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로마서 5:1)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이 말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것이 단순히 관념적인 신앙의 논리에 불과한 것이 아니고 우리의 삶에 믿음의 열매를 가져오게 하는 실제적인 능력이 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바울은 본문을 통하여 稱義(칭의)로 인하여 우리가 받게 된 축복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라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것이 단순히 관념적인 신앙의 논리에 불과한 것이 아니고 우리의 삶에 믿음의 열매를 가져오게 하는 실제적인 능력이 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바울은 본문을 통하여 칭의로 인하여 우리가 받게 된 축복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허무주의자이며 무신론적 실존주의자이기도 한 청년이 “성스러운 인간의 근대적 화신(化身)”(니크)인 창녀에 의하여 구원의 빛을 찾게 되는 내용의 이야기를 쓴 것이 도스토예프스키(F. M. Dostoevsky, 1821-81)의 <죄와 벌>(Prestuplenie I Kazanie, 1866)이다.
23세의 대학생라스콜리니코프는 인간을 선인(善人)과 악인(惡人)으로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 범인(凡人)과 초인(超人)으로 분류하였다. 나폴레옹 같은 초인은 살인을 하여도 죄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해충(害蟲)이나 다름없는 존재라는 판단에서, 전당포(典當鋪)의 노파를 도끼로 살해하였다.
“가난한 사람들의피를 빨아 먹은 노파를 죽인 것은 오히려 40가지 죄가 용서함을 받을 만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 살인이었으나, 라스콜리니코프는 양심의 가책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회의(懷疑)와 파탄(破綻)에 빠진 그를 구해낸 것이 “거룩한 창녀(娼女)” 소냐였다. <좁은 문>의 알리사보다 순수한 성녀(聖女) 소냐.
소냐의 아버지는 주정뱅이인 말메라도프. 굶주리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하여 몸을 파는 18세의 소냐, 지친 육체와는 달리 그 눈동자는 맑기 그지없었다. ”만일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소냐는 라스콜리니코프의 청에 따라 요한복음 11장에 기록된 나사로의 부활을 읽는다. “(나사로는) 죽은 지 나흘이라” 하는 구절을 힘주어 읽었다. “나사로야 일어나 나오라” 하는 예수의 명령에 따라 죽은 나사로가 무덤에서 나오는 장면을 읽을 때에, 살인 죄로 처형되었던 라스콜리니코프의 마음에 인간성이 부활하였다. 소냐는 말하였다.
“이 넓은 세상에 지금의 당신처럼 불행한 사람은 달리 없을 거예요. 지금 곧 광장(廣場) 네거리에 가서 당신이 더럽힌 대지에 입맞추세요. 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나는 살인자입니다’ 하고 외치세요. 그렇게 하면 신께서 아직은 당신의 생명을 구해 주실 거예요.”
라스콜리니코프는 소냐의 말에 따라 경찰서로 자수하러 가는 도중 대지에 입맞추고 사람들에게 자기 죄를 고백하였다. 그의 마음에는 크나큰 환희와 행복감이 넘쳤다. 재판 결과 라스콜리니코프는 8년의 시베리아 유형(流刑)을 선고 받고 시베리아 행(行) 수인(囚人)열차에 올라탔다. 소냐는 라스콜리니코프의 뒤를 따라 나섰다. 라스콜리니코프의 삶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죄와벌>의 여주인공 소냐를 이렇게 평하였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창조해 낸 가장 빛나는 여성 소냐는 성스러운 인간의 근대적 화신(化身)이며, 소냐의 살아 있는 기독교-단순한 설교적인 기독교가 아니라-에 의하여 라스콜리니코프의 허무주의는 패배하게 된 것이다.”(니크)
김희보 목사는
예장 통합총회 용천노회 은퇴 목사로, 중앙대 국문과와 장신대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 신학교에서 목회학박사(D.Min.)와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월간 「기독교사상」 편집주간, 한국기독공보 편집국장, 서울장신대 명예학장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문학과 기독교(현대사상사)」, 「그림으로 보는 세계사(3권)」, 「지(知)의 세계사(리좀사)」, 「세계사 다이제스트100」 등이 있다.
#김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