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의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원전 재가동을 신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도쿄전력은 27일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에 니가타(新潟)현의 가시와자키카리와(柏崎刈羽) 원전 6·7호기에 대한 원자로설치변경허가, 공사계획인가, 원자로시설보안규정변경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운행을 중단한 원자로를 재가동하기 위해 올해 7월부터 시행된 새로운 원전규제기준에 따라 심사를 요청한 것이다.
6·7호기는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를 개량한 비슷한 형태의 원자로다.
도쿄전력은 올해 7월 다른 전력회사와 함께 원전 재가동을 신청할 예정이었으나 니가타현의 반대에 부딪혀 보류했었다.
도쿄전력의 원전 재가동 추진은 후쿠시마 사고에 따른 재정난을 덜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전날 히로세 나오미(廣瀨直己) 도쿄전력 사장이 이즈미다 히로히토(泉田裕彦) 니가타 지사를 만나 조건부 승인을 받으면서 재가동을 향한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히로세 사장은 7·8호기 외 다른 원자로에 관해서 "당연히 준비는 진행되고 있다. 준비가 도면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해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전 세계인의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사실상 같은 종류의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지(時事)통신은 다함께당의 와타나베 요시미(渡邊喜美) 대표는 "어쨌거나 원전을 가동하고 싶다는 생각에 매달리고 있다"며 "과도한 채무를 피하려고 잔재주를 부리며 경영을 우선시하는 태도가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원전에서 약 10㎞ 떨어진 시즈오카(靜岡)현 미노키하라(牧之原)시 니시하라 시게키(西原茂樹) 시장은 "원전에는 만일이라는 게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의 원인규명, 피난 주민의 귀환, 배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경제적 이유로 재가동하려는 것을 보니 불신이 생긴다"고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앞서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이 활성단층 지대에 설치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어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에서도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이런 우려에도 일본 전력회사들은 원전 재가동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도마리(泊) 원전 1∼3호기, 오이(大飯) 원전 3·4호기, 다카하마(高浜) 원전 3·4호기, 이카타(伊方)원전 3호기, 센다이(川內) 원전 1·2호기, 겐카이(玄海)원전 3·4호기 등 12개의 원자로가 이미 재가동 심사를 신청했다.
시마네(島根)원전 2호기가 다음 달에, 하마오카(浜岡)원전 4호기가 연내에 각각 재가동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일본은 전국의 원자로 50기 가운데 오이(大飯) 원전 4호기가 이번 달 16일 정지해 원전 '제로' 상태가 됐다.
다수의 원자로에 대한 심사를 신청했기 때문에 탈락 설비를 고려하더라도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다시 여러 개의 원자로가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