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원인에 따른 올바른 치료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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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이 본 젠더(28)
민성길 명예교수

트랜스젠더에 대한 전통적 정신치료는 역동정신치료로서 전환치료라고도 하는데, 이는 트랜스젠더를 시스젠더로 바꾸려고 하는 것이다. (동성애를 이성애로 바꾸는 치료도 역시 전환치료라 한다) 현재 트랜스젠더 전환을 위한 인지행동치료는 젠더정체성변화노력(gender identity change efforts. GICE)이라 한다. 크리스천들에 의해 예배와 기도 그리고 성경 읽기 등 탈트랜스 신앙치료도 시행되고 있다.

1970년대까지 정신의학에서의 트랜스젠더에 대한 표준치료는 역동정신치료였다. 그래서 이를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현재 거의 모든 정신치료나 상담은 이 역동이론에 기초한다)

역동정신치료에서 역동이란 정신역동(psycho-dynamic)이라고도 한다. 이는 프로이트 정신분석의 방법에 기초한다. 역동이론은 정상행동이든 병적 행동(노이로제)이든 현재 특정 인간의 행동양식은 그 개인의 어린 시절의 경험에 대한 반응(reaction) 또는 대응(coping)에 기초한다고 본다.

즉 현재 문제의 원인은 과거에 있다고 보며, 의식과 무의식, 또는 자아, 이드, 초자아 등 인격의 각 부분들에 각기 힘(에너지)이 있다고 본다, 그 한 부분의 힘(에너지)이 그대로 행동으로 표현되거나, 부분들 간 상호 갈등하거나, 어느 쪽이 억압되거나, 또는 자아의 여러 방어의 기제들을 통해 조정되어 최종적으로 표현된다고 본다. 예를 들면 분노는 자아에 의해 참아 질 수 있고, 또는 그대로 폭력으로 표출될 수도 있고, 억압되어 우울증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대치되어 동물학대증으로 나타날 수 있고, 신체화되어 히스테리성 경련으로 나타날 수 있고, 승화되어 예술로 나타날 수도 있다. 그리하여 그 최종 표현된 행동이 사회에 적응적일 수 있고 비적응적(maladaptive)일 수도 있는데, 비적응적이면 그런 행동이 바로 정신장애인 것이다. 전통적으로 이런 “반응성”(reactive) 정신장애를 “노이로제”라 불렀다.

그러면 그 반응이란 무엇에 대한 반응인가? 그것은 무의식에 있는 어려서의 정신적 외상, 즉 트라우마에 대한 반응이다. 프로이트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서 대표적으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들었다. 이는 성적 트라우마이다. 대표적인 고전적 노이로제는 히스테리 경련이었는데, 프로이트는 히스테리가 어려서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미해결된 결과로 보았다. 이후 노이로제 개념은 확대되어 불안에 관련된 모든 정신장애들을 의미하게 되었다.

나아가 정신분석가들은 모든 성장애들, 즉 성기능장애, 동성애, 성전환증, 성도착증, 심지어 성범죄도 일종의 “반응성” 노이로제로 보았다. 즉 어린이가 동성애자로 자라는 원인이 바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해결하지 못하여 정신성발달(인격발달)이 중단된 결과라고 보았다. 이로써 트랜스젠더나 동성애가 다른 성기능장애, 성도착장애, 성범죄 등은 물론 우울증이나 불안, 등 다른 노이로제들과 동반되어 나타나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지금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용어는 논란이 많은 이론으로 치부되고 있고, 그래서 현재는 “역동성” 개념보다 현상학적 이론에 근거하여, 겉으로 나타난 증상에 따라 병명을 붙인다. 즉 히스테리성 경련은 기능성 신경증상 장애가 되었다. (이는 현대 사회가 정신 내면보다 겉의 행동에 중점을 두는 경향을 반영한다)

그래도 “노이로제”나 성격장애, 동성애, 트랜스젠더, 성범죄 등등이 어린 시절 부-모-자식 간의 관계에서의 트라우마가 원인이라는 주장은 여전하다.

