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동부 마니푸르 주에서 민족종교 간 폭력이 다시 급증하면서 지난 2주 동안 20명이 사망했다.
이곳에서 기독교도와 힌두교도가 파괴적인 갈등에 갇혀 2023년 5월 이후 6만 여명이 집을 떠나 피난민이 되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힌두교도인 메이테이족과 기독교도인 쿠키족 사이에서 최근 발생한 폭력 사태로 현지의 평화에 대한 희망이 산산이 조각났고, 교회는 불타고, 어린이들은 살해됐다. 보안군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갈등으로 인해 두 공동체가 분리되면서 쿠키족 기독교인 5만명이 임팔 계곡을 떠나야 했고, 쿠키족이 다수인 지역에서 1만명의 메이테이족이 집을 버려야 했다.
최근 폭력의 급증은 아삼 국경 근처의 지리밤(Jiribam)에서 촉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에서 발견된 젊은 쿠키족 여성의 살인으로 시작된 보복 살인 사건이 발생한 후였다. 기독교인 교사이자 세 자녀의 어머니가 메이테이족의 공격으로 살해되고 불에 타면서 긴장이 극적으로 고조되었고, 무장한 쿠키족과 보안군 간 치명적인 충돌로 이어져 쿠키족 10명이 사망했다.
지난 11월 16일 어린이 3명을 포함한 6명의 메이테이족이 사망한 채로 발견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는 지리밤에 있는 쿠키족 주택과 교회 여섯 곳에 불을 질렀고, 주도 임팔의 폭도들은 정부 관리들의 거주지를 불태웠다. 당국은 통금령을 내리고, 인터넷 접속을 중단하고, 학교를 폐쇄했다.
임팔의 한 고위 메이테이 교회 지도자는 글로벌 크리스천 릴리프(GCR)에 “사람들은 두려움과 긴장 속에 살고 있다. 그들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사망자 처리는 또 다른 화약고가 되었다. 보안군이 10명의 쿠키족 기독교인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추루찬드푸르로 공수했을 때, 정부가 시신을 인도하는 데 지연이 발생하면서 전례 없는 시위가 일어났다. 지난 11월 19일, 검은 옷을 입은 수백 명의 애도자들이 사망자를 추모하고 그들의 살해에 항의하기 위해 빈 관을 들고 추루찬드푸르를 행진했다.
이에 대해 위기 내내 이 지역을 떠나 있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마니푸르를 통치하는 힌두민족주의 인도인민당(BJP)이 평화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임팔의 한 저널리스트는 “마니푸르가 무정부 상태에 빠진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법과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진지한 노력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현지의 한 교회 지도자는 지역 사회에서 점점 커지는 좌절감을 표현했다. 그는 “우리는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기도해 왔고, 마음이 편안했다. 하지만 최근의 갈등으로 마니푸르에서 돌아오고 있던 평화가 산산 조각났다. 많은 사람이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통금령은 그들의 상황을 악화시켰을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