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요한 밤 거룩한 밤
1818년 성탄절을 일주일 앞두고 일어난 일이다. 오스트리아의 작은 시골 교회에 시무하던 26세의 젊은 신부 모올에게 큰 문제가 생겼다. 그것은 성탄절 연극을 준비하는데 그만 하나밖에 없는 풍금이 고장이 났다. 수리공이 온통 분해하여 늘어놓았지만 성탄절까지 고칠 수가 없었다. 신부 모올은 근심 중 마을의 밤 풍경을 바라보았다. 참으로 고요했다. 이전에 시를 써본 일이 없었던 모올이지만 그날 받은 영감으로 시를 썼으며 그 교회의 오르가니스트인 구루버에게 작곡을 부탁했고 이내 그 곡을 연주하게 하였다. 이때 만들어진 것이 유명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다. 이 노래는 오늘날 성탄절에 가장 많이 애창되는 성탄곡이 되었다.
2. 전쟁터의 성탄절
2차 대전 차디찬 겨울에 있었던 실화다. 12월 24일 성탄 전야에 프랑스군과 독일군이 작은 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었다. 살벌한 전쟁터는 아롱지는 별빛으로 인해 고요하고 적막해져 갔다. 이 고요함 가운데 참호 속에 앉았던 한 프랑스 병사가 고향 생각을 하며 무심코 낮은 휘파람 소리로 성탄 캐럴을 불렀다. 이 휘파람 소리가 적막한 강 주변을 잔잔히 울려 퍼졌다. 그 애닮프고 잔잔한 휘파람은 이내 건너편의 독일 병사의 마음을 향수에 잠겨 버리게 했다. 독일병사가 그 멜로디를 따라 마음과 입술을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 후 아군과 적군의 캐럴 멜로디가 함께 강을 맴돌고 있었다. 그리고 고향의 성탄을 그리워하던 모든 병사들이 이 합창의 멜로디를 듣고는 다 함께 부르게 되었다. 고요하고 적막한 강은 캐럴의 향연이 되었다. 아군도 적도 없는 성탄의 밤이었다. 모두가 서로 피 흘려야 하는 병사로서의 모습은 사라지고 오직 성탄을 축하하며 그리워하는 애절 어린 사람의 마음만 남아 있게 되었다. 그리고 강가의 캐럴 향연은 적과 아군이 한 자리에서 드리는 성탄의 예배로 이어졌고 즐거운 파티까지 맞이하게 되었다.
3. 종은 언제 울리나
어떤 나라 도시 한복판에 교회가 있었다. 종탑에 종은 있었으나 종을 치는 줄이 없었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이 종은 성탄절 날 아기 예수께 가장 값진 선물을 드릴 때 저절로 울린다는 것이다. 많은 부자와 왕과 귀족들은 종소리를 듣기 위해 값진 선물을 바쳤다. 그러나 그들은 종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다음 해 성탄절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어떤 사람은 보석을, 어떤 사람은 금화를, 어떤 사람은 책을, 왕은 자신의 왕관을 바쳤다. 그러나 종탑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전해 내려오는 종소리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성가대가 마지막 찬송을 부르려 할 때 여태까지 침묵했던 종이 은은하게 소리를 발했다. 종소리를 울려 퍼지게 한 것은 눈길에 쓰러진 사람을 구해주느라 예배에 참석하지 못한 형을 대신해 동생이 드린 은전 한 닢이었다. 여러분은 성탄절에 무슨 선물을 준비했는가? 종탑의 종을 울릴 값진 선물을 준비했는가?
