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 선교 140주년을 맞아 제3회 나부터포럼(대표 류영모 목사)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재 새문안교회(담임 이상학 목사)에서 ‘내일의 눈으로 140년을 보다 - 초기 선교 정신과 한국교회의 미래’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나부터포럼은 선교 140년과 해방 8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가 수축사회를 향한 지구촌의 변화와 나라 안팎에서 밀려오는 도전과 시대적 과제를 향한 한국교회의 응전을 위하여 종교개혁 정신에 기초하여 선교 140주년을 나부터 개혁하며 한국교회와 사회가 바로 서는 전기로 삼고, 과거를 돌아보고, 지금 한국 교회가 처한 현실을 진단하여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주최 측은 “종교개혁 정신에 기초하여 한국교회의 개혁과 사회적 책임을 되짚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나부터포럼은 지난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 당시 한국교회 23개 주요 교단이 참여했던 ‘나부터캠페인’의 연장선으로, 이번 포럼을 통해 교회의 본질 회복과 사회적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먼저, 인사말을 전한 류영모 목사는 “우리는 위기시대 ‘본질로 돌아가자’는 말을 한다. 물론 이 말은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말일 수 있다. 이에 더하여 본질로 돌아가자는 말은 140년 전 선교사님들이 복음을 전해 준 그 선교 정신과 열정으로 돌아가자는 말일 수 있다”며 “그리하여 나부터포럼은 140년 전 이 땅을 찾아온 선교사님들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진 4개 교단 신학대학 대표적 역사학 교수님들과 함께 포럼을 준비했다”고 했다.
류 목사는 “한국교회 140년 그 역사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70년은 바벨론 포로와 억압으로부터의 회복을 의미한다. 그 첫 번째 회복은 70년은 1955년이었다. 일제강점과 6.25로 인한 물리적 파괴로부터의 회복이었다”며 “금년 우리는 두 번째 70년을 맞았다. 2025년은 물리적 파괴가 아니라 영적파괴, 교회신뢰의 파괴, 전신적 파괴, 하나된 국민이 확증편향으로 쪼개진 사회의 파괴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양극화가 아닌 아령사회가 되었다. 이 중차대한 역사적 한 시점에 서서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나 빛이 되고 희망이 될 내일 한국교회의 그 눈으로 지나온 140년의 역사를 조명해 보고자 한다”고 전했다.

축사를 전한 예장통합 김영걸 총회장은 “올해가 한국교회 140년을 맞아 초기 선교사들이 태평양을 건너와서 복음을 전했던 그 선교 열정을 우리가 다시 가슴에 새겨야 될 중요한 시점”이라며 “포럼이 우리 모두에게 성찰과 도전의 기회가 되길 바라며, 모두가 통합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언더우드 선교사 4대 손 피터 언더우드(Peter Alexander Underwood,원한석)는 “친조부인 언더우드 선교사를 비롯해 여러 헌신적인 선교사들이 한국 땅에 복음을 전했다. 지금은 발전하여 한국 선교사들이 전 세계로 나아가 선교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며 “포럼을 통해 예수님을 닮아 복음을 전한 선교사들의 삶을 알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귀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총신대 박성규 총장은 “‘내일의 눈으로 140년을 보다’라는 주제를 잘 설정한 것 같다. 지나간 140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만 머문다면 한국교회의 문제에 대한 답을 줄 수 없을 것이다. 포럼을 통해 앞으로의 140년을 진지하게 탐구하며 한국교회의 내일을 나아가는 귀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으며, 장신대 김운용 총장은 “어둠에 시대에 우리의 선배들이 어떻게 복음으로 나라를 세우고 가르치며, 교회를 세웠는지를 보고, 그 통찰력과 지혜가 모두에게 도전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연세대 권수영 교수는 “한국교회를 회복시키고, 140년 동안 이끌어 오신 하나님의 역사를 우리가 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포럼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 축사를 전한 이상학 목사는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의 핵심 정신과 가치를 오늘날 한국교회가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이 가운데 나부터포럼이 추구하는 기독교 복음이 가지고 있는 세 가지 핵심 정신인 십자가의 도·복음의 공공성·교단과 교파를 뛰어넘는 연합과 일치를 녹여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네 개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주제발표에는 ▲허은철 교수(총신대)가 ‘우리에게 근대는 어떻게 왔을까?’ ▲소요한 교수(감신대)가 ‘한국교회 공간의 형성과 역할’ ▲한강희 교수(한신대)가 ‘한국교회의 선교, 본질을 다시 묻다’ ▲박경수 교수(장신대)가 ‘한국교회 초기 교회현합운동의 유산’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복음 전하는 일, 은혜 빚진 자의 의무
허은철 교수는 “민노아 선교사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스승이자 가장 많은 한글 찬송가를 지으신 분”이라며 “민노아 선교사는 ‘선교사님은 이렇게 살기 좋은 한국에서 얼마든지 편하게 살 수 있는데 왜 우리나라에 와서 고생하세요?’라는 질문을 한국의 아이에게 받자 물음 대신 ‘예수님은 누구신가?’라는 노래를 들려주었다. 세상에 복음이 필요한 곳에 복음을 전하는 일 그리고 그것을 돕는 일 그것은 우리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은혜를 빚진 자라면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라고 했다.
◆ 한국교회, 소통과 연대의 공간
소요한 교수는 “한국교회 공간은 시대의 변화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 왔지만, 그 본질을 다시 생각해야하는 시기”라며 “교회 공간은 하나님을 예배하고, 복음을 전하며, 이웃을 섬기는 신앙 공동체의 중심이다. 또한, 한국사회의 아픔과 희망을 함께 나누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소통과 연대의 공간이다. 앞으로도 한국교회는 이러한 공간적 의미를 되새기며,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 맥켄지 선교사의 세 가지 사역과 유산
한강희 교수는 “맥켄지 선교사는 1893년 10월 초 자신의 고향 케이프 브레튼을 떠나 일본 요코하마를 거쳐 부산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시 제물포를 거쳐 서울에 정착했다”며 “맥켄지 선교사는 황해도 소래마을에서 선교활동을 했는데, 세 가지 사역을 했다. 그것은 복음 전도사, 한국인 협력자, 계몽가로서의 사역이었다”며 그가 남긴 오늘의 유산으로 교회선교의 성육신성 회복과 공공성 회복 그리고 십자가 정신 회복 등을 설명했다.
◆ 한국교회의 연합운동과 일치
박경수 교수는 “한 세기 이전 한국교회의 연합운동과 일치를 향한 열망에 오늘 한국교회의 현실을 비추어볼 때 우리는 부끄러운 자화상에 놀라게 된다”며 “지금 선교지 분할정책이라는 것을 생각이나 할 수 있는가? 장로교와 감리교를 하나로 묶는 것은 고사하고 장로교회만이라도 하나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가? 통합이니 합동이니 기장이니 고신이니 백석이니 하는 이름을 버리고 함께 모여 연합사경회라도 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이어 “비록 신학과 교리의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복음 안에서 연합하고 일치를 이루어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보수든 진보든 큰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분명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하나이며 또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때 말하는 하나라는 것은 외적인 획일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일치를 의미한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는 하나이지만 예배의식, 교회정치, 신학은 얼마든지 다양할 수 있다”며 “한국의 처음 교회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 장로교 내에서 더 나아가 장로교와 감리교가 함께 연합했던 정신을 되살리는 것은 미래의 한국교회를 위한 귀중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