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교회가 단어 '알라(Allah)' 사용을 위한 법적 싸움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크리스천포스트는 20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가톨릭 교회가 현지에서 이슬람의 신뿐 아니라 일반적인 '신(God)'을 의미하기도 하는 이 단어를 '하느님'이란 뜻으로 사용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정부에 맞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지 가톨릭 신문인 '더 헤럴드(The Herald)'는 수년간 단어 '알라'를 '하느님'의 뜻으로 사용해 왔다.
1998년 말레이시아 정부는 '알라'를 기독교의 신을 언급하는 데 써서는 안된다고 규정한 바 있다. 그러나 헤럴드지는 이 단어를 계속해서 써 왔고, 이에 정부가 모든 기독교 출판물에서 '알라'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맞서 가톨릭 교회가 정부를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2009년 판결을 통해 교회측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정부가 항소를 신청함에 따라, 이 주에 재판이 다시금 예정되어 있다. 교회측은 항소의 기각을 주장하고 있으나, 결국은 고등법원으로까지 재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크리스천포스트는 전했다.
이 같은 오랜 갈등은 기독교인과 무슬림 간의 충돌로 이어지기도 했다. 말레이시아에서 기독교인과 무슬림의 관계는 대체적으로 평화적이지만, 1심 판결 이후 교회에 대한 공격이 잇따라 10개 교회가 방화와 약탈로 인한 피해를 겪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교회에 단어 '알라'를 쓰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데는, 이 같은 사용이 현지 무슬림들의 신앙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따라서 기독교 선교에 이롭게 작용할 수 있다는 데 대한 우려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는 인구 60% 이상이 무슬림, 10%가 기독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