4. 파파파노의 성탄절
러시아의 한 작은 마을에 파파파노라는 착하고 성실한 구두 수선공 할아버지가 있었다. 이 할아버지에게 어느 성탄 전날 밤 꿈에 예수님께서 찾아오셨다. “내일 성탄절에 할아버지를 방문하고자 합니다”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할아버지가 잠을 깨었을 때 눈 속에서 솟아오르는 찬란한 태양이 밝게 비치는 성탄의 아침이었다. 할아버지는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해 성탄절에 특별히 쓰는 커피 주전자를 난로 위에 올려놓고 청소도 깨끗하게 하였다. 기다리는 예수님은 보이지 않고 거리의 청소부만 보이는 것이었다. 할아버지는 청소부를 향해 “이리 들어와요. 추운데 몸이나 녹이고 커피라도 들어요”라고 하시고 그를 맞이해 들였다. 점심때가 다 되어도 예수님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한 누더기 옷을 입은 여인이 홑이불에 어린아이를 싸 들고 걸어오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측은하여 그 여인을 가게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빨갛고 시퍼렇게 얼어 있는 아기의 발을 할아버지는 보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아기에게 신발을 신겨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어젯밤에 보았던 조그마한 신발을 신겨 보았다. 신기하게도 꼭 맞았다. 아기와 여인은 행복하고 감사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느 듯 마을에 저녁 기운이 몰려왔다. 할아버지는 저녁 준비를 위해 수프와 빵을 데웠다. 그때 한 할머니와 그 할머니의 과일을 훔쳐 달아나는 어린아이를 발견하게 되었다. 할머니는 훔치고 달아나던 아이를 붙잡아 때리며 경찰서로 데리고 갈려고 끌고 갔다. 그때 파파파노는 그 할머니에게 간청을 했다. “그 아이가 배고 고파서 그런 짓을 했으니 용서해 주고 내가 대신 과일 값을 지불하지요.” 파파파노의 마음에 할머니는 그 아이를 용서했고 그 아이도 할머니에게 용서를 빌었다. 어느새 할머니와 아이는 정답게 길 저 쪽으로 함께 사라지고 있었다. 그러나 기다리던 예수님은 오시지 않았다. “결국 꿈이었단 말이지”라고 실의에 빠져 있었다. 그때 “할아버지 나를 보셨지요”라고 하는 어젯밤 꿈의 그 소리가 들렸다. “어디에 계셨습니까”라고 묻자 “나는 오늘 할아버지를 세 번이나 찾아갔어요. 한 번은 청소부로 한 번은 아기를 안은 여인으로 마지막으로 거지로 말이에요. 당신이 나에게 베푼 따스한 사랑 정말 감사했어요.” 거리에는 눈이 소복소복 쌓이고 있었다.
5. 포인세티아가 주는 의미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화초 포인세티아가 있다 이 꽃의 색깔은 유난히 붉어서 종종 예수의 보혈로 상징된다. 그런데 이 화초는 아주 춥고 캄캄한 곳에서 특유의 붉은 꽃을 피운다. 빛이 완전히 차단되고 냉기가 감도는 공간에서 남모르게 꽃을 피운다. 포인세티아의 파란 잎사귀가 어둠과 추위를 견뎌내고 꽃을 피워내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만약 포인세티아가 있는 곳에 빛이 새어 들어가면 붉은 꽃에 얼룩이 생긴다. 심지어 비상구의 약한 불빛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데 방해가 될 뿐이다. 포인세티아가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철저한 고립과 어둠의 세월이 필요한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려면 춥고 고독한 시련의 터널을 지나야 한다. 이 역경의 터널을 거쳐 간은 비로소 아름답고 성숙한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고난을 두려워하고 그것을 회피하는 사람은 인생의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없다.
