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실현되는 예수 공동체'를 지향하는 시애틀 형제교회(담임 권 준 목사)가 교회 창립 42주년을 맞아 본국(한국)에서 기독교 공동체 사역을 펼치고 있는 강동진 목사를 초청해 지난주 부흥성회를 개최했다.
강 목사는 42주년을 맞은 시애틀 형제교회를 향해 "첫 사랑을 잃어버린 미국의 교회를 재건하는데 쓰임 받는 거룩한 불씨가 되길 바란다"며 "예수 공동체를 향해 나아가는 형제교회를 통해 시애틀 지역에 부흥의 불길이 타오르고, 디아스포라 한인 동포들에게 소망과 꿈을 심는 교회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강 목사는 부흥성회에서 기독교 선교를 위한 공동체의 필요성과 기독교 공동체를 형성해가는 과정들을 나누며 하나님 나라 확장의 길을 모색했다.
강동진 목사는 세상에서 가장 결속력이 높았던 유대교를 변화 시킬 수 있었던 초대교회를 예로 들며, "공동체를 통한 기독교 선교는 현 시대의 기독교 선교의 이상적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동진 목사가 사역하는 보나콤(Bonacom) 공동체는 1998년 1월 충청북도 보은군에서 농촌 선교를 위해 시작됐다. 그는 한국 농촌을 보면서 아시아 선교의 밑그림을 그렸다. 아시아의 농촌과 한국의 농촌은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 농민의 수가 19억 3천만 명에 이르지만 해외 선교사들은 문화적 차이, 자녀 교육 문제,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농촌이 아닌 도시에서 사역하고 있음을 주목하며, 농촌 선교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는 샤머니즘과 불교, 유교 문화와 더불어 철저한 공동체 문화를 가진 한국과 아시아의 농촌 문화를 보면서, 온전한 복음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복음전파와 더불어 하나님의 성령에 충만한 기독교 공동체가 세워져야한다고 생각했다.
농촌 선교의 비전을 가진 보나콤 공동체는 현재 유기농 농법과 양계장 운영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 7개 성에서 떡과 함께 생명을 전하고, 중국 지하교회 지도자 자립을 위한 도구를 마련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 헝가리, 캐나다 인디언 주거지역에 농업과 양계 기술을 전수하며 선교의 길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 땅과 건물을 제공받아 조선족 청년들과 지역 농민들에게 농업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중앙아시아 및 이슬람 지역에서 양계를 가르치며 기독교 공동체 선교의 길을 열고 있다.
기독교 공동체 형성의 필수 조건 "성령의 임재"
'전 세계 농업 선교의 성경적 대안을 제시한다'는 큰 뜻을 시작했지만 공동체 사역은 쉽지 않았다. 황무지가 된 밭을 일구고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는 삶이었다. 농사 경험이 없다보니 소출이 많지 않았고, 마을 사람들을 전도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였다. 매일 예배와 큐티를 생활화 했지만 같이 살면서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공동체 삶은 사소한 이견에 불과하던 갈등이 논쟁으로 확대 되면서 공동체에 대한 기대가 깨어지고 농촌 선교가 거대한 장벽처럼 느껴지는 좌절감을 맛보기도 했다.
강 목사는 서로 다른 사상과 이념으로 서로를 미워하던 이들이 하나 될 수 있었던 이유로 "성령의 임재"를 꼽는다. 사람들 사이에서 '인생의 주인이 하나님이시며, 우리 삶과 가정의 주인도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라는 고백이 일어나면서, 관계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공동체는 단순히 뜻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바울 사도의 가르침대로 공동체는 그리스도의 몸이기에 성령님의 임재, 그분의 역사하심이 없이는 결코 이룰 수 없고 경험할 수 없는 것이 공동체였습니다. 공동체는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것이기에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거나 꿈을 이루는 도구가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의 소망을 이루는 도구요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도구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이 땅에 오셨던 예수님을 닮는 것이 공동체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또한 사상과 철학, 가치관을 뛰어넘어 서로를 받아주고, 나보다 남을 아끼는 예수님의 사랑의 마음을 갖게 되자, 예배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서로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싸우던 이들이 함께 찬양하고 기도하며 서로를 위해 중보하는 사람들로 바뀌었다.
기독교 공동체는 교회 본질 회복하려는 생명 운동
보나콤 공동체는 하나님 안에서 하나 됨을 경험한 후 놀라운 변화를 맞게 됐다. 유기 순환농업과 친환경 재배법,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성경적 원리, 농산물 직거래 시스템 등은 마을 주민들에게도 보급되고 선교지에서도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농업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농민들은 마을 회관을 예배당으로 내어줄고 마을 주민들의 예수님을 믿고 세례를 받는 일도 이어졌다.
강 목사는 대부분의 선교지 주민들에게 복음만 없는 것이 아니라 가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선교지 어디에서나 접목할 수 있는 농업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산업이 발달할수록 먹거리의 문제, 농업의 문제는 더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창조질서에 맞는 농업기술로 무장한다면, 선교지 사람들에게 떡과 함께 복음을 증거하는 모퉁이 돌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강 목사는 "기독교 공동체는 교회의 본질을 추구하는 생명운동이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와 일치, 연합의 삶을 이루려는 고백"이라며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향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결과와 하나님 나라의 삶을 증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동진 목사는 시애틀 형제교회 42주년 부흥집회에 이어 오는 23일(월)과 24일(화) 양일간 "공동체와 희년, 지속 가능한 농업과 양계"라는 주제로 같은 교회에서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