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 서신의 중독 해결… 옛 사람의 기억·습관 버리는 것”

목회·신학
학회
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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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 ‘기독교상담과 중독’ 주제로 제43차 학술대회 개최
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 제43차 학술대회 참석자 단체 사진. ©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 제공

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회장 안경승)가 최근 서울 서초구 소재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 사랑아트채플에서 ‘기독교상담과 중독’이라는 주제로 제43차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 중독에 대한 성경적 이해에 대해

이날 패널발표에는 김주한 교수(총신대 신학과)가 ‘바울 서신을 통해 본 중독에 관한 성경적 이해’ 이라는 발표했다. 김 교수는 “벌어지는 현상을 타락한 죄의 결과라고 전제할 경우, 중독이라는 개념 자체가 설 곳이 없고 따라서 치료나 상담은 존재할 수 없는 영역이 된다”며 “반면에 죄라는 개념을 빼버리면, 인간이 경험하게 되는 많은 중독의 문제 및 그로 인한 부산물들에 대해, 마치 ‘내 뇌가 나로 하여금 이런 일을 하게 만들었어’라고 말하듯, 중독 때문에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말할 상황이 전개된다. 그리고 그에 관한 대체에서 성경이 설 자리는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중독에 관한 성경적 이해 주제는 매우 어렵고 복잡한 문제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중독에 대한 성경적 이해는 새로운 주제는 아니다. 물론 이 주제가 신학 분과에서 전통적인 주제도 아니다. 왜냐하면 중독의 개념이 현대적으로 이해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중독에 관한 성경적 이해의 주제는 활발히 다뤄지고 있다. 제기되는 한 가지 문제점은 오늘날의 중독과 상담 분야가 독립적으로 발전해 왔듯이 성경은 이 분야들에 관해 구체적으로 혹은 신학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경을 근거해 중독이나 상담을 이야기할 수 있어도 성경이 말하는 중독 혹은 상담이 무엇인지 규정하기 쉽지 않다”며 “다만, 중독과 상담에 대한 성경적 이해를 다루기 위한 근거가 있다. 바로, 현대의 중독과 상담이 신체를 가진 사람과 그가 겪는 경험을 대상으로 하듯, 성경도 신체를 가진 사람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신체를 매개로 하는 다양한 요소들, 즉 ‘내성, 금단, 갈망’과 관련된 다양한 반응과 태도를 성경 역시 언급하고 있기에 중독과 상담이라는 현대적 주제가 성경을 통해 다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독과 상담에 관해 성경적으로 접근할 때는 복잡한 요소가 개입된다. 바로, 성경이 말하는 인간에 관한 이해”라며 “이는 단순히 창조-타락-구속의 구조도 어렵지만, 구속받은 인간의 상태에 대해 성경적 이해를 고민할 때 더욱 그렇다. 즉, 새로운 피조물의 존재와 상태, 전인적으로 파악되는 인간론이 현대적 이해와 차이를 보이기에 현대적 접근법을 사용하는 이 분야와 갈등을 야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더불어 “인간에 관한 성경적 이해(새로운 피조물뿐 아니라 전체로서의 인간 이해)는 성경·기독교 중독 및 상담에 있어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한다”고 했다.

◆ 바울 서신에 나타난 중독 문제 해결과 노력

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 제43차 학술대회 진행 사진. ©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 제공

김 교수는 “바울 서신이 말하는 현대적 의미의 중독에 해당하는 요소들을 살펴보면서 그 내용의 핵심은 ‘새 사람’에게 있어 ‘옛 사람’의 기억이 문제로, 그 이유는 단순히 그 두 존재(정체성)에 신체(육체)라는 연속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바울 서신에는 새 사람이 그 부르심에 따라 온전히 살아가도록(정체성을 분명히 세우는데) 하는데 있어서 옛 사람의 기억(습관 등)을 버리는 것이 기본적으로 중요한 것(엡 4:22, 24; 골 3:9~10)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이어 “바울은 두 가지 방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다”며 “먼저는 신학적 접근으로, 정체성 확인(정신적 노력)이다. 바울은 성도가 새 사람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최상의 방법을 그들이 옛 사람과 분리되어 새 사람이 되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비록 신체(육체)의 연속성으로 새 사람의 삶 가운데 옛 사람의 기억과 습관이 남아있을(반복될)지라도, 이는 피상적인 한계일 뿐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고 바울은 이해했다”고 했다.

또한 “바울은 성도의 새 사람 됨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십자가의 보혈)를 통해 구원을 주셨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며 “성도는 새 사람으로 부름을 받은 그 부름(새로운 정체성)에 합당하게 살도록 요구받는다(고전 11:1). 그러나 이 일조차 자력이 아닌 성령 하나님의 전적 인도하심과 도우심에 따른다고 바울은 가르친다”고 했다.

더불어 “바울은 성도에게 고통 혹은 고난 등의 문제를 단편적인 사건이나 경험으로 이해하지 말고, 주님의 다시 오심을 고대하며 성도를 새 사람으로 부르신 하나님께서 그의 선하신 뜻을 이루시는 과정으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러므로 바울은 ‘생각하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난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라고 선언한다”고 했다.

그는 “두 번째는 실천적 접근으로, 온전한 삶의 추구(치료적 노력)”라며 ▲성도를 새 사람으로 온전히 세우려는 목회자(지도자, 상담자 등)의 노력 ▲공동체로 세우는 노력 ▲새 사람의 변화에 관한 단계적 발전 인정 등을 말했다.

이어 “바울 서신이 제시하는 이해는 적어도 성도들에게는 일차적으로일 뿐만 아니라, 배타적으로 적용될 필요가 있다”며 “바울은 성도 곧 새 사람은, 비록 신체(육체)의 공유로 인해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예수 안에서 듣고 배운 바를 기초로 하여 옛 사람이 원리로 살았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에 더 이상 얽매이지 말고, 새롭게 된 심령, 곧 이성(마음)의 영을 소유한, 그리고 하나님에 따른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 받은 새 사람으로 살아갈 것을 권면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새 사람으로서의 성도는 이론·실천적 가르침을 실행해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패널토의 진행 사진(왼쪽부터 강연정 교수, 곽은진 교수, 김주한 교수, 안경승 교수) ©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 제공

이 외에도 패널발표에는 ▲신영철 교수(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가 ‘도박중독의 치료전 접근’ ▲강연정 교수(고신대 기독교상담학)가 ‘중독의 기독교상담적 접근’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신영철 교수는 “어떤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가. 가장 오래 하는 치료가 가장 좋은 치료”라며 “치료자의 태도는 환자의 도박에 대해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 치료의 목표는 본성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연정 교수는 “중독 회복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며, 개인의 회복에의 동기가 있을 때 가능하며, 가족과 교회 등 공동체의 사랑과 관심어린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회복은 중독의 단절 및 절제를 통하여 이루어지며, 그릇된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대해 책임지고 돌아서는 것을 의미하고,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행사는 안경승 교수(아신대)를 좌장으로, 패널발표자들과 함께 한 패널토의 순서로 모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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