6. 산타클로스의 유래
지중해 연안 케일이라는 마을에 한 성자가 살고 있었다. 그는 로마의 기독교 박해 때 투옥됐다가 사형직전 콘스탄틴대제의 기독교 해방 선언으로 풀려났다. 그는 고아와 전과자와 창녀와 가난한 어부와 병자들의 친구였다. 그는 성탄절이 가까워오면 한밤중에 선물이 가득 담긴 커다란 자루를 들고 마을을 순회했다. 가난하고 병든 아이가 있는 집을 찾아 다니며 남몰래 선물을 나눠주었다. 이 사람의 이름은 니콜라스이다. 사람들은 숨은 선행의 주인공인 그를 추앙해 ‘성 니콜라스’라고 불렀다. 그리고 ‘성 니콜라스’가 발음이 변하면서 ‘산타클로스’로 바뀌었다. 성탄절은 남에게 베푸는 절기다. 화해와 용서와 사랑을 주는 날이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남을 도울 수 있는 한 구석이 남아 있다. 사랑을 베푸는 사람들은 안다. 남에게 베풀 때 오히려 풍성해지는 역설적 진리를... 성탄절은 가까운 사람끼리 선물을 나누는 날이 아니다. 불우한 사람에게 사랑을 주는 날이다.
7. 예수 없는 성탄은 주인공 없는 연극과 같다
수년 전 미국의 어느 조그만 도시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 도시의 당국에서는 성탄절에 색다른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시청 앞 광장에 온 도시 사람들이 모여 성탄절 파티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대형으로 예수님의 탄생 장면을 모형으로 만들었다. 시작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데 말 구유에 누워 있던 아기 예수상이 없어졌다. 마리아와 요셉은 그대로 있었다. 말들도 동방박사들도 그대로 있었다. 모두가 그대로인데 아기 예수만 없어졌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 그래서 시당국에서는 긴급방송을 하였다. "시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아기 예수가 없어서 파티가 잠시 연기되겠습니다. 아기 예수를 가지고 계신 분은 가지고 오시기 바랍니다."라는 광고였다. 이 방송을 듣고 아기 예수를 장난으로 가지고 갔던 사람들이 도로 가져다 놓았다. 그래서 성탄절 파티가 시작이 되었다. 즉 아기 예수 없는 성탄은 주인공 없는 연극과 같다. 그런데 이사야 선지자는 아기 예수의 탄생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바 되었는데 그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 이름은 기묘자(奇妙者)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사 9:6)
8. 크리스마스 선물
어느 한 도시에, 가난하지만 서로 상대방을 너무나 사랑하는 부부가 살고 있었다. 성탄절이 다가오자, 두 사람은 각기 나름대로 걱정을 하게 되었다. 아내는 남편에게, 남편은 아내에게, 성탄선물을 꼭 해주고 싶었지만, 너무나 가난해서 선물을 살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아내의 그 아름답고 긴 머리를 빗을 수 있는 머리빗을 사기로 마음먹고서 자신이 차고 있던 시계를 팔았다. 한편, 아내는 남편의 시계 줄이 낡아서 형편없게 된 것을 알고 백금으로 된 시계 줄을 선물하기로 했다. 그래서 그녀는 돈을 마련하고자 자신의 긴 머리를 잘라 팔았던 것이다. 성탄절이 되었다. 두 사람은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면서 서로에게 줄 선물을 내놓았다. 그러나 남편이 아내에게 주려고 구입한 머리빗은 소용이 없게 되었다. 아내의 머리는 짧게 잘라서 빗을 머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아내가 구입한 시계 줄도 소용이 없었다. 아내에게 줄 머리빗을 사려고, 남편이 시계를 팔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 부부는 행복했다. 그들이 각자 준비한 선물은 더 이상 쓸모없게 되었지만, 이미 서로 상대방의 마음을 충분히 읽을 수 있었기에, 그들 부부는 서로 부둥켜안고서 행복의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9. 루돌프 사슴코
1930년대 미국이 경제 공황으로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였다. 로버트 메이라는 3류 동화작가에게는 5년 넘게 병상에 누워 있던 병든 아내가 있었다. 이미 병원비와 생활비는 바닥을 드러냈고 가진 것 없던 이들에게는 병원 생활을 지속할 여력이 남지 않았다. 메이는 죽음을 앞둔 아내를 위해 동화 한 편을 써서 읽어주었다. 코에서 빨간 불빛이 비추는 사슴, 루돌프의 이야기였다. 루돌프는 특이한 자신의 코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지만 잔뜩 흐렸던 어느 크리스마스 날, 어둠을 밝히는 루돌프의 코 때문에 산타클로스가 안전하게 선물을 전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메이는 아내에게 밝은 희망을 이야기해 주고 싶었고, 아내는 남편의 사랑이 담긴 동화에 감동받았다. 아내는 숨을 거두기 전, 이 동화가 많은 아이들에게 읽히기를 소망했고, 이 동화는 아내의 소원대로 일류 동화 잡지의 호평을 받아 지금까지 크리스마스에 가장 사랑받는 동화로 전해지고 있다. 힘들 때일수록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 친구, 연인에게 사랑의 빛을 비춰주길 바란다. 그 빛은 희망이 되어 아름다운 미래를 약속해 줄 것이다.
