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으로 읽는 구약 선지서(7)

오피니언·칼럼
기고
박덕준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신학)

주권자 여호와 2: 앗수르는 내 진노의 막대기라(이사야 10:5-19)

박덕준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신학)

여호와께서 열방의 주권자임을 강조하는 이사야 10:5-19는 죄악이 가득한 언약 백성을 심판하시기 위해 앗수르를 들어 쓰시려는 계획과 더불어 교만해진 앗수르를 심판하실 계획을 알리고 있다. 이를 통해, 언약 백성의 운명이 강한 이방나라가 아니라, 온 열방을 통치하시는 여호와께 전적으로 달려 있음을 밝힌다.

당시 앗수르는 고대근동지방의 패권을 쥔 대제국이었다. 그들은 이미 사마리아(주전 721년)와 갈그미스(주전 717년)을 비롯한 강한 성읍들을 파괴하고 이제 예루살렘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호와는 실상 앗수르가 "경건하지 않은 나라," "나를 노하게 한 백성"인 언약 백성을 심판하기 위해 친히 불러 사용하신 그의 "진노의 막대기"임을 밝히신다(5-6). 즉 여호와께서 친히 앗수르를 불러 거룩한 성읍 예루살렘을 쳐서 짓밟게 허락하신 것이다(6, 12; 7:18 참조).

그러나 앗수르 왕은 자기의 승리가 여호와로부터 말미암았음을 깨닫지 못하고 교만해졌고 여호와를 멸시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여호와의 뜻과 달리 수많은 나라를 파괴하며 멸절하려 하고(7), 자신의 힘과 지혜를 통해 정복전쟁을 수월하게 해냈다고 자랑한다(13-14). 또한 그는 많은 성읍의 왕들뿐 아니라 그 성읍들을 다스리는 뛰어난 신들과 싸워 승리했다고 자랑하면서, 이제 예루살렘도 같은 운명을 맞이할 것이라고 큰소리친다(8-11; 36:18-20; 37:11-13 참조). 특히 그의 교만은 두 부분에서 부각된다. 첫째로, 예루살렘의 "우상들"을 언급하면서, 성전에 계신 여호와를 거짓 신들 중 하나로 취급한다(11). 둘째로, 자신을 "용감한 자"(또는 "전능자")라고 지칭하며, 스스로 여호와와 동등한 존재라고 착각한다(13; 참고: "야곱의 전능자," 1:24; 49:26; 60:16). 이러한 교만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가? 마치 도끼가 나무꾼에게, 톱이 목수에게 자신의 능력을 과시함과 마찬가지이고, 막대기나 몽둥이가 자기를 드는 사람을 들려고 하는 것과 매일반인 것이다(15).

따라서 여호와께서는 예루살렘에 대한 계획을 성취하신 후에 교만해진 앗수르에게 심판이 계획되어 있음을 선포하신다. "앗수르 왕의 완악한 마음의 열매와 높은 눈의 자랑을 벌하리라"(12; 37:5-7, 21-38 참조). 앗수르 왕에 대한 심판은 두 개의 은유를 통해 전달된다. 첫째로, 전능하신 주권자 곧 "주 만군의 여호와"께서 건장한 사람이 병들어 쇠약하게 되는 것처럼, 강대국 앗수르를 약하게 만드실 것이다(16). 둘째로, "이스라엘의 빛"이신 여호와께서 불이 되셔서 앗수르의 "가시와 찔레"(사소한 자들)부터 "그의 숲과 기름진 밭의 영광"(그의 고관들)에 이르기까지 전부 소멸하셔서, 그가 자랑하던 울창했던 숲을 보잘 것 없게 만드실 것이다(17-19).

교만한 앗수르와 그 왕에 대한 여호와의 심판은 일차적으로 앗수르 왕 산헤립의 침략(주전 701년)으로 멸망 직전까지 갔던 예루살렘이 기적적으로 구원을 얻고 산헤립이 니느웨에서 살해당함을 통해 성취되었고(37:36-38), 더 나아가 나훔 선지자를 통한 예언과 같이 앗수르가 바벨론에 패망함을 통해 성취되었다(주전 612년). 그러나 그 궁극적인 성취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하나님 나라의 통치자로 임하셔서 창조주의 능력을 드러내시고(마 8-9장), 십자가에서 세상의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무력하게 하시고 승리하셔서 우리를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심을 통해 이루어졌다(골 2:13-15). 이제 그리스도를 대적하고 성도들을 핍박하는 사탄의 세력은 우리 주께서 재림하실 때 영원하고 완전히 소멸할 것이다(계 19:11-20:10).

그렇다면 구원받은 성도로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예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자기를 낮추시고 인간으로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시기까지 성부 하나님께 순종하셨던 것처럼, 항상 겸손하게 섬기며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겠다(빌 2:1-8; 고전 4:6-13). 또한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이 우주의 주권자이심을 기억하고, 어떤 상황에서라도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을 신뢰해야 하겠다(롬 8:28; 벧전 4:19). (계속)

#박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