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영성은 본능이며 유전자에 의해 발현된다. 영적 체험을 만드는 유전자는 이미 갖고 있으며. 그것은 곧 우리가 영적 본능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모든 다양한 종교는 이 영적 본능의 발현인 셈이다. 대부분의 영적 체험은 개인이 영적으로 성숙한 삶을 살고 싶어서 부단한 노력을 한 결과일 수 있으며, 스트레스나 고뇌, 고통이 영적 체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간은 삶의 목적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영성이나 신앙심이 단순히 스트레스나 좌절의 고통, 희열과 기쁨 등 여러 특정한 감정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목표가 될 수 있다. 특히 유전자는 특정한 뇌 화학물질의 작용 과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또한 영적 체험의 한계점을 형성한다. 인간은 뇌 속 화학물질들 간의 상호작용의 지배를 받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또 유전자는 영적 체험에 기여한다. 후성유전학에서는 유전자가 반드시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가 어떤 경향을 갖게 될지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의 범위를 만들어낼 뿐이다. 유전자가 특정한 배열을 가졌다고 해서, 또는 갖지 않았다고 해서 영적이거나 영적이지 않다고 결정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므로 유전은 결정적 요소가 아니다.
다시 말해서 유전(유전자 생물학)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하긴 하지만, 환경(그 사람의 성장환경)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유전자의 역할은 영적 체험의 기준점 같은 걸 조성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유전적으로 영성에 끌리는 경향이 있으면, 비교적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교회로 가서 설교를 들을 수 있다. 또 반대로 교회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향성을 갖고 유전적으로 태어났다면, 엄청난 환경의 노력이 있어야 교회에 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유전자는 특별한 뇌 화학물질의 작용과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세로토닌 5-HT2A 수용체도 영적 체험에 기여한다. 신경학적으로 영적 체험을 연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신비적 체험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취리히 대학교의 신경과학자로서 감정의 화학작용을 평생 연구한 폴렌바이더는 약물로 된 화학물질로 유도해 낸 영적 체험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며 신적 경험이 유발하는 생리적 현상들을 관찰하였다. 그는 세로토닌과 특정한 세로토닌 수용체가 신비로운 체험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세로토닌 5-HT2A 수용체는 스웨덴의 과학자들이 신유전자 또는 영성의 유전적 소인을 찾을 때 밝혀낸 것으로 세로토닌 수용체의 사촌 격이다.
신유전자를 논할 때 자주 거론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세로토닌 시스템이다. 세로토닌 시스템은 기분을 극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으로서 과학자들의 지대한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예를 들어 엑스터시는 세로토닌을 대량 분비시켜 희열감을 느끼게 해 준다. 프로작, 팍실, 졸로프트 등 항우울제는 보다 완만하게 작용해 기분을 차분하게 만드는 것으로 그 기능들이 같다. 그리고 환각제는 아빌라의 성 테레사 수녀가 한 것 같은 신비로운 체험을 하게 해 준다.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의 양을 직접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간접적인 방법을 사용하였다. 영적 체험에서 세로토닌의 역할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역할을 하는 알아보기 위해서 세로토닌의 수용체 활동을 측정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세로토닌 5-HT1A라는 수용체 유전자이다. 세로토닌 시스템은 영적 체험의 생물학적 기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유전자의 차이는 사람마다 영성의 차이가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도파민 수용체 유전자인 DRD4도 영적 체험에 기여한다. 과학자들은 영적인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유전자나 뇌 화학물질을 찾기 시작하면서 곧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에 초점을 맞추었다. 도파민은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로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보스턴 대학교의 신경과학자인 페트릭 맥나마라와 다른 연구자들은 도파민 조절에 관여하는 ‘영적 유전자’가 있다면 도파민은 뇌 부위들을 자극하고 영적 체험, 초월적 경험, 신에 대한 느낌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대뇌변연계와 전전두엽과 같은 뇌의 특정 부위에도 도파민 수위를 조절하는 유전자가 있다. 이 부위는 온갖 복잡한 기능을 지원한다. 그리고 이러한 복잡한 기능들은 신앙심이나 초자연적인 것을 감지하고 의식에 관여하는 등 보다 기본적인 능력을 지원한다. 뇌의 대뇌변연계는 놀라움, 기쁨, 흥분, 초월적 느낌, 깊은 슬픔 등 신비주의자들이 쏟아내는 그런 감정들과 연관이 있다. 전전두엽보다 복잡한 사고, 반성, 주의 집중 등과 관련이 있다.
연구자들은 이 부위가 기도와 명상에 큰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도파민의 활성화를 조절하는 유전자가 영적인 느낌과 종교적 행동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문제는 영성과 도파민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점이다.
캘리포니아주 두아트에 있는 호프 시립병원의 데이비드 커밍스와 유전학 연구팀은 특정한 도파민 수용체 유전자인 DRD4가 영성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도파민 수용체는 사람마다 다르다. 유전자의 차이가 신에 대한 믿음 여부에 영향을 준다. 도파민 수용체는 전두엽에 밀집되어 있는데 이 부위는 많은 고난도의 뇌 기능을 한다. 영성은 인간 뇌의 고차원적 기능의 백미이다. 도파민 수용체 유전자인 DRD4 유전자의 특정한 변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자아-초월 척도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 특정한 유전자를 영성유전자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만, 영성 차이의 상당 부분이 이 유전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어떤 사람들은 영적이고,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유이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바(1925)나 스필카(2003) 등은 “뇌 안에서 일어나는 전기적 또는 화학적 작용이 모든 신비로운 체험의 원천이다”라고 하였다. 딘 해머는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조절하는 VMAT2라는 신유전자를 인간은 누구나 갖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콜린스는 영성유전자는 없다고 말하고, 신께 향하는 인성을 개발하는데 수많은 유전자가 어느 정도 관여할 수 있지만, 그 밖에도 너무 많은 요소가 작용한다고 보고하였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