현재 소아기 성적 트라우마 이론이 확대되어, “적대적 소아기 경험”(adverse childhood experiences, ACEs)이라는 이론으로 등장하고 있다. 적대적 소아기 경험이란 부-모-자식 간의 관계에서의 오이디푸스적 트라우마를 포함하여, 부모의 학대나 냉대, 부모의 부재(이혼, 부모의 정신장애, 수감 등), 태만(아이를 내버려 둠), 가난, 불우한 지역사회 환경, 부정적 동무관계(따돌림), 기타 성인들에 의한 폭력피해, 특히 성폭력 피해 등등을 의미한다. 이런 어린 시절의 불행한 경험들이, 이후 우울증, 불안장애, 신체화장애(히스테리), 약물남용, 섭식장애(거식증 등), 성격장애(씨이코패스), 자살, 범죄 등과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연구보고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다. (범죄자에 대한 설명은 흔히 심리적 프로파일링이라 한다.) 또한 최근 많은 연구들이 동성애나 트랜스젠더도 적대적 소아기 경험과 관련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트랜스젠더(젠더불쾌증)는, 어려서 트라우마에 의해 형성된 자기 자신에 대한 내면적 불만이 자신의 신체상(body image)에 대한 불만으로 “대치”되어 나타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자신에 대한 불만이, 자신의 남자로서 또는 여자로서의 신체 모습과 성기 형태에 대한 불만으로 나타난 상태가 젠더불쾌증(트랜스젠더)이라는 것이다. 한편 신체의 다른 부분이나 외모에 대한 불만 또는 혐오는 “신체변형장애”라고 한다. 이 모두 강박증과 관련이 깊다. (어린이들의 욕구불만은 흔히 몬스터, 히어로, 마법사, 거대로봇 같은 신체변형 이야기로 표현된다)

따라서 정신분석이나 역동정신치료의 목적은 “자유연상”을 통해 환자로 하여금 현재의 노이로제, 즉 병적 상태와 과거 경험과의 관련성에 대한 통찰(洞察 깨달음 insight)을 갖게 하는 것이다. 즉 과거 트라우마에 관련된 기억과 감정반응은 무의식화되었다고 보고, 그 내면(무의식)의 욕구들과 갈등의 내용, 증상이 생겨나고 지속되는 과정과, 자신이 습관적으로 사용해 오던 방어기제들에 대해, 정신치료자의 “해석”을 통해 환자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병적(노이로제적) 방어기제 대신 건강한 방어기제를 사용하게 함으로 바람직한 적응적(adaptive)인 건강한 행동을 하도록 인도하는 것이다. 치료 후에도 때때로 과거의 병적 방식이 나타날 수 있는 데, 이는 훈습(work-through)이라는 연습 과정으로 극복하게 한다.

정신치료의 중요한 핵심 중 하나는 기법상 “자유연상”(자유로운 상태에서 마음에 떠 오르는 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으로부터 치료의 실마리를 찾는다는 것이다. 즉 치료과정에 따로 아젠다가 없다(agenda free)는 것이다. (이 점이 목적이 뚜렷한 신앙치료와 다르다) 진정한 정신치료는 강제가 아니다, (신앙치료도 강제로 할 수는 없다) 환자가 무엇을 원하든, 정신치료자는 그에 따라 최선을 다해 도운다. 치료자는 환자가 “설명후 허락”(informed consent)에 서명하고 계약한 후 치료에 임한다. 이는 치료방법과 예상되는 효과와 가능한 부작용, 그리고 환자의 의도가 치료자의 방법과 맞지 않으면 언제든 치료를 그만 둘 수 있다는 것, 등등을 설명한 후 치료를 허락받는 것이다.

따라서 강제로 치료한다는 말은 진정한 정신치료자에게는 있을 수 없다. 따라서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에 대한 정신치료도 강제로 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부모가 어린 자녀를 억지로 데려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부모의 권리가 문제 된다. LGBTQ+ 옹호자들이나 진보주의자들은 어린이와 청소년도 자기결정권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소아청소년은 인격이 미숙하므로 부모의 통제를 받아야 된다고 본다. 이러한 소아의 성전환 수술에 대한 부모의 권리는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 한 이슈가 되었다. 트럼프는 부모 편이다.

정신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스스로 깨닫거나 훌륭한 어른의 조언 또는 신앙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잘 극복하면, 인격은 더욱 성숙하게 발달하고 건강하고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이를 “트라우마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이라 부른다. 시편 119장 71절 “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라는 말씀이 여기에 해당된다 하겠다. 같은 의미에서 정신치료는 환자와 정신치료자가 협력하여, 이런 트라우마 후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민성길(연세카리스가족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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