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통치 팔레스타인 기독교 인구 90%까지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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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이스라엘 싱크탱크 예루살렘안보및외교센터 연구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PA)와 하마스가 통치하는 지역의 일부 기독교인 인구가 최대 90%까지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감소는 폭력, 차별,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생존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전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인 예루살렘안보및외교센터(Jerusalem Center for Security and Foreign Affairs, 이하 JCFA)의 연구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영토의 기독교 인구는 지난 세기 동안 극적으로 감소했다. 1922년에는 지리적 팔레스타인 인구의 11%를 차지했으며, 2024년 그 수치는 90% 가까이 감소해 1%에 불과한 상황이다.

모리스 허시 중령과 티르자 쇼흐 변호사가 작성한 보고서는 “국제사회는 팔레스타인 기독교 공동체의 곤경을 자주 간과한다”면서 “일부 이스라엘 유대인 극단주의자와의 사소한 충돌은 미디어에 집중적으로 보도되는 반면, PA가 체계적인 기독교 억압의 중대한 사건에 대한 보도를 억압해 이 이야기는 결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종종 기독교인들은 PA에 증오 사건을 보고하는 것을 두려워하는데, 체포되거나 더 나쁜 일이 일어날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이는 왜곡된 그림을 만들어내는데, 서방 정부와 언론 매체가 이를 기꺼이 채택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가자 지구의 기독교인 인구는 2007년 하마스에 의해 장악되기 전 5천명이었으나 2023년 10월 1천명으로 줄었다. 종교적·법적 차별, 성지 모독, 사회적 배제는 기독교인이 지역사회를 떠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했다.

예수의 탄생지인 베들레헴도 마찬가지다. 1950년 베들레헴과 주변 마을은 86%가 기독교인이었다. 하지만 2017년 마지막 인구 조사에 따르면 기독교 인구는 약 10%로 감소했다.

보고서는 “베들레헴의 쇠퇴를 체계적인 사회경제적 어려움, 불안정, 무슬림 팔레스타인인과 이슬람이 지배하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모두의 괴롭힘에 기인한다”면서 “기독교인의 대량 이주로 인해 이곳에서 (기독교가) 소멸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현지 한 개신교 목회자는 “기독교인들은 PA 경찰이 무슬림과의 충돌에 개입하지 않아, 보호받지 못한다고 느낀다”고 했다.

고용 차별도 기독교인 인구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은 일자리 확보에 대한 체계적인 장벽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해외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보고한다.

JCFA가 인용한 2022년 연구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기독교 인구 중 이주를 원하는 이들의 수는 무슬림보다 2배나 많았다. 이러한 경제적, 사회적 박탈은 특히 하마스 통치 하에서 기독교 공동체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졌다.

보고서는 또한 지방법원 내부의 차별로 기독교인들이 범죄 피해에 대한 정의 구현이 어렵다고 경고한다. 법적 구제 수단이 부족하고 기독교인 여성은 특히 취약해, 보호나 정의를 구할 때 상당한 편견과 장애에 직면하고 있다.

종교적 강압도 쇠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의 기독교인들은 신앙을 실천한다는 이유로 종종 괴롭힘을 당한다. 2019년 베들레헴의 마론파 교회가 파괴된 사건과 같은 교회 모독 사건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은 극심한 압력과 위협에 직면하는데, 특히 기독교 신앙에 대한 극도의 비밀 유지가 요구되는 가자지구에서 그러하다.

하마스 치하의 경제적 불안정은 가자지구의 기독교 공동체에 더욱 큰 부담을 안겨줬다. 보고서는 “하마스가 2007년 집권한 이래 기독교인들이 폭력과 차별을 더 많이 견뎌내며 이는 상당한 인구 감소로 이어졌다. 경제적 어려움, 안보 문제, 종교적 박해가 합쳐져 많은 기독교인들의 삶을 지탱할 수 없게 됐고 대량 이주가 촉발됐다”고 했다.

JCFA 연구자들은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의 곤경을 간과하고 대신 이 지역의 다른 갈등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기독교가 그 발상지에서 생존하는 것은 인식과 행동에 달려 있다. 침묵은 가해자를 강화하고, 피해자를 국제적 지원 없이 방치한다”고 했다.

이달 초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이 당분간 가자지구에 군대를 주둔시켜야 할 것”이라며 이를 이스라엘군이 정기적으로 테러 대응 공습을 감행하고 있는 유대-사마리아 지역 상황과 비교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무장 세력이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대부분 민간인) 약 1천2백명을 살해하고 250명을 인질로 잡은 후 가자에서 군사 공세를 시작했다. 이스라엘이 공세에서 밝힌 목표는 인질들의 석방과 하마스의 파괴다.

카츠는 X에 “우리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군사적, 정치적 권력을 제압한 후 이스라엘은 유대와 사마리아에서 마찬가지로 가자지구에서 완전한 작전 자유를 가지고 보안 통제를 행사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스라엘 정착민이나 가자지구의 이스라엘 시민에 대한 조직적 테러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