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기독교 지도자, 세계 교회에 기도 요청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美오픈도어즈 통해 평화 위한 기도 호소
폐허로 변해버린 이집트의 한 거리.    ©NYT

이집트의 정국 혼란이 최악으로 치닫으며, 연일 대규모 유혈사태로 인한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 가운데 17일(현지시간) 이집트의 한 기독교 지도자가 직접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미국 오픈도어즈를 통해서 이집트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신변 보호를 위해 무기명을 요청한 그는, "이집트가 이전에는 보지도 못했던 이상한 나라로 바뀌어가고 있으며 이를 보는 기독교인과 무슬림 국민 모두의 마음이 고통받고 있다"며, "부디 이집트를 위한 기도를 멈추지 말아 달라"고 전 세계 기독교 공동체에 호소했다.

그는 총 네 가지의 기도제목을 전하면서, 먼저는 "평화가 다시 이집트의 도시들에 찾아올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했다. 또한, "이집트 경찰과 군부가 앞으로 치안의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기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별히 기독교인을 위해서는 "우리는 공격하고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용서하라 하셨던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위대한 사랑과 용서의 능력이 기독교인들의 마음에 임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는 "무슬림형제단 시위대들이 기만적인 지도부의 명령이 아닌 건전한 이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그는 당부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14일 무르시 지지 시위대와 진압대 간의 충돌로 인해 250명 이상이 숨지고 2천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최악의 유혈사태가 빚어졌다.

그는 이 사건과 관련해서, "이 나라를 사랑하는 기독교인과 무슬림 국민들에게는 눈물과 고통, 회한의 날, 잠을 이룰 수 없는 날이었다"며 슬픔을 표했다.

이집트에서는 현재 그 어느 때보다도 기독교 교회와 건물에 대한 공격과 방화, 약탈 등이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기독교인들도 무고한 목숨을 잃고 있다.

이 지도자는 특히 지난 주 교회 앞에서의 무차별 총격으로 10살의 어린 기독교인 소녀가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이는 "소녀의 가족은 물론 이집트의 기독교 공동체 전체에 고통의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말했다.

그는 "잃어버린 건물은 복구하면 되지만 잃어버린 영혼은 다시 살릴 수가 없다"며 기독교인을 포함한 이집트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고 있는 사실에 애통해 했다.

#이집트 #무슬림형제단 #오픈도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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