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통의 중견 베이커리업체 크라운베이커리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파리바게뜨 등 대형 베이커리 업체들과 경쟁이 어려워진 데다 가맹점 출점 규제로 브랜드를 인수할 업체도 찾지 못해 오는 9월 30일까지 사업을 종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경기 불황으로 중견 가맹업체가 자발적으로 사업을 접기는 처음으로 경영상 어려움에 처한 다른 외식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크라운베이커리는 4일 "경기불황으로 더 이상 대형업체들과 경쟁이 어렵게 됐다"며 "폐업 방침을 정하고 대다수 가맹점주들과 보상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크라운제과에서 별도 법인으로 분리된 크라운베이커리는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1990년대 초반에는 제빵업계 최초로 TV 광고를 선보이면서 전성기 때는 가맹점 수가 600개를 넘으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조금씩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특히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 등 양대 브랜드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밀려 신규 출점하는 가맹점이 사실상 거의 없었다.
최근 3년간 가맹점 수를 보면 2010년 252개에서 2011년 160개, 지난해에는 97개로 감소했다. 현재는 70개까지 줄어든 상태다. 가맹점 감소에 따라 매출액도 2010년 584억원에서 2011년 427억원, 지난해에는 296억원으로 급감했으며 매년 손실만 수십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크라운베이커리 본사는 지난 3일 가맹점주들에게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게 됐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발송했다.
사측에 따르면 70개 가맹점 가운데 75%가량은 이달 말까지 영업을 종료하고 폐업할 것을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가맹점주들과 협의가 지연되면서 폐업 희망 가맹점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져서 부득이 본사 차원의 사업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크라운베이커리는 우선 가맹점주들이 매장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가질 수 있도록 추석 연휴 이후인 9월 말까지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종료 시점까지 가맹점에 대한 제품 공급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 앞으로 가맹점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폐업 보상에 대한 합리적인 협의를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