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검찰이 지난해 말 뉴델리에서 버스를 타고 가던 여대생을 집단 성폭행한 뒤 신체에 상처를 입혀 숨지게 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피고인 남성 4명에게 사형을 구형했다고 A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델리 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검찰 측은 "피고인들에게 사형을 선고하지 않으면 극악무도한 행위가 용인될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사회에 전파하게 될 것"이라며 "피고인들에게 동정심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고 사형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변호인단은 "순간적인 충동으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 건 맞다"면서도 "피고인들의 나이가 10대 후반∼20대 초반인 점을 감안해 사형이 아닌 종신형 선고를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또 "이번 재판이 사형선고를 요구하는 정치적 압력이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요게시 칸나 판사는 13일 최종 선고를 내리겠다고 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23세 여대생은 지난해 12월 16일 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중 운전자를 비롯해 남성 6명에게 잇따라 성폭행 등을 당하고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13일 만에 숨졌다. 범인 가운데 버스 운전자인 람 싱은 3월 교도소에서 목을 맸다. 범행 당시 18세 미만이어서 청소년으로 인정받은 범인은 3년간 교정시설 구금형을 선고받았다.
인도에서 사형선고는 매우 이례적이고 사형집행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사건의 끔찍함 때문에 사형선고 여론이 높다. 이날 공판에 참석한 피고인들 중 몇 명은 "나는 무죄"라고 소리를 질렀다. 피해자 부모는 변호인단이 종신형 선고를 호소하자 "우리 딸은 숨졌다. 이들도 똑같아야 한다"고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