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백억원대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SK그룹 최태원(53)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는 27일 최 회장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동생 최재원(50) 부회장에게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과 달리 징역 3년6월을 선고하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했다.
최 회장은 2008년 10월~11월 SK텔레콤 등 계열사로부터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의 펀드 출자금 선지급금 명목으로 465억원을 최 부회장과 베넥스 김준홍(48) 대표와 공모해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허황되고 탐욕스러운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SK그룹 계열사 자금을 동원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최재원의 자백, 김준홍의 진술, 그 밖의 각종 정황 증거 등을 통해 예비적 공소사실을 충분히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특히 예비적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김준홍 진술은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일관성, 구체성이 있어 명백하게 믿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전날 대만에서 국내로 송환됐지만 재판부는 변론을 재개하지 않고 예정대로 이날 판결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