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오전(현지시각) 아프리카 잠비아 리빙스톤에 있는 담브와(Dambwa) 초등학교 이색 행사가 열렸다.
우리 시골 초등학교 가을운동회를 연상케 하는 축제의 자리였다. 바로 UNWTO ST-EP재단(이사장 도영심)이 교육기반이 열악한 아프리카 초등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작은 도서관 이관 행사였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일원으로 그곳을 방문했다.
UNWTO(유엔세계관광기구) ST-EP재단은 교육을 통해 빈곤을 해결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2007년부터 캄보디아, 잠비아, 탄자니아, 세네갈, 짐바브웨, 남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를 대상으로 '고맙습니다 작은 도서관(Thank You Small Library)'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 28일 오전 아프리카 잠비아 리빙스톤 '담브와 초등학교'에서 열린 작은 도서관 이관행사가 132번 째였고, 이날 리빙스턴 내 두 개의 초등학교에 133번째, 134번째 작은 도서관을 조성해 책을 이관했다.
ST-EP재단 도영심 이사장의 사회로 진행한 132번째 담브와 초등학교 작은 도서관 이관식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이곳 아프리카 초등학생들이 모여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말춤을 선보인 모습이었다. 또한 우리나라 애국가를 제창한 것이었다.
아프리카 초등학생들이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에서 왠지 마음이 뭉클해졌다. 학생들과 함께 잠비아 사타 대통령 영부인 Chitstine Kaseba sata 여사,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등이 '강남스타일' 노래에 맞춰 말춤을 추는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 담브와 초등학생들과 축구공을 가지고 노는 한국인이 있었다. 제법 발재간이 있어 보였다. 그는 담브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발재간을 뽐내는 축구공 시범을 보였고, 곧바로 한국 유니폼을 입은 초등학생들이 그를 따라했다.
이날 잠비아 사태대통령 영부인 크리스틴 카세바 사타(Chitstine Kaseba sata) 여사,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장관, Jon Phiri 잠비아 교육부장관 , UNWTO 리파이 사무총장의 부인 Nisrine 여사, 잠비아 Guy L. Soft 부통령의 부인 Charlotte 여사 등이 참석해 축구 퍼포먼스를 지켜보며 환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바로 그가 한국의 실업팀(청주시청)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했던 조주영(30) 씨였다. 그는 어깨 부상을 입어 선수를 그만두고, 현재 삼성전자 구미공장 무선사업부(지난 2011년 5월 장애인 공채 입사)에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이었다.
조 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인 지난 96년에 축구를 시작했고, 브라질 2부 리그 '포르투게자팀'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고 6개월 정도 선수생활을 하기도 했다. 군대 문제로 입국해, 군대를 제대하고 곧바로 청주시청 실업팀에 입단해 선수생활을 했다. 이후 경주시민축구단(K3), 초등학교 방과 후 특기적성 축구 코치 등으로도 활약한 경력의 소유자였다.
작은 도서관 이관 행사가 끝나고 잠비아 한 숙소에서 그를 만나 조용히 대화를 나눴다.
먼저 그에게 어떻게 이곳 아프리카까지와 초등학생들에게 축구를 지도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우연히 인터넷을 뒤지다가 아프리카에 작은 도서관 책 기부 사업을 벌이고 있는 UNWTO ST-EP재단을 알게 됐다. 그리고 곧바로 전화를 걸어 '못사는 아프리카 어린 학생들에게 축구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스텝재단에서 흔쾌히 허락해 직장 휴가를 쓰고 잠비아에 온 것이다."
그는 주변 동료나 친지들에게 축구 재능기부를 하기위해 아프리카에 간다고 하자, 그들이 축구공, 유니폼, 축구화, 운동용품 등을 기부했다는 것.
"주변 동료들의 도움과 제가 조금 투자해 유니폼 20벌, 축구공 20개, 축구화 15개 등과 축구 연습을 할 수 있는 축구 용품을 가지고 담브와 초등학교에 왔다. 축구를 배우고 싶었던 아이들이 좋아 어쩔 줄 몰랐다. 축구화가 적은데도 억지로 끼어 보려하고, 유니폼이 큰데도 입고 너무 좋아했다. 이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는 축구를 가르치니 담브와 초등학교 학생들이 너무 좋아했다고 한다.
"새축구화, 새축구공, 새유니폼을 가지고 오니 서로 차지하려고 애를 썼다. 그리고 공차는 법을 가르치니 하고 싶어 하는 욕심이 많았다. 기술을 가르치는 대로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연습을 했다. 바로 연습 결과를 '작은 도서관' 행사에서 선보인 것이다."
조씨는 지난달 8월 18일 입국해 28일까지(약 10일간) 잠비아 담브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축구교실을 운영했다.
그는 한국에서 스트레스 받은 적도 있었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막상 열악한 아프리카 초등학교에 와보니 한국에서 괴로운 일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회사 축구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한 초등학교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결손가정, 다문화 가정 등 축구를 좋아하는 열악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 그래서 축구클럽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프리카에 가 축구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고 하자, 바로 흔쾌히 수락한 UNWTO ST-EP재단 도영심 이사장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2011년 5월 장애인 공채로 삼성전자에 입사해 만 3년을 넘게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