10. 역사상 최초의 캐럴
역사상 최초의 캐럴은 천사들이 불렀다. 천사들이 예수의 탄생을 알리며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라며 부른 찬양이야말로 최초이자 최고의 캐럴이다. 캐럴이란 말은 피리 연주에 맞춰 추는 춤을 일컫는 헬라어 ‘choraulien’에서 기원했다. 고대 로마에서는 이런 종류의 춤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중세시대까지 프랑스 남부에서 ‘캐럴’은 원을 돌며 추는 춤을 뜻했다. 12세기 아시시의 성자 프란체스코가 마구간 앞에서 춤추고 노래를 부르는 행사를 연 것이 오늘날 캐럴의 시초다. 중세시대 교회에서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엄격한 형식의 성가로 제한되면서 민간에서 흥겨운 캐럴이 유행하게 됐다. 17세기 청교도 운동 당시에는 캐럴이 금지곡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성탄절을 앞두고 마을 광장에 성가대가 모여 지나가는 행인들을 위해 캐럴과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찬양을 즐겨 불렀다. 요즘도 12월에 영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거리 곳곳에서 캐럴을 부르는 찬양대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성탄예배에도 꼭 캐럴 공연이 곁들여진다. 옥스퍼드 사전은 캐럴을 ‘단순하고 유쾌하며 부드럽게 유행되는 현대적이며 종교적인 노래’라고 정의하고 있다. 요즘에는 코미디언들도 캐럴 음반을 내며 성탄절 분위기를 돋운다. 예수 탄생의 기쁨을 더 많은 사람이 즐기는 것은 좋지만 흥겨움에 취해 말구유에 누운 아기 예수를 잊어선 안될 것이다.
11. 방 없어요
미국 어느 작은 마을에 윌리라고 불리는 9세 된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나이로는 4학년이지만 지적 능력이 다소 떨어져 2학년에 다니고 있었다. 그해 성탄절 연극에 윌리는 여관집 주인 역을 맡았다. 성탄절이 되어 교회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연극 중에 요셉과 마리아가 여관으로 다가와 여관집 문을 두드렸다. 주인이 나와 여관에 방이 없으니 다른 곳을 찾아보라고 했다. 그러나 요셉과 마리아는 더욱 간절히 간청하였다. “우리는 너무 멀리서 왔습니다. 아내는 출산할 날이 찼고 쉬어야 할 곳이 필요합니다.” 그러자 여관 주인으로 분장한 윌리는 말도 없이 마리아를 오래 쳐다보았다. 선생님은 윌리가 대사를 잊은 줄 알고 자꾸 읽어 주었다. 한동안 말없이 서 있던 윌리는 “안 돼요. 방 없어요. 가요!” 요셉과 마리아는 슬픈 듯이 뒤로 돌아 걸어갔다. 이때였다. 각본과 상관없이 윌리는 문간에 서서 눈물을 흘리며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요셉, 마리아! 가지 말아요. 마리아를 데리고 돌아와요.”, “내 안방을 써요. 내 방에서 쉬란 말이에요!” 물론 각본에도 없는 대사였다. 연극은 그것으로 엉망이 되고 말았지만 이 장면을 지켜본 수많은 관중은 가장 뜻깊은 성탄 연극을 보았다고 말했다.
