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와 평신도 간의 갈등. 교회에 반드시 존재하지만 드러내어 말하기 꺼릴 수 밖에 없는 주제다. 그러나 이런 갈등을 잘 해결, 해소할 수만 있다면 오히려 교회의 성장과 성숙에 좋은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그 첫 단계는 뭐니뭐니 해도 교회에 어떤 종류의 "파워 그룹"이 있느냐를 파악하는 것이 아닐까?
교회성장 전문가이자 목회 컨설턴트,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대표인 톰 레이너 박사가 이에 대한 칼럼을 발표했다. 그는 "교회의 8가지 권력 집단(Power Group)"이란 글에서 "권력 집단이란 단어는 영혼과 복음의 은혜와는 반대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분명 실제로 교회 내에 존재한다"고 명시한 후 "권력 집단이란 단어보다 영향력 있는 존재(influencer)라고 하면 좀더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교회 내에 존재하는 첫번째 영향력을 가진 존재는 가족이다. 미국 내에 수천개의 교회가 한 가족에 의해 주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 교인 수의 30% 이상을 한 가족과 그 친척들이 차지할 경우, 공동의회를 주도하는 것은 사실 이 가족들이며 그들의 입김은 실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다.
레이너 박사는 "내가 섬겼던 한 교회는 집사의 50% 이상이 같은 성(last name)을 갖고 있었다"고 회고하며 "교회가 가족 구성원에 의해 설립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성취하고자 할 때 하나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존재는 일을 중심으로 한 투사(warrior)들이다. 그들은 교회 내 리더십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이 일을 해결하겠다고 달려드는 사람들이다. 예를 들면, 담임목사직이 공석이 됐을 때 공식, 비공식적 자리에서 후임 목회자 청빙에 입김을 불어넣는 존재들이다. 이들은 문제가 해결된 후에도 해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세번째 존재는 너그러운 독재자다. 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교회 내에서 폭넓은 지지를 얻으며 여론을 주도한다. 이들은 이런 힘을 대체로 자신들을 위해 사용하길 원하지 않으며 교회의 발전에 사용하고 싶어 한다.
네번째는 공식적인 조직이다. 공적으로 인정을 받는 장로회나 안수집사회, 권사회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섯번째는 교회의 재정을 주도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교회 내에서 예산을 편성한다든지, 이를 집행하는 부서의 사람들은 이 힘을 바탕으로 교회 사역의 다방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여섯번째는 전통수호론자들이다. 이들은 교회의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는다. 이 사람들은 분명한 리더와 다수의 추종자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레이너 박사는 "한 목회자는 주일 예배 시간을 오전 10시 55분에서 11시로 바꾸자고 했다가 어려움을 당했다. 이 사람들의 목표는 '우리가 늘 해 오던 것을 망치지 마라'이다"라고 설명했다.
일곱번째는 사역 민병대다. 교회의 전체적인 목적에는 동의하지만 자율성을 갖고 자기 사역 중심적으로 사는 사람들이다. 자신들이 감당하고 있는 사역에 변화가 주어질 경우, 강력하게 반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교회에서 주차 봉사를 맡은 사람들이 사역 민병대의 성향을 갖고 있다면, 교회의 방향과 일치할 때는 가장 강력한 지원군이 되지만 교회에서 이 사역에 변화를 주려 하면 반군이 되는 수도 있다.
마지막은 네트워크 시스템이다. 교회 안에는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는 특별한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의도적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 물밑 작업을 펼치며 친분을 이용해 교회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
레이너 박사는 "이런 존재들은 나쁜 것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교회 정치에 반드시 필요하며 또 교회의 건강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