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틀 동안 열렸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6일 오후(현지시간) 폐막했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두 차례의 토의 세션과 업무 만찬 및 업무 오찬을 잇따라 열었던 정상들은 이틀간의 회의 결과를 담은 27쪽 분량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선언문에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투자 촉진, 다자통상 확대, 세제 개혁, 조세 회피 방지, 국제금융기구 개혁 등의 경제 현안들에 대한 합의사항들이 담겼다.
정상들은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급효과(spillover)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로 합의했다.
또 모든 선진국과 일부 신흥국이 2016년 이후의 중기 재정건전화 전략을 마련하고 차질없이 이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2010년에 합의한 국제통화기금(IMF) 쿼터·지배구조 개혁안의 조속한 비준도 촉구했다.
지역 간 금융협력과 글로벌 금융안정을 위해 IMF와 지역금융안전망(RFA) 간, 그리고 RFA 상호 간 협력 강화 필요성에도 합의했다.
정상들은 이밖에 실업과 불안정한 고용이 세계 경제의 주요 문제 가운데 하나로 남아있다는데 공감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데도 견해를 같이했다.
G20 정상들은 이날 폐막에 앞서 이틀째 일정으로 정오께부터 '일자리 창출과 투자' 주제의 제2 세션 토의와 '성장과 무역' 주제의 업무 오찬 논의를 계속했다.
약 1시간 30분 동안의 제2 세션 토의가 끝난 뒤 정상들은 회의장인 콘스탄티노프궁 앞 정원으로 나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애초 G20 정상회의의 본래 취지인 경제 문제 토론 외에 국제 현안인 시리아 문제를 둘러싸고 참가국 정상들이 치열한 외교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예상만큼의 접전은 없었다.
회의를 주재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격 제안으로 공식 의제에 없던 시리아 문제가 첫날 업무 만찬 의제로 채택되긴 했지만 정상들은 각국의 기존 입장을 밝히고 재확인하는 선에서 토의를 마무리했다. 회담이 끝난 뒤 시리아 사태와 관련한 별도의 성명은 나오지 않았다.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을 두고 팽팽히 맞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별도의 면담을 통해 시리아 사태를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폐막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20~30분 동안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의견을 들었다"며 "그러나 이견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가 군사공격을 받으면 지원할 것인가'란 질문에 "그럴 것이다"고 답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실장은 G20 정상들이 기존 입장들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을 뿐 아무런 타협점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업무 만찬에서 정상들이 시리아 군사공격에 대한 이견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공격 찬성파와 반대파가 반반 정도로 나뉘었다"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폐막 기자회견에서 "반반 정도가 아니라 군사공격 반대 견해가 찬성 견해보다 더 우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정상회의에서 시리아 사태에 대해 충분한 의견을 나눴고, 이번 사태를 좌시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커졌다"면서 "많은 국가가 시리아 사태에 대한 성명을 개별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의 별도 면담에 대해 설명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동의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지만 유엔 보고서가 나오면 그도 자신의 입장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고 공세를 폈다.
미국 등 서방국과 한국을 포함한 11개국 정상은 회의 폐막 뒤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정상들은 "참상 현장의 증거들이 시리아 정부에 화학무기 사용의 책임이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이 같은 잔학 행위의 재발을 막고 중대한 국제 규범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