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도 워싱턴DC는 전세계에서 가장 치안이 우수한 도시로 유명하다.
지난 2001년 발생한 9·11테러 당시 피랍 항공기가 펜타곤(국방부 청사) 건물에 충돌해 125명이 숨졌지만 인접한 워싱턴DC에서는 단 한명의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런 '안전한 도시'에서 9·11테러 12주년이 지난지 닷새만인 16일(현지시간) 무장괴한이 해군시설 내에서 총기를 난사해 모두 13명이 숨졌다는 소식에 수도권 주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사건은 지난 1982년 발생한 '에어플로리다' 항공기 추락 사고 이후 워싱턴DC에서 발생한 사건·사고 가운데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것으로 기록됐다.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졌던 1982년 1월 13일 워싱턴DC 로널드레이건 공항(당시 워싱턴내셔널공항)을 이륙한 에어플로리다의 보잉737 여객기가 인근 포토맥강에 추락한 당시 사건으로 7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수도권 전철의 탈선 사고로 3명이 숨지는 참사도 벌어져 워싱턴DC으로서는 '악몽의 날'이었다.
이후 지난 2009년 포트토튼 인근에서 수도권 전철 충돌 사고가 발생, 9명이 숨지면서 17년만에 가장 많은 사망자를 냈으나 이날 해군시설 총격 사건보다는 희생자가 적었다.
1998년에는 정신이상 증세가 있는 무장괴한이 의회 의사당 밖에서 총을 쏴 의회 경찰 2명이 숨지는 등 때때로 사망 사고가 발생하긴 하지만 워싱턴DC에서 복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최근 10년간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사건은 버지니아주(州) 블랙스버그의 버지니아텍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이다. 한인 학생 조승희는 당시 32명을 사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