼들, 불꽃놀이, 리셉션 등이 이어졌다.
지난 9월28일 오후 2시 안동 하회마을 마당극장에서 열린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조선 상민들의 해학과 풍자를 통해 관람객들의 흥을 돋웠다. 외국인 관람객들도 상당수 보였다. 조선시대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와 병산리에서 별신굿을 할 때 탈놀이를 했다. 바로 이것이 하회별신굿탈놀이다. 일제 강점기인 1928년에 중단됐다가 보존회에서 복원했다. 다행히도 하회탈과 병산탈 등은 국보 제121호로 지정돼 있다.
그럼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어떤 내용으로 구성됐을까.
성황당에 올라 성황님의 신 내림을 받기 위해 기원하며, 탈놀이의 막을 올린다. 각시가 무동을 타고, 잡귀와 사악한 것들을 쫒아내며 탈판을 정화한다. 백정은 소를 죽여 염통과 우랑(부랄) 떼 해학적인 언사로 성에 대해 내색하지 않는 지배층(양반층)의 권위의식을 풍자한다. 15살에 청산과부가 돼 궁핍한 삶을 산 할미는 베틀가로 신세타령을 한다. 파계승은 부네(여자)가 소변을 보고 있는 모습에 욕정을 참지 못한고 그와 춤을 춘다. 바로 인간의 본능적 갈등을 풍자하는 모습에서 당시 승녀들의 타락성을 엿볼 수 있다. 양반과 선비가 기녀인 부네를 차지하려고 학식 싸움을 한다. 이들은 화해를 하지만, 백정이 나타나 '정력에 좋다'는 우랑을 서로 사려고 하지만, 할미의 비판에 우쭐한다.
1시간 30분에 걸친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이 끝나고 국기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임형규 회장을 만났다. 그는 하해별신굿놀이 인간문화재, 안동탈춤축제 공연연출분과위원장도 맡고 있었다.
그는 "안동국제탈춤축제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다른 12개 단체의 탈춤은 대부분 무역상거래나 궁중에서 중국사신이 왔을 때 췄다. 바로 인간을 즐겁게 하기 위해 췄던 탈춤"이라면서 "별신굿 탈놀이는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인 성황신을 위해서 췄다"고 피력했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발 2013' 행사는 중국, 인도, 러시아, 싱가포르 등 20여 개 나라에서 외국 탈춤이 선보였고, 국내에서도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비롯해 봉산탈춤, 은율탈춤, 송파산대놀이, 양주별산대놀이, 북청사자놀음, 진주오광대 등 15개 지역 탈춤이 선보였다. 또한 선녀와 나무꾼, 눈자라기, 소라별 이야기 등 7개 창작탈놀이가 선보였고, 아름다운 폐경, 나비, 기억의 길, 바당소리, 사랑춤, 아름다운 시절 등 10개의 1인 창작탈놀이가 선보였다.
지난 28일 저녁 7시 공연예정이었던 양반들의 놀이 '선유주불놀이'는 비로 취소됐고, 오는 5일 7시 다시 선보인다. 하회 마을 선유주불놀이는 축제기간에만 2회(1년 2회)에 걸쳐 선보인다.
인형극장, 감성콘서트, 차전놀이와 놋다리밟기, 체험마당, 먹거리 시장 등 축제 연계 행사도 많다. 오는 6일끼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