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한 해 동안 한국 신학계에서 주목받았던 주요 이슈들을 정리했다.
1. 유신진화론 논쟁
2024년 유신진화론(Theistic Evolutionism)이 기독교계에서 주요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유신진화론은 하나님께서 진화를 창조의 방식으로 사용하셨다는 견해로, 올해 서울신학대학교에서 발생한 관련 사건으로 다시금 주목받았다. 많은 학자들은 유신진화론이 기독교의 근본 신앙과 교리를 왜곡하거나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창세기 1~3장의 역사성과 원죄 교리, 십자가 대속, 새 창조와 같은 핵심 교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반면, 신앙의 진리를 지키는 동시에 학문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논쟁에 대해 성경 중심의 연구와 변증, 상대 견해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존중, 그리고 지속적인 대화와 보완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었다.
2. AI 시대와 신학계
2024년,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신학계에서도 목회와 선교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논의가 활발히 진행됐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선교 전략과 AI 기술을 접목한 목회 방식이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특히, AI 기술이 교회와 신앙생활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를 바람직하게 개발하고 활용하기 위한 교회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AI를 활용한 선교의 가능성과 함께 윤리적, 신학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심화되고 있다. 신학계는 AI 시대에 맞는 목회 전략과 선교 방법을 모색하며, 기술 발전 속에서도 신앙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방향성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3. 퀴어신학 논란
2024년에도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집회와 퀴어축제 반대 행사가 이어지며 퀴어신학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다. 최근 열린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에서는 퀴어신학을 공식적으로 이단으로 규정하며 관련 논의가 교계의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퀴어신학은 동성애를 성경의 가르침에 반하지 않는 것으로 보며, 기존 신학적 해석에 도전하는 입장을 취한다. 이에 대해 많은 신학자들은 퀴어신학이 동성애를 “가증한 일”로 규정하는 성경의 가르침을 거부하고,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모독한다고 비판했다. 퀴어신학 논쟁은 신학적, 윤리적 갈등의 중심에 서며 교계 내 뜨거운 쟁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4. 신학생 입학정원 미달
한국 신학교들이 입학정원 미달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교회의 주요 교단 신학대학원 중 총신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만이 신입생 충원율 100%를 기록하며 정원을 채웠다. 나머지 신학대학원들의 평균 충원율은 85%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신학생 및 목회자 후보생의 감소와 관련이 깊다. 교회들 또한 부교역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목회 인력 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교회가 교회 일꾼을 양성하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도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 위르겐 몰트만 박사 별세
독일의 세계적 신학자이자 ‘희망의 신학자’로 불린 위르겐 몰트만(Jurgen Moltmann) 박사가 지난 6월 3일, 향년 98세로 별세했다. 몰트만 박사는 1964년 발표한 저서 「희망의 신학」을 통해 블로흐의 무신론적 ‘희망의 철학’에 신학적으로 응답하며 세계적 신학자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그는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1972), 「성령의 능력 안에 있는 교회」(1975), 「삼위일체와 하나님 나라」(1980), 「창조 안에 계신 하나님」(1985), 「예수 그리스도의 길」(1989), 「생명의 영」(1991), 「오시는 하나님」(1995), 「희망의 윤리」(2010) 등 다수의 저술을 통해 신학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6. 공공신학
최근 한국교회에서 신앙의 공공성과 공공신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공신학은 복음이 신자의 내면이나 교회 안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통치를 드러내는 우주적이고 총체적인 성경적 개념을 지향한다. 공공신학의 실천에는 목회적·대사회적·성도 개인의 일상적 측면이 있다.
7. 성수협 창립
성경의 신적 권위를 세워 성혁명과 차별금지법을 막고자 ‘모든성경의신적권위수호운동협회’(성수협)가 지난 8월 20일 창립했다. 최근 복음주의학회에선 성경비평신학이 기독교 신앙의 근간인 성경적 기도에 대한 혼합주의적 해석을 불러일으키고, 기도의 능력을 약화시켜 세계복음화의 영적 원동력을 무력하게 만든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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