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자유 공존하는 영적 전환기의 중국교회, 성숙의 길은?

선교
아시아·호주
이지희 기자
中 종교 자유 확산…중국교회 영적 전환기 맞아
기도하는 중국 기독교교인들

중국교회가 전환기를 지나고 있다. 수년 전만해도 오픈도어 기독교 박해 순위에서 10위권 내에 있던 중국은 올해 37위로 크게 떨어졌다. 이는 중국에 사는 기독교인들이 과거보다 더 많은 자유를 누리게 된 것으로 긍정적인 소식이다. 이러한 자유는 중국교회가 성장하기 위해 많은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도전을 가져다 준다.

오픈도어선교회는 "중국에서는 이전보다 더 적은 기독교인들이 감옥에 갇히면서도 성경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적당한 금액에 보급되고 있다"며 "지금 중국교회는 영적으로 청소년기를 지나 성숙기로 도약해야 하는 중요한 전환기에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세계교회로부터 영적, 물적으로 도움을 받아 오던 중국교회가 이젠 자신보다 더 어려운 나라의 교회들을 위해 헌신하고 세계 복음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픈도어선교회는 9월 소식지에서 박해와 선교현장 소식으로 중국을 다뤘다. 선교회는 중국 남서부 산골마을의 작은 교회를 예를 들며 중국교회의 현 위치와 오픈도어 사역의 변화를 소식지에서 전했다.

선교회가 소개한 산골의 작은 소수민족 교회는 공식 목회자가 없이 성경 지식을 가진 마을의 몇몇 사람들이 돌아가며 예배를 인도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제 막 신학교 3년 과정을 마친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 '링'(가명)도 아침예배 인도자 중 한 명이다. 링 교회의 가장 큰 과제는 '영적 성장'이다. 교회를 이끌 영적 지도자도 부족하지만 당장 성경 구절을 찾을 수 있는 성도부터 많지 않다.

물질주의가 오늘의 중국교회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선교회는 지적했다. "많은 마을 사람들이 도시로 가서 돈을 벌기 원하며, 젊은 기독교인들은 돈에 더 큰 유혹을 받는다"면서 "이들은 중국 초기 기독교인들이 받았던 박해를 경험하지 않았고, 대신 물질주의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선교회는 말했다. 주변 사람들의 반대 속에서도 링은 주님의 말씀을 따라 신학교에 갔지만 신학교에 배운 것을 현실에서 적용시키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선교회는 또 "소수민족 교회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간섭과 통제는 아직 심하다"고 지적했다. 다행히 링이 있는 교회는 다른 소수민족 교회들보다 비교적 핍박을 적게 받고 있고, 마을의 비기독교인들도 기독교인들의 모임을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 하지만 링이 사는 마을에서도 얼마 전 20대 초반의 형제 데이비드가 운영하는 신학교가 공격을 받는 사건이 일어났다. 신학교에 속한 한 전도팀은 마을에서 교회를 시작할 계획을 갖고 있었고, 이들에 의해 10~20명의 사람들이 기독교인이 되고 세례를 받기 원했다. 하지만 공격으로 한 자매는 목이 묶이고, 다른 사람들은 매를 맞고 성경은 찢겼다. 사건 이후 학생들은 신학교를 그만두기로 했고 링도 마을로 돌아가 교회를 섬기기로 했다.

오픈도어는 "링과 데이비드의 이야기는 중국 대부분의 교회 상황을 대변한다"며 "중국교회는 여전히 남아있는 박해와 이전보다 많아진 자유,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중국교회가 더 깊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오픈도어의 한 사역자는 "중국교회는 아직 청소년기에 있다"며 "아이가 성장하면 단단한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오랫동안 무료로 성경을 제공받고 훈련을 받으며 늘 도움과 환영을 받는 자리에 있던 중국교회가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그들을 이끌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도어는 중국교회가 영적으로 성숙한 교회의 모습으로 발전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한족 중국인들 스스로가 핍박 받는 중국 내 교회와 해외 교회를 돕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교회는 중국 공산주의 정부로부터 많은 핍박을 받았기 때문에 자신의 힘으로 핍박을 이겨낼 수 있게 훈련되었다"며 "중국교회가 영적 성장의 단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교회의 안전을 도울 수 있는 멘토나 젊은 지도자들에게 교회에 소망을 담은 미래를 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선교회는 밝혔다.

■ 중국교회 성숙 위해 오픈도어 사역 변화

중국 선교 환경의 변화는 오픈도어 사역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수십 년 간 수백만 권의 성경책을 중국에 밀반입 하던 오픈도어는 "점차 중국 내에서 성경을 구하는 것이 쉬워지자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다"며 "바로 믿음 안에서 공동체를 갖는 것과 어떻게 교회를 개척하고 인도하는지에 대한 지식을 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픈도어는 1970년, 1980년대 은밀하게 진행해 온 성경 배포사역을 줄이기로 계획했다. 1981년 진주 프로젝트로 백만 권의 성경을 중국에 보내기도 한 선교회는 상황이 바뀌자 성경배포 사역을 중국 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줄이기로 한 것이다. "더 이상 성경배포 사역이 중국에서 중요하지 않고 무엇보다 중국교회가 이 일을 스스로 감당할 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또 전환기의 중국교회를 위한 좋은 실제 사례들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선교회는 말한다. "많은 자유는 동시에 도전을 가져온다"며 "자유 가운데 중국교회가 성장할 수 있도록 몇몇 교회를 돕고 있으며, 이들 교회가 다른 교회들에게 좋은 실례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오픈도어는 밝혔다.

여전히 심한 핍박 가운데 있는 소수민족 교회를 돕는 사역에는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중국 관리들이 소수민족을 통제하려는 목적으로 기독교인에 대한 핍박을 계속 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리가 아니더라도 소수민족 배경의 기독교인들은 자신의 가족으로부터도 핍박을 당한다. 오픈도어는 핍박이 심한 소수민족 기독교인들 중에서도 특별히 티베트와 위구르 기독교인들을 중점으로 도울 계획을 알렸다. 선교회는 "핍박 받는 소수민족 기독교인들을 개인적으로 격려하고 그들의 어려움에 동참하여 실제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도어는 중국교회 변화를 위한 마지막 단계로 해외 선교에 대한 비전을 일으키는 것을 꼽았다. 선교회는 "중국 기독교인들이 복음을 전하기 원하지만 자신의 나라 안에도 할 일이 많은데 굳이 중동지역으로 가야 하는가를 생각한다"며 "핍박 받는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많은 자유를 가진 중국교회가 핍박이 심한 나라의 교회를 도울 수 있도록 격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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