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교단 남침례교(SBC)의 종교와자유위원회 회장인 러셀 무어(Russell Moore) 박사가 기독교인들이 변화해가는 문화 속에서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천포스트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무어 박사는 "바이블벨트는 붕괴하고 있고 기독교인들은 미국에서의 문화전쟁에서 패배했다. 전통적인 기독교 가치관은 20년 전에는 미국 문화의 주류였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현실을 진단 내렸다.
또한 "미국에서는 동성결혼이나 낙태에 대한 전통적 견해가 점차 약화되고 있으며, 기본적인 종교적 소속에 대한 개념 역시 흔들리고 있다"며, 이에 "교회는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들을 전도하고, 기존의 교인들을 유지하고, 정치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어 박사는 지금껏 이뤄져 온 '종교적 우파'로서의 강경한 정치적 접근은 지양하는 대신 "복음주의 운동을 생명, 결혼, 종교자유 등의 문제에 대한 종교적 모범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이 동성결혼의 논쟁에서 패배한 것은 우리부터가 결혼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갖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우리가 이혼 문화를 받아들인 것처럼 성(性) 혁명의 일부분을 받아들이게끔 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낙태, 이민법 개정 등의 사안들과 관련해서는, 그는 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들에 접근하는 것이 미국인들과의 소통에 있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그는, 종교에 기반한 기관들에서 낙태를 하지 않은 여성들의 육아와 구직을 돕고 있다며, 이는 사람들에게 단순하게 낙태를 하면 안된다고 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 개정안 문제 역시, "오늘날 미국 교회들에 많은 이민자들이 우리의 형제이고, 자매"라며, 이같은 인식이 많은 복음주의 교인들의 이민과 관련한 강경한 태도를 완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무어 박사는 "우리는 더 이상 도덕적 다수가 아닌, 선지자적 소수"라며, 이 시대 미국 기독교인들에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했다. 그는 "이 같은 변화는 오히려 미국 교회에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다"며, 새로운 역할을 통해 기독교인들이 교회와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