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시라이 중형은 재기 막기 위한 것

중국 법원이 뇌물수수, 공금횡령,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 서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보시라이가 법정에서 소리를 지르며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명보(明報)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보시라이는 전날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중급인민법원에서 진행된 선고 공판이 끝날 때쯤 "판결이 불공정하다"며 소리를 질렀다.

보시라이는 "이번 결정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다. 재판은 공개되지도, 공정하지도 않았고 변호사와 내가 주장했던 점들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소리쳤다.

통상 선고가 끝난 뒤 재판장이 항소 여부를 묻는 것이 관례지만 보시라이는 법정에서 끌려나가는 바람에 이 과정이 생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소동은 법원이 공개한 재판 내용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법원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선고가 내려진 뒤 보시라이가 '호위를 받으며 법정을 떠났다'고만 밝혔고 법원 대변인은 재판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보시라이가 항소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시라이는 법정을 떠난 뒤 고위급 정치범 수용소인 베이징 친청(秦城) 교도소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친청교도소는 과거 마오쩌둥(毛澤東)의 부인 장칭(江靑) 등 실각한 공산당 지도부 출신 인사, 부패 고위 관리 등이 투옥됐던 곳으로, 욕실을 갖춘 넓은 독방에 독서와 TV 시청이 허용되고 특급호텔 주방장 출신의 요리사가 요리한 음식이 제공되는 등 '호텔급'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편 보시라이에게 예상보다 엄한 처벌이 내려진 것은 보시라이가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은 데 대해 '괘씸죄'의 대가인 동시에 현 지도부의 재임 기간에 보시라이의 재기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무원 소식통은 "만약 15∼20년형을 받았다면 보시라이는 8년 정도 후에 석방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당에 매우 불안정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었다"면서 지도부가 형량을 결정하기에 앞서 모든 가능성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 서기가 단념한듯한 굳은 표정으로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의 중급인민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보시라이가 지난 나흘 간의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강력히 부인, 검찰과 전면적으로 대립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재판이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지만 법원은 이날 오후 재판이 종료됐고, 별도의 기일을 잡아 선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3.08.27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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