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교육위, 초등학교 선택 과목으로 성경 포함 커리큘럼 승인
다양성 우려와 종교 중립성 논란
일부 공화당 의원도 반대표 던지며 찬반 논쟁 가열
각 학군이 채택 여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채택 시 주정부의 추가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승인안은 텍사스 교육청(Texas Education Agency, TEA)이 올해 초 제안한 '블루보넷 러닝(Bluebonnet Learning)' 커리큘럼에 대한 찬반 논쟁 끝에 가결됐다.
교육위원회 15명의 위원 중 찬반이 팽팽히 엇갈렸지만, 과반을 확보하며 최종 통과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공화당 소속 위원 3명이 반대표를 던졌다는 사실이다. 그중 한 명인 팸 리틀(Pam Little, 공화당, 페어뷰)은 자신을 기독교 보수주의자로 밝힌 바 있지만, 이번 커리큘럼에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경 커리큘럼의 배경과 찬성 측 논리
이번 커리큘럼은 2023년 텍사스 공화당 주도의 주의회가 통과시킨 법안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주지사 애벗(Greg Abbott)은 이번 결정을 "미국 역사와 문화를 더욱 깊이 이해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환영했다. 찬성 측은 성경이 미국의 건국과 문화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이를 교육과정에 포함하면 학생들이 문학, 역사, 사회적 관습 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종교 옹호 단체인 퍼스트 리버티 연구소(First Liberty Institute)의 키샤 러셀 변호사는 "미국 대법원은 성경이 역사, 문학, 예술, 사회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육적으로 적합하다고 수차례 판결했다"며 교육위원회의 결정을 지지했다.
이에 기독교계는 신속하게 진행되어야 할 교육과정에 물꼬를 튼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반대 측, 종교 자유와 다양성 위협 우려
반면,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반대 측은 성경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이 공립학교의 종교 중립성을 훼손하고, 다양한 신앙을 가진 학생들을 소외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과 연계된 남아시아계 옹호 단체인 SAAVETX(South Asian Americans for Voter Empowerment Texas)는 이번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이 커리큘럼은 기독교 중심의 교육으로 공립학교가 특정 종교 관점을 강화하는 도구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며 "텍사스의 문화적 다양성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텍사스에는 약 74만 명의 힌두교도를 포함해 다양한 남아시아 종교 집단이 거주하고 있다.
공화당 주도의 다른 주에서도 유사 움직임
텍사스의 이번 결정은 다른 공화당 주들의 움직임과도 연결된다. 오클라호마에서는 모든 공립학교 교실에 성경을 비치하라는 지시가 내려졌으며, 루이지애나에서는 내년부터 십계명을 모든 공립학교에 게시하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이번 결정이 텍사스 교육 현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찬반 양측의 논쟁은 향후 공립학교의 종교 중립성과 교육의 다양성을 둘러싼 중요한 쟁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