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가브리엘은 부룬디 부줌부라에서 르완다인 어머니와 프랑스인 아버지, 동생 아나와 지낸다.
그는 친구들과 바나나나무 줄기로 만든 뗏목을 타고 강을 따라 내려가거나 돌무화과나무 속에 오두막집을 짓고 놀면서 작은 모험을 벌인다.
동네를 누비며 즐겁게 지내는 가브리엘은 앞으로도 평소와 같은 삶을 꿈꾸지만 부룬디에 내전이 벌어지며 일상은 서서히 조각나기 시작한다.
소설 '나의 작은 나라'는 부룬디의 한 마을에 사는 소년이 온몸으로 세상과 부딪히며 자라나는 이야기가 담겼다.
올해 프랑스 문학상인 르노도상을 받은 저자 가엘 파유는 작품 속에 자신이 어린 시절 겪은 경험을 녹여냈다.
저자는 어린아이가 전쟁과 폭력이라는 현실을 통과하며 느끼는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우리만의 반복되는 일상처럼 변치 않길 바랐던 행복이 있었으나 결국은 곳곳으로 보내져 망명자, 난민, 이민자가 되고 말았다는 것을 세계에 외치기 위해 집필했다"고 전한다.
"아기에게 지어 주는 이름처럼 이 '편'은 태어날 때 정해지고 영원히 우리에게 따라붙었다. 후투 혹은 투치. 한쪽이냐 다른 쪽이냐였다. (중략) 전쟁은 우리가 부탁하지 않아도 언제나 알아서 우리에게 적을 찾아 준다. 중립을 유지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나는 이 역사를 지고 태어났다. 역사는 내 안에 흘렀다. 나는 거기 속했다."(163~164쪽)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