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올해 처음 도입된 수준별 수능에 대해 애초부터 문제가 많은 정책이었음을 인정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과 강태중 대입제도발전방안연구위원회 위원장은 2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을 발표했다.
다음은 서 장관과 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수능 체제가 너무 자주 바뀐다는 비판이 있는데
"수준별 수능은 사실 처음 발표될 때부터 여러 문제 제기가 있어 왔다. 또 모의고사 시행 과정에서도 상당히 문제가 많았다. 고교나 대학 입장에서는 시행 상의 어려움이 많다. 원래 취지는 좋은 뜻이긴 하지만 계속 수준별 수능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고 결론 내렸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시안으로 제시한 것이고 최종안은 의견 수렴을 통해 10월에 확정한다."(서 장관)
-문·이과 폐지 여부를 꼭 2017학년도라고 시점을 못 박아야 하나
"문·이과 통합 부분은 사실 수능 체제를 많이 변화시키는 내용이라 처음 논의될 때부터 상당히 깊이 고민할 문제라 판단하고 검토되어 왔다. 지금 우리 고등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를 생각하면 이 시점에서 공론화가 필요한 문제라고 위원회에서 의견이 모아졌다. 물론 학생 부담 최소화를 위해 현행 골격을 유지하는 데 최우선의 비중을 두고 있지만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추가로 논의될 수 있다."(서 장관)
-수시 우선선발을 지양하면 그만큼 정시 비중이 올라가고 논술이 강화될 거라 예측되는데, 특목고 선호 현상이 가중되지 않을까
"이론적으로는 그렇게 예상할 수는 있다. 하지만 관건은 논술이다. 논술이 어떤 시험이 되느냐에 따라서 유불리가 달라진다. 논술은 단순히 일부 학생에 국한돼 준비해야 하는 시험이 아니라 교육 전면적 부분에서 포괄돼야 하는 시험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학생부를 중시하는 쪽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판단이다."(강 위원장)
-국가영어능력평가(NEAT)가 사교육 유발 가능성이 있어 수능 연계를 안한다고 했는데 과거에는 사교육 유발 가능성 부정하지 않았나
"시험 성격 자체는, 이론적으로 보면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입을 준비하는 현실적인 차원에서 니트는 기존의 시험과 달리 실용성을 강조한, 또다른 한 종류의 시험이다. 이런 경향의 변화는 새로운 준비를 요구하고 그에 따라 사교육 유발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강 위원장)
-한국사 수능 필수 여부는 여론 수렴을 거쳐 결정한다고 했는데,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떤 의견이 나왔나
"그동안 여러 국사 교육 관련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했다. 국민 관심을 반영해 4가지 안을 마련해 검토했는데 그중 수능 연계가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여론조사에서도 과반수 이상의 찬성 비율이 나왔다."(서 장관)
-성취평가를 도입만 하고 대입 반영은 유예했는데 의미가 무엇인가
"성취평가 자체는 교육적 의미가 크다. 이 방안을 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 성취평가 결과가 실제 대입 전형 자료로 쓰이면 성적 부풀리기와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아직 우리가 이런 부작용을 감당하고 대비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가 이르다 생각했다."(강 위원장)
"우리나라 풍토에서 대입과 연계되면 상당히 여러 제도가 당초 취지와 맞지 않게 운영돼 왔다. 아직 성취평가가 고교에서 시행이 되지 않았는데, 이것이 시행되면 원래 취지에 맞게 될지, 아니면 다른 식으로 왜곡될지 판단하기 어렵다. 2년 이상 시행 후 데이터가 잡히고, 비교 분석하면 이것이 잘 되는지 운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래서 2016년쯤 판단하고 이를 대입에 반영할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서 장관)
-이번 대입 간소화 방안을 보면 특기자 전형이 실기에 포함되는데, 어떻게 보면 과학, 수학 등 여러 부분에서 활용될 수 있고 사실상 외부 스펙을 마음대로 사용하게 길을 터준 것 아니냐
"현재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열망이 크다. 고교교육정상화 사업을 통해 대학들이 외부 스펙 활용을 못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학생부 위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특기자든 어떤 것이든 궁극적으로 학교교육 정상화로 유도할 것이다. 대학들과 충분히 대화를 통해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서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