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멜산 엘리야의 심령으로 기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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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12.3 계엄령 선포로 촉발된 국가 사회적 혼란이 국회 탄핵소추 가결로 정점을 맞았다. 이제 법리 판단의 열쇠가 헌법재판소 재판관 손에 넘어갔지만 현직 대통령의 탄핵을 둘러싼 양 극단의 갈등이 대한민국을 위기와 혼란 가운데 몰아넣고 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 가결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3번째다. 노무현 대통령은 헌재가 기각을 결정해 대통령 직무에 복귀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인용되며 대통령 직에서 파면됐다. 이전 두 대통령의 탄핵소추에 대한 상반된 결과를 놓고 볼 때 이번 헌재의 탄핵소추에 대한 법적 판단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계엄령 선포에 대한 법적 책임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다. 야당의 주장대로 ‘내란죄’가 성립된다면 대통령 직에서 파면되는 건 물론 형사적인 처벌도 피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헌재가 이를 야당의 국정 운영 발목잡기에서 시작된 대통령의 통치행위로 판단하면 윤 대통령은 국가수반으로서의 모든 직무가 회복되는 건 물론 이를 탄핵소추로 몰고 간 야당에게 정치적 책임이 돌아가게 될 것이다.

문제는 헌재의 판단이 나기까지 국가 사회적 혼란이 갈수록 점점 더 심화될 거란 점이다. 현재 헌재는 6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민주당이 국회 몫 3인의 재판관 추천을 하지 않는 바람에 발생한 일이다. 대통령을 탄핵하고 나서야 3인 추천을 서두는 모습에서 거대 야당의 정치적 속셈이 어디에 있는지를 볼 수 있다. 야당이 뒤늦게 헌재 재판관 3인을 추천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을 대신해 국무총리가 임명 재가를 할 수 있는가를 놓고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여 이도저도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헌재가 정상적으로 탄핵소추안을 심의하게 된다면 그 판단 결과가 내년 3~4월경에 나올 가능성이 커보인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과 국회 법사위원장 간의 치열한 법리 싸움의 결과를 지금으로선 속단하기 어려우나 헌재의 판단이 나오는 시기에 따라 정치권과 사회가 또다시 요동칠 수 있다.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얼마 전 1심 재판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2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어진 위증 교사 재판에선 무죄 판결이 나왔으나 2,3심에서 얼마든지 판단이 바뀔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장동 사건, 대북 불법 송금 사건 등 아직 1심조차 시작하지 못한 재판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헌재의 탄핵소추 판단 결과가 이 대표의 대법원 판결보다 이른 시기에 나오느냐 아니면 그 뒤에 나오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만약 이 대표의 사법 최종심 보다 빨리 나오면 결과적으로 이재명 대표의 모든 사법리스크에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되고 조기 대통령 선거 출마의 길을 활짝 열어줄 수 있다.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으려면 이 대표에 대한 모든 재판이 헌재 판단 이전에 나와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이를 놓고 여야 정치권이 벌이는 끝없는 정쟁으로 국가 사회적 혼란이 극심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이 내란을 일으킨 것인지 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는지는 앞으로 치열한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것이다. 다만 그 결과가 어떤 것이든 우리 사회의 혼란과 상처는 시간이 가고 사회 안정이 이뤄지더라도 그 흔적까지 지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국교회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 점일 것이다. 국론 분열로 어렵게 이룩한 자유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정상적인 사회 질서가 깨지면 그 틈을 타 악한 세력이 득세하게 될 것이란 점이다.

한국교회는 이번 사태를 놓고 하나님께 전심으로 기도하자는 분위기다. 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만이 대한민국에 몰아닥친 위기와 혼란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굳건한 믿음에서다.

교계지도자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교회에 기도를 요청했다. 모든 역사는 하나님의 주권 가운데 있기에 민족과 사회가 바르게 세워지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한장총 대표회장 권순웅 목사는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기도를 요청하며 “지금 이 시국에 한국교회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빛은 선지자적 역할로 성경의 바른 가치관과 방향, 비전을 제시하는 것, 소금은 제사장 역할로 갈등과 편가르기로 상처받은 대한민국에 치유와 회복을 견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기총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도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이 되든, 안 되든 상관없이 나라의 안정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지켜지도록 기도하자”고 했다.

대한민국기독교연합기관협의회를 비롯해 한국기독교보수교단총연합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국17개 광역시도 및 226개 시군구 기독교총연합회, 전국기독교총연합회 등 한국교회 주요 단체들도 17일 성명서를 통해 국민과 교회, 정치권 모두에게 절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들은 한국교회 성도들을 향해 “엘리야의 심령으로 기도하자”라고 했다.

또 오는 12월 20일(금)에 한국교회 모든 성도들이 하루 금식하며 나라를 위해 기도할 것을 요청했다. “갈멜산에서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엘리야의 한 사람의 기도를 들으시고 하늘에서 불을 내리는 기적의 역사를 하셨다”면서 “갈멜산의 엘리야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실 것”이라고 했다.

한국교회는 지난 140년 역사 속에서 나라와 민족과 함께 해왔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의 고통과 절망의 역사 속에서 오직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며 오늘 대한민국을 위대한 자유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우뚝 세우는 견인차가 됐다. 오늘 대한민국의 위기는 한국교회의 위기이며 그 모든 것은 하나님에게서 멀어진 영적 방종과 자만에서 비롯됐다. 그렇다면 유일한 해결책은 하나님께 돌아가는 것밖에 없다. 하나님이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다시 일으키시고 회복시키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