12. 네 번째 동방박사 알타반
마태복음 2장에는 동방박사 세 사람이 머나먼 길을 달려 구주로 나신 어린 예수를 찾아와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드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원래는 동방박사 4명이었다. ‘알타반’이란 네 번째 동방박사는 친구들로부터 새로운 왕의 탄생을 알리는 별이서쪽에 나타났다는 것과 새 왕을 만나 경배하러 간다는 말을 듣고 3명의 동방박사를 만나러 길을 떠났다. 약속 장소에 거의 다 이르렀을 때 알타반은 피를 흘리며 죽어 가는 사람을 만났다. 알타반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를 낙타에 싣고 주막을 찾았다. 주막 주인에게 죽어 가는 사람을 맡기면서 새로운 왕을 만나 드리려고 준비해 간 세 가지 예물(루비, 청옥, 진주) 중 루비를 꺼내어 주며 그 사람을 잘 보아 달라 부탁했다. 그리고는 서둘러 약속한 지점에 갔지만 세 명의 친구들은 벌써 떠나고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알타반은 홀로 낙타를 타고 별을 바라보며 베들레헴으로 갔지만 3명의 박사들은 사흘 전에 아기 예수께 경배한 후 돌아갔고 아기 예수는 애굽으로 피신하고 없었다. 허탈해하고 있는 알타반은 갑작스러운 말발굽 소리와 비명 소리 그리고 갓난아이의 울음소리에 놀라 소리 나는 쪽으로 달려갔다. 헤롯의 군인들이 갓난아이를 죽이려는 것을 보고 그는 남은 두 가지 예물 중 청옥을 꺼내 군인에게 주어 그 갓난아이를 살렸다.
그리고는 아기 왕 예수를 찾으러 애굽으로 내려갔다. 여러 날을 애굽에서 헤매던 알타반은 가져간 돈이 바닥나 배고픔과 절망으로 고통받았지만 새 왕을 경배하려 준비한 하나 남은 예물인 진주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새 왕께 드려야 한다고 결심하고 고이 간직하였다. 어느덧 예수를 찾아 33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찾지 못하고 예루살렘으로 왔다. 그때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오늘 골고다에서 군인들이 예수를 사형시킨다지!? 알타반은 깜짝 놀라 골고다 언덕으로 뛰어갔다. ‘내가 33년이나 찾아 헤맨 왕이 돌아가시다니.. 내 진주를 주고서 그를 구해야지.’ 그는 달려가다 매를 맞으며 비명을 지르는 한 노예 소녀를 보았다. 눈물 가득한 소녀의 눈과 마주친 알타반은 자신도 모르게 예수님께 바치려던 진주를 주고 그 소녀를 구해 주었다. 이제 알타반에게는 아무런 예물도 없었다. ‘이제 왕을 무슨 면목으로 보나!’ 걱정하며 걸음을 옮기는 순간 갑자기 예루살렘에 지진이 일어났다. 하늘이 어두워졌고 집들이 흔들리면서 무너져 내린 기왓장이 알타반을 덮쳤다. 70세를 넘긴 알타반은 피를 흘리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그는 죽어가면서 마지막 힘을 다해 기도했다. “하나님, 죄송합니다. 새로운 왕 메시아를 만나 경배하려 평생을 찾아 다녔지만 그분을 만나지 못한 채 이렇게 죽게 되었고 그분을 경배하려 준비한 보석들 마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기도하는 그에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알타반! 너는 정말 훌륭한 나의 아들이다. 난 이미 너의 경배를 세 번씩이나 기쁘게 받았다. 네가 작은 소자들에게 한 것이 바로 내게 한 것이니라. 네가 만난 불쌍한 사람들이 곧 나이었느니라” 알타반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숨을 거두었다.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마 25:40).
#김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