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과정에서 뇌사상태에 빠진 오레곤 한인 여성이 중요 장기 모두를 기증하고 떠나 이민 사회에 감동을 주고 있다.
오레곤 벧엘장로교회(담임 이돈하 목사)를 섬겨온 고(故) 김보배 집사(Christine Kim. 39)는 지난 8월 23일 셋째 아이를 무사히 출산했지만 그 과정에서 터진 혈관이 지혈되지 않아 뇌사에 빠졌다.
뇌사 후 일주일 동안 세인트 빈센트 병원에서 경과를 지켜보던 가족들은 평소 고 김보배 집사의 성품과 선행을 고려해, 다른 이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하와이에서 자라나 8년 전 포틀랜드로 이주한 고 김보배 집사는 남편 김성돈 씨 사이에서 1남 앤드류(준영), 1녀 애나(가영)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으며, 이번 출산으로 엔지를 낳고 소천했다.
고인은 평소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성격이 명랑하고 남을 돕고 섬기는 것을 좋아했으며, 비버튼 프레드 마이어 약국에서 근무하며 한인 노인들의 통역 등 한인사회에 많은 선행을 실천해 왔다.
지난 2일 벧엘교회 대예배실에서 거행된 고 김보배 집사 천국 환송예배에는 평소 고인을 사랑했던 조문객들 4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길을 축복했다.
한편 고인의 뇌사 소식을 접한 벧엘장로교회 성도들은 교회에 모여 의식불명인 고인의 회복과 가족을 위해 기도했으며, 오래 전부터 계획해 오던 야외 수련회를 전격 취소하고 본 교회에서 수련회를 가지며 고인을 위한 기도를 계속했다.
벧엘교회 이돈하 목사는 "평소 고인은 어려운 사람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왔다"면서 "고인의 삶과 장기 기증은 장기 기증을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두를 아낌없이 드린 숭고한 나눔의 정신을 실천한 것이며, 삶을 마감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한 고귀한 결단이었다"고 했다.
이 목사는 또"오랫동안 준비한 야외 수련회를 취소하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그것이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이라는 확신이 들어 결정했다"며 "기쁜 마음으로 동참해 주신 모든 성도님들의 성숙함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고 했다.
벧엘장로교회 조송희 장로는 "이번 일은 슬프고 안타까웠지만 우리 모두에게 수련회 주제인 가족 같은 교회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값진 수련회였다"고 했다.
수련회는 전 총신대학원 원장인 황성철 교수가 "가족 같은 교회, 교회 같은 가정"이라는 제목으로 인도했다.
교회는 집회 기간 모인 성도들의 사랑의 성금을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