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공원 총격사고에 '군용무기' 사용됐다

게리 맥카티 시카고 경찰국장은 2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 증거 및 경찰 정보를 종합한 결과 이번 사고에 공격용 무기와 대용량 탄창이 사용된 것으로 판단되며 폭력조직과 관련된 사건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맥카티 국장은 최소 16발의 총탄이 발사됐으며 현장에서 발견된 탄피 둘레가 7.62mm인 것을 보면 총기 종류는 군용 무기인 돌격소총 AK-47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고려하면 사망자가 없는 것이 기적같은 행운"이라며 "불법 군용 무기가 거리를 위협하는 것을 절대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시카고는 그치지 않는 총기 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게다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자 오바마의 분신과도 같은 람 이매뉴얼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시장을 맡고 있는 곳이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총기 규제 강화 입법이 힘을 얻게 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맥카티 국장은 "최근 시카고 일부지역에서 총기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나 범행에 군용 무기가 사용된 것은 드문 일"이라면서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가 일어난 공원은 시카고 남부 흑인 밀집지역으로 폭력조직원들이 자주 출몰하는 곳이지만 경찰의 집중 단속이 이뤄지는 소위 임팩트 존(impact zone)은 아니다.

경찰은 용의자 그룹이 흑인 남성이라는 것 이외에 다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어 20일 밤 10시 현재 체포된 용의자는 없다고 밝혔다.

전날 밤 10시15분께 시카고 남부 코넬 스퀘어 공원 야외 농구코트에 신원 불명의 남성 2~3명이 나타나 총기를 난사, 13명이 부상했다. 부상자들은 농구 경기 중이거나 이를 구경하던 주민들이었다.

맥카티 국장은 "부상자는 병원에서 집중적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부상을 입은 피해자는 3세 소년 디온타 하워드. 하워드는 엄마와 함께 서서 농구 경기를 지켜보다 총에 맞았다.

병원 관계자는 "총탄이 하워드의 귀 부근에 맞은 뒤 뺨을 통해 빠져나갔다"며 "안정을 찾은 후 수술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피해자 가운데는 15세 소년과 17세 소녀 등 10대도 포함돼 있다.

현장에서 사고를 목격한 주민 케븐 고든(31)은 "내 생애 가장 길었던 시간이었다. 달아나고 싶었지만 그러지도 못했다. 마치 내가 총에 맞은 것 같았다. 모두가 총에 맞고 쓰러진 듯한 기분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19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한 미국 시카고의 사우스사이드 지역에 있는 코넬스퀘어 공원에서 경찰관들이 조사를 하고 있다. 최근 미 워싱턴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미국 시카고의 한 공원에서 이날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11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3세 아이와 또 다른 부상자 2명이 위중한 상태다. 2013.09.20   ©AP/뉴시스

사건 발생 후 첫 응급요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13명의 부상자들은 모두 땅에 쓰러져 있는 상태였다. 이후 1시간 30분여에 걸쳐 수십대의 응급차량과 60명의 경찰이 현장에 도착, 부상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민주당 정치자금 모금 행사차 워싱턴DC를 방문 중이던 이매뉴얼 시장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시카고로 돌아왔으며 피해자들이 입원 중인 병원을 찾아가 가족들을 위로했다.

오바마 행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역임한 이매뉴얼 시장은 20일 오바마 내각 인사들을 만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총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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