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카다피 정권 붕괴 초읽기(종합2보)

중동·아프리카
반군 "아들 2명 생포", 국제형사재판소도 확인;트리폴리·벵가지 환영 물결, 카다피 결사항전 재차 다짐

리비아 반군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최후거점인 수도 트리폴리의 대부분을 장악하기 시작해 카다피 정권의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반군이 트리폴리로 진격한 것은 리비아 사태가 촉발된 지 반년 만에 처음으로 42년간 리비아 민중을 억압해 온 카다피 체제의 전복이 임박했음을 의미하고 있다.

◇ 아들 생포..트리폴리 함락 직전 = 21일(현지시간) 트리폴리에 입성한 반군은 자신들이 카다피의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면서 카다피의 근거지인 트리폴리의 함락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수백 명의 반군은 카다피의 아들이 지휘하는 트리폴리 외곽의 정예부대를 손쉽게 격퇴하고 시민의 열렬한 환영 속에 트리폴리에 입성했다.

반군 측은 카다피의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과 3남인 알-사디를 생포했다면서 카다피 정권이 몇시간 내로 붕괴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 무스타파 압델 잘릴 위원장은 21일 벵가지에서 가진 알-자지라 TV와 인터뷰에서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이 붙잡혔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도 사이프 알-이슬람의 생포 소식을 확인함으로써 반군이 카다피 정권 후계자 후보 1순위였던 그의 신병을 확보했음이 사실로 드러났다.

APTOPIX Mideast Libya
People celebrate the capture in Tripoli of Moammar Gadhafi's son and one-time heir apparent, Seif al-Islam, at the rebel-held town of Benghazi, Libya, early Monday, Aug. 22, 2011. Libyan rebels raced into Tripoli in a lightning advance Sunday that met little resistance as Moammar Gadhafi's defenders melted away and his 40-year rule appeared to rapidly crumble. The euphoric fighters celebrated with residents of the capital in the city's main square, the symbolic heart of the regime. (AP Photo/Alexandre Meneghini)

루이스 모레노-오캄포 ICC 수석검사는 이날 언론과 전화통화에서 "사이프가 체포됐다는 기밀 정보를 전달받았다"며 "사이프가 곧 (ICC가 있는) 헤이그에 도착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이프는 아버지 카다피 등과 함께 민간인에 대한 불법 공격을 지시, 기획, 참여한 반인륜범죄 혐의로 ICC에 기소된 바 있다.

◇ 반군 녹색광장 장악, 환영 물결 = 반군들은 21일 밤부터 트리폴리 도심의 녹색광장도 장악했다.

알-자지라 TV와 영국 스카이뉴스 등은 반군들이 트리폴리 시민의 환영을 받으며 녹색광장에 진입했다고 현지 특파원을 인용해 보도했다.

녹색광장은 내전 6개월간 카다피가 수차례 대중 연설을 하고 녹색의 리비아 국기가 내걸렸던 상징적인 곳으로 시민은 이날부터 반군 측 삼색 깃발을 흔들며 반군 측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반군과 시민들은 녹색광장에서 한데 어울려 손뼉을 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으며 일부 시민은 카다피의 사진과 리비아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광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반군의 승리를 기뻐하면서 "우리는 오늘부터 이곳을 녹색광장이 아닌 순교자의 광장으로 부르기로 했다"고 환호했다.

LIBYA-CONFLICT
A Libyan rebels security forces member fire their rifles in the air as tens of thousands of libyans celebrate the news of the arrest of Kadhafi's son Saif al-islam and the partial fall of Tripoli in the hands of the Libyan rebels on August 21, 2011 in Benghazi, Libya. Libyan rebels surged into Tripoli Sunday in a final drive to oust Moamer Kadhafi, seizing swathes of the capital including symbolic Green Square and arresting the strongman's son, Seif al-Islam. Thousands of residents poured onto the streets to welcome the rebels, congregating at the site which the renamed Martyrs Square near the water front in the centre of Tripoli. AFP PHOTO/GIANLUIGI GUERCIA

트리폴리에 거주하는 시민은 반군이 전날 밤부터 카다피 친위부대를 격파하면서 도심에 입성하자 환호성을 내지르며 환호했다.

반군은 트리폴리를 방어하는 주요 부대인 32여단 기지를 접수하고 대규모 무기창고를 장악한 직후 탱크와 전차에 올라가 승리를 축하하고 춤을 췄으며 반군 깃발을 기지 정문에 올렸다.

반군의 수도 역할을 해 온 동부 벵가지에서도 반군이 트리폴리를 장악했다는 소식에 시민과 반군들이 한데 어울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축제의 분위기가 연출됐다.

카다피 축출 최후의 결전 남아 = '인어공주(mermaid)'란 작전명 아래 트리폴리 입성에 성공한 반군은 이날부터 카다피 축출을 위한 최후의 결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나토의 공습 지원과 해상작전 등을 포함해 육해공 입체작전을 펼쳐온 반군은 조만간 카다피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로의 진격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카다피는 여전히 결사항전의 의지를 밝히면서 투항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카다피는 리비아 국영TV가 21일 밤(현지시각) 방송한 녹음연설에서 "우리는 결코 트리폴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사항전해 신의 은총으로 승리를 쟁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FILE LIBYA GADDAFI SONS DETAINED BY REBELS
epa02876379 (FILE) Combo of photos of Al-Saadi Gaddafi (R), the third son of Libyan leader Colonel Muammar Gaddafi, speaking to the media after his arrival by private jet at Sydney airport on 05 February 2005, and of Saif al-Islam Gaddafi (L), son of Libyan leader Muammar Gaddafi, smiling during a speech to youth of Tripoli in presence of media, Tripoli, Libya, on 10 March 2011. According to rebels sources both brothers have been captured as fierce street fighting was under way in Tripoli last night after rebel fighters landed by sea to reinforce an uprising inside the capital, signaling that the bloody endgame to the civil war was fast approaching, with revolutionary forces surrounding the city. EPA/STR

그는 지지자들에게 "여러분의 정치와 석유, 영토를 위해 싸울 시기라면서 "나는 세상이 끝날 때까지 트리폴리에서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다피의 주장과는 달리 리비아 정부의 무사 이브라힘 대변인은 "지난 12시간 동안 약 1천300명이 숨지고 5천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하면서 "과도국가위원회 대표와 직접적인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 서방 각국 성명 잇달아 = 서방 각국도 카다피 정권의 붕괴가 머지않았다고 판단하고 성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22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카다피 정권은 분명히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총리실도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가 목격한 트리폴리의 상황은 카다피의 종말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 역시 성명을 내고 "카다피의 시대는 며칠 남지 않았다"면서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 국가위원회(TNC)가 `포스트 카다피' 체제 수립을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리비아 #카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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