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은 성경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어째서 그리스도인은 가장 사랑하고 즐겨 읽어 마땅한 이 성경을, 정작 아무 감동도 없이 정해진 분량을 후다닥 읽어 치우고 마는 걸까? 어느새 처음의 기쁨은 사그라지고 성경 읽기는 판에 박힌 일상이 되어 버렸다.
성경학자로서 20여 년간 헌신해 온 저자 제임스 코클리는 자신도 신학 교육을 받을 때나 목회자가 되어 사역할 때, 성경을 규칙적으로 읽으면서도 매일 해야 할 일을 해치우듯 수동적으로 읽는 일이 잦았다며, 이 같은 처지에 놓인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읽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저자는 책 속에서 “다윗의 첫 행동은 그가 평생 하게 될 중요한 세 역할(지도자, 음악가, 전사)의 씨를 뿌린다. 다윗의 주요 특징이 의도적으로 내러티브 앞부분에 제시된다. 이러한 첫인상은 다윗의 긍정적 특성을 많이 내포할 뿐 아니라 다소 자기중심적인 그의 큰 흠을 제시한다. 이것은 다윗이 내뱉는 첫마디로 골리앗을 죽이는 자에게 무슨 상이 돌아오느냐고 물을 때 그 자신의 입술에서 드러난다. 이렇듯 ‘자기 이익’에 집중하는 성향은 다윗이 자기 백성을 상대로 인구조사를 하고 밧세바와 간음하는 사건에서 드러난다”고 했다.
이어 “성경 저자는 또한 사물과 인물을 결합해 그 인물의 가치관이나 핵심적 특징을 아름답고 재미있게 상징화할 수 있다. 성경을 읽을 때 이러한 ‘사물 학습’(objection lessons)에 주목하면 성경 저자가 책의 내용을 정교하게 구성하기 위해 쏟은 관심을 보며 더 기뻐할 수 있다. 영화나 무대 작품이나 문학 작품에서 배경의 일부로 기능하는 모든 물리적 사물을 가리켜 ‘소품’이라 한다. 때로 소품은 단순한 물리적 존재를 넘어 내러티브로 기능하며 구성에 세밀함을 더하는 능력이 있다. 어떤 소품은 등장인물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서로 분리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서, 반복은 흔히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학생들은 고등학교 작문 시간에 다양한 단어와 동의어를 사용해 반복과 중복을 피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러나 성경 시대 저자는 이런 제약을 받지 않았다. 사실, 반복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학(이를테면, 길가메시 서사시)과 그리스 서사 문학(이를테면, 호머)의 특징이었다. 독자로서 성경을 더 즐겁게 읽고 싶다면 반복을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반복이 주는 통찰을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성경 저자는 알 수 있는 모든 세부 사항 중에서 주제와 관련된 목적에 맞게 앞서 일어난 일을 투영하는 특정 상황을 선택했다. 성경 저자가 이렇게 하는 것은 게으르거나 독창적이지 못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성경 저자는 의도적으로 이렇게 한다. 즉, 성경 저자가 이렇게 하는 것은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찾아내라며 독자를 초대하기 위해서이거나 독자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즐겁게 읽게 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이것은 성경 저자가 영감을 받는 과정에서 보이는 배려와 예술성을 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