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감찰 지시 직후 사의 표명

"근거없는 의혹제기로 양심적 직무수행 어려웠다"

혼외아들 의혹으로 진실공방을 벌여 온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사의를 표명했다.

채 총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혼외아들 의혹에 대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감찰 지시가 발표된 직후 대검찰청 대변인을 통해 "저는 오늘 검찰총장으로서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주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채 총장은 "지난 5개월 검찰총장으로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올바르게 검찰을 이끌어 왔다고 감히 자부한다"며 "모든 사건마다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나오는대로 사실을 밝혔고 있는 그대로 법률을 적용했으며 그 외에 다른 어떠한 고려도 없었다"고 소회했다.

채 총장은 또 혼외자녀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그는 "저의 신상에 관한 모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임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혀둔다"며 "근거없는 의혹 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수행을 어렵게 하는 일이 더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에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소중한 직분을 수행해 주기 바란다"며 "그동안 감사했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혼외 아들 의혹을 받고 있는 채동욱 검찰총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

구본선 대변인은 조선일보를 상대로 제기키로 한 정정보도 청구소송의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다음에 말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앞서 황 장관은 이날 채 총장 혼외자 의혹과 관련해 "국가의 중요한 사정기관의 책임자에 관한 도덕성 논란이 지속되는 것은 검찰의 명예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사상 처음으로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착수를 지시했다.

이어 "조속히 진상을 밝혀 논란을 종식시키고 검찰조직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된 감찰관에게 조속히 진상을 규명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지난 6일 채 총장이 1999년 임모(54)씨와 만나 10여년간 관계를 유지하면서 혼외아들을 낳았다고 의혹을 제기한 뒤 9일 아들로 지목된 채모(11)군의 초등학교 학적부에 아버지 이름이 '채동욱'으로 돼 있다고 후속보도했다.

이에 대해 채 총장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9일 조선일보에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한편 유전자검사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임씨는 10일 조선일보와 한겨레에 "채 총장의 아이가 아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채 총장은 이어 지난 11일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하면서 "조기에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후 조선일보는 "채 총장이 유전자검사를 추진하겠다고 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면서 "임씨가 조속히 검사에 응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기 바란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채동욱검찰총장 #감찰지시

지금 인기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