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기독교 지도자들, 정부의 종교 자유 침해 비난 성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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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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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기독교 지도자들은 종교 자유를 계속 침해하는 정부를 비난하면서 종교 지도자들에게 부과된 벌금과 예배 제한을 비판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쿠바 기독교 연합(Alliance of Christians of Cuba, 이하 ACC)은 정부 조치가 악화되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종교 단체가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 결성된 종교지도자들의 독립 네트워크인 ACC는 최근 선언문을 발표하고 쿠바 정부가 미등록 예배 장소 합법화를 거부하고 종교지도자들에게 엄중한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영국 단체인 세계기독연대(CSW)는 전했다.

63명의 종교 지도자가 서명한 이 선언문은 정부 조치를 종교 자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으로 묘사했다.
성명은 “쿠바 정부가 결사의 자유와 같은 기본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공간 개방을 거부하는 것을 실망스럽게 여긴다”면서 “이로 인해 교회가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원과 사회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된다”라고 했다.

선언문에 따르면 정부는 종교 지도자들로부터 100만 쿠바 페소(약 4만 2천 달러) 이상의 벌금을 징수했는데, 이는 지역사회를 돕고자 하는 이들에 대한 처벌 조치라고 한다.

CSW는 지난 1월 이후 11개 주에서 등록된 단체와 미등록 단체의 기독교 및 아프리카계 쿠바인 지도자를 포함한 종교 지도자들이 벌금을 물게 된 사건이 ​​최소 69건 발생했다고 기록했다.

지난 6월, 마탄자스의 미등록 기독교 단체 지도자는 종교 예배가 열렸던 부지를 비워달라는 요구를 거부한 혐의로 2만 쿠바페소 또는 850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소유권을 증명하는 법적 문서를 소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단체는 그곳에서 모임을 갖기 위한 공식적인 허가를 거부당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카마궤이와 올긴에 소재한 등록된 기독교 단체 두 곳의 지도자가 허가 없이 개조 공사를 진행한 혐의로 각각 1만5천 쿠바페소(약 650달러)와 5만 쿠바페소(약 2천1백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쿠바가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과 자연재해, 반복적인 전력망 고장에 시달리고 있는 시기에 이러한 벌금이 부과되었다고 CP는 전했다.

CSW 옹호 공동 책임자인 애나 리 스탕글은 “쿠바는 수십 년 만에 처음 경험하는 위기를 겪고 있다”라며 “종교 단체를 포함한 독립적인 시민 사회에 공간을 열어 더 넓은 지역 사회에 절실히 필요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미겔 디아스-카넬 베르무데스 대통령 정부는 모든 자유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했다.

스탕글은 CSW가 ACC와 함께 쿠바 정부에 세계인권선언 제18조에 보장된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포함한 기본적 인권을 옹호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쿠바에서 종교 자유에 대한 탄압이 강화된 것은 2021년 7월 수천 명의 쿠바인이 정부의 경제 및 정치 문제 처리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인 이후이다.

CSW가 앞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에 종교 자유 침해가 622건 발생했고, 2022년에 657건, 2021년에 272건으로 늘어나 지속적인 억압 수준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보고서는 종교지도자와 그 신도, 특히 정치범 가족을 부양하거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감시, 심문, 위협 등의 전술을 확인했다.

미등록 단체 지도자들은 끊임없는 괴롭힘과 위협에 직면했으며, 종교가정의 자녀들은 신앙 때문에 학교에서 언어적 학대를 받았다.

보고서는 “정부가 반체제 ​​인사로 간주한 이들은 단기간 임의 구금을 통해 종교 예배 참석이 반복적이고 체계적으로 차단되었다”고 밝혔다.

가장 큰 피해자 중에는 정치범 아내와 어머니들이 설립한 단체인 ‘레이디스 인 화이트’(Ladies in White) 회원들이 있다. 이들은 주일에 교회 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며 정기적으로 벌금을 내고 임의로 구금된다.
CSW는 종교 지도자들이 정치범 가족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더라도 당국이 그러한 지원을 몰수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익명의 한 종교지도자는 CSW에 “저는 반혁명 교회 교인이 아니라 기독교인이라고 그들에게 말했다. 저는 하나님을 믿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라며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교회에 가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그들에게 말했다”고 발혔다.

쿠바 정부는 2022년 종교기관 및 친목단체 관리부를 설립했지만, 종교지도자들은 CSW에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산하 종교사무국이 여전히 주요 기관이며 종교단체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쿠바를 종교 자유에 대한 ‘특별 우려 국가’로 지정하면서 중국, 이란, 북한과 같은 국가와 함께 인권을 가장 심각하게 침해하는 국가 중 하나로 분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