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어떤 경기부양책을 내놓을지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3차 양적완화(QE3) 조처를 할 가능성을 놓고 국내 증권업계 전망은 엇갈린다.
26일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연구원은 "버냉키 의장이 금융시장의 불안을 완전히 외면하지는 못할 것이다. 양적완화 정책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보여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이트레이드증권 주태진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압력, 미국과 주요 국가간 환율 분쟁 가능성 등 대내외 여건상 3차 양적완화는 불가능하다"며 시장이 3차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3차 양적완화의 대안으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연준이 보유한 단기채권을 장기채로 바꿈으로써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다.
대신증권 박중섭 선임연구원은 26일 "신규자금을 시장에 공급하지 않으면서 시중의 유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연준이 현실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장기채를 사면 미래 시점에 시중에 풀릴 수 있었던 자금이 현재 시점으로 앞당겨져 공급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제로(0)인 연준의 기준금리를 통해 시중 금리를 조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이 조치는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시중 금리를 낮춰 좀처럼 시장에 나오지 않는 유동성을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10년물 이하 단기채는 더는 금리 하락이 어렵지만, 30년물은 아직 내려갈 여지가 있다.
인플레이션을 크게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3차 양적완화와 같은 확장적 통화정책은 물가상승 압력을 높여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대우증권 서대일 선임연구원은 "특별한 대안이 없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유력해지고 있다. 버냉키 연설에서 (경기부양책의) 방향성이 분명히 나올 텐데 규모나 수단은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초과지급준비율 인하나 금리상한제 등도 유동성 공급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된다.
초과지급준비율은 은행이 대규모 예금인출에 대비하는 초과지급준비금의 이자율이다. 초과지급준비금 금리를 낮추면 은행이 시중에 자금을 공급할 힘이 커진다.
금리상한제는 일정 수준 이상으로 국채 금리가 높아지면 중앙은행이 무제한 사겠다고 약속하는 또다른 형태의 양적완화다.
동부증권 김효진 이코노미스트는 "어떤 정책도 현재의 금융불안과 경기침체 가능성을 단기간에 호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연준 자산에 포함된 1조6천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소각하거나, 예금 또는 은행 총자산의 일정 부분의 대출을 강제하는 등 극단적인 방안을 채택할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버냉키 히든카드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유동성 확대 효과ㆍ인플레 악영향 제한 등이 장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