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이린', 19명 사망…400만가구 정전

미주·중남미
열대성 폭풍으로 세력 약화…"경제적 피해 예상보다는 적을 듯";원전 2곳 가동중단…대중교통 마비 뉴욕 '침묵의 도시'로

 

허리케인 앞에 멈춰선 자동차
(AP=연합뉴스) 초대형 허리케인 '아이린'이 강타한 27일(현지시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州)의 그린빌 지역에서 차량 한 대가 강풍에 쓰러진 전신주를 피해 서 있다. 이날 기상악화로 노스캐롤라이나주 동부 지역의 수천 가구가 정전됐다.

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으로 인해 최소 19명이 사망하고 인근 400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기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동부 원자력발전소 2곳은 대형사고 예방을 위해 가동이 중단됐다.

아이린은 허리케인에서 열대성 폭풍으로 세력이 약화됐지만, 아직도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를 뿌리고 있으며 대규모 회오리바람인 토네이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보도 나오고 있어 미국 북동부 지역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28일(현지시각) 아이린의 풍속이 시속 74마일(119㎞) 밑으로 떨어지자 허리케인보다 약한 열대성 폭풍으로 분류했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아이린이 시속 25마일(40㎞)의 속도로 뉴잉글랜드 등이 있는 북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국지적으로 토네이도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밤부터 캐나다 퀘벡주도 아이린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아이린의 세력 범위는 500마일(805㎞)로 미국 대서양 연안에 거주하는 6천500만명을 공포에 떨게 해 단일 폭풍으로는 가장 많은 미국인에게 영향을 미쳤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이날 오전 현재 아이린으로 인한 사망자는 미국 동부 8개 주에 걸쳐 19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허리케인이 처음 미 대륙에 상륙한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5명이 숨지고 버지니아주와 펜실베이니아, 뉴욕, 플로리다에서 2~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강풍과 홍수로 인한 시설ㆍ재산 피해도 속출했다.

뉴저지와 뉴욕, 코네티컷 주 일대에서는 송전시설 파손으로 약 400만 세대 전기 공급이 끊겼다.

"보트로 이동하자"…허리케인에 잠겨버린 美
(AP=연합뉴스) 초대형 허리케인 '아이린'이 27일(현지시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州)까지 도착하면서 마을이 물에 잠기자 주민 2명이 보트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이날 허리케인으로 버지니아 주에서도 정전사태와 건물파손 등 피해가 잇따랐다.

미 동부 원자력발전소 2곳은 사고 예방을 위해 가동을 중단했으나 아이린이 지나간 지역에 있는 십여개의 원자로에서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고 미 원전 당국이 전했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캘버트클리프 원전에서는 강풍에 날려온 알루미늄 건축자재가 변압기를 강타해 원전사고 등급 중 가장 낮은 '이상 현상' 단계가 선포되고 원전 가동이 중단됐다.

앞서 27일 뉴저지주 레이시 소재 오이스터크릭 원전은 사고 예방 차원에서 원자로를 일시 정지시켰다.

북상하고 있는 폭풍으로 캐다다 퀘벡주에서도 18만 세대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지역에 따라서는 도로 침수, 산사태, 주택ㆍ자동차 파손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아이린으로 인한 경제 피해 규모는 당초 우려됐던 것만큼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AP통신 등 외신은 피해 분석 기관들의 추산을 인용해 아이린으로 인한 미 경제 피해가 최대 140억달러이며 이 가운데 보험이 해당되지 않는 규모가 70억달러 가량인 것으로 보도했다.

키네틱 애널리시스는 아이린으로 인한 보험업계 부담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크게 줄어 26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NBC 뉴스에 출연해 아이린의 피해 규모가 수십억 달러에서 수백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이날부터 피해 규모 파악에 나섰다.

<그래픽> 美 동부 허리케인 '아이린' 예상 진로(종합)
(서울=연합뉴스) 초대형 허리케인 `아이린(Irene)'이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동부를 강타하면서 사망자가 9명으로 늘어나는 등 인명과 재산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뉴욕은 침묵의 도시로 변했다.

아이린의 상륙을 앞두고 역사상 처음 모든 대중교통수단의 운행을 중단했고 뉴욕 인근의 모든 공항도 문을 받아 9천편 이상의 항공기 이착륙이 취소됐다.

브로드웨이 쇼와 야구 경기 등 모든 외부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의 상점들도 문을 닫고 모래주머니를 쌓는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으며 9·11 테러 10주년을 앞두고 있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WTC)의 공사도 중단됐다.

맨해튼의 저지대인 로어 맨해튼에서는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로어 맨해튼에는 금융사들이 몰려 있어 침수로 이들 회사의 전산망에 문제가 생길 경우 피해가 심각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마이클 너터 필라델피아 시장은 1986년 이후 처음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얼마전 지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보스턴도 이날 버스, 지하철, 통근 열차 등의 운행을 중단했으며 이밖에 미 동부 지역에서 항공기, 열차, 지하철, 버스 등 중단 사태가 속출, 주말에 대중교통 대란이 빚어졌다.

미국 언론은 항공편 대거 중단을 '악몽'에 비유, `플라이트메어(flightmare)' 로 묘사했다.

#미국 #허리케인 #아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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