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원자력협정 연장, 미국 의회 승인 순탄치 않다

미주·중남미
편집부 기자

한미 양국 정부가 논란 끝에 원자력협정 2년 연장에 합의했으나 미국 의회의 승인을 얻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회의 에너지 전문가인 마크 홀트 입법조사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주관으로 열린 한미원자력협정 세미나에서 "의회 내에서는 협정의 본질적 개정 방향에 대해 찬반양론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미 원자력협정은 당초 내년 3월19일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양국은 지난 4월 정상회담 직전 협정을 2년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연장안은 자동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일반법처럼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연장안은 지난 7월 소관 상임위인 하원 외교위를 통과했으나 아직까지 하원 전체회의와 상원 심의 및 표결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홀트 조사관은 의회의 조기 통과를 희망하지만 의회 내에서 여러 가지 의견들이 대두되고 있어 현재로서는 연장안이 언제, 어떤 식으로 처리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홀트 조사관은 특히 의회 내에서 이번 연장안을 계기로 개정 방향에 대한 찬반양론이 대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공개한 발언록에 따르면 하원 외교위 산하 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인 스티브 쉐벗 (공화·오하이오) 의원은 "현재 한국 경제의 수준을 고려할 때 핵 연료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이번 협상이 중요한 이유"라고 연장안에 찬성했다.

그러나 브래드 셔먼(민주ㆍ캘리포니아) 의원은 "오바마 행정부가 플루토늄 재처리를 희망하는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평가한다"며 "재처리 허용은 핵확산 우려를 심화시키기 때문"이라며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파이로 프로세싱 형식으로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고 저농축 우라늄을 자체 생산하는 것을 미국 정부로부터 승인을 얻고 싶어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우려가 크다"며 "한반도 비핵화라는 외교적 목표에 차질을 주는데다 오바마 행정부의 중요한 우선순위인 비확산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홀트 조사관은 연장안의 의회처리 전망에 대해 "하원에서는 상임위를 통과했으나 상원에서는 아직 발의조차 안된 상태"라며 "앞으로 하원 연장안이 그대로 채택될지, 아니면 상원이 자체 연장안을 낼지, 또는 새로운 협정 개정안을 낼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연장안 처리가 늦어져 협정이 공백사태를 빚을 가능성에 대해 "미국과 유럽원자력공동체가 1995년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 때 의회가 개정안을 마련하지 못해 협정이 일시적으로 종료된 적이 있지만 곧바로 개정돼 큰 문제는 없었다"며 "이번 협정 연장안이 언제 처리될지, 처리되지 못할 경우 어떤 영향을 줄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홀트 조사관은 2년 연장을 가정한 협정개정의 방향에 대해 ▲현행 유지 ▲협정 재연장 ▲조건부 개정 ▲합의 불발 등 4가지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미원자력협정 #미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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