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정 해체’ 조장 방송한 공영방송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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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KBS가 동성애를 미화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다양한 가족 형태를 소개한다며 미국 동성 커플의 일상을 보여줬는데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동성애를 조장하는 방송을 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가 된 방송은 KBS1TV에서 지난 14일 밤 방영한 다큐인사이트 ‘이웃집 아이들’ 편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두 남성은 동성애 커플이고 쌍둥이 자매는 대리모를 통해 출산한 두 남성의 자녀다. KBS는 쌍둥이 자매와 두 남성을 ‘특별한 가족’이라고 소개하면서 ‘갈수록 다양해지는 가족, 우리는 어떻게 더불어 살아갈 것인가?’라는 명제를 던졌다.

방송은 동성 커플이 쌍둥이 자매를 양육하는 장면 중에 지난 3월 미국 뉴욕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에서 열린 유아 세례식 장면을 보여줬다. 유아세례의 주인공은 KBS가 ‘특별한 가족’이라 부른 동성 커플의 4살 된 쌍둥이 딸들이다.

미국 가톨릭 성당에서 동성애 커플의 자녀에 대한 세례식이 가능했던 건 지난해 로마 교황청이 동성 파트너 자녀에 대한 사제의 축복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교황청은 동성애를 죄라고 하면서도 동성애자에 대한 축복식을 허용하는 이중적인 결정을 내려 가톨릭 내부에서조차 큰 반발을 사고 있다. 그런데도 KBS는 이 장면에 “가톨릭교회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포용하겠다는 상징적인 결정이었다”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KBS가 이런 내용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방영한 건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가 점차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취지일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종교적 포용성의 문제로 끌고 간 건 다분히 의도적이란 생각이 든다. 시청자들에게 가톨릭은 동성애에 포용적인데 기독교는 배타적이라는 매우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위험성마저 있다.

KBS는 방송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가족의 형태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는 전제로 우리나라 2021년 통계를 근거로 제시했다. 즉 혼인, 혈연, 입양을 기준으로 한 ‘전통적 핵가족’은 전체 가족의 28%뿐이고, 한부모 가족, 1인 가족, 자녀가 없는 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방송에서 예시로 든 우리 사회 다양한 가족의 형태와 ‘동성애 커플’은 전혀 다른 유형이다. 한부모 가족, 1인 가족 등과 동성애 커플을 같은 선상에 올려놓았다는 거 다분히 의도적인 설정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이든 우려되는 점은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메시지의 왜곡이다. 쌍둥이 두 딸이 성장하는 데 아빠 두 사람이 역할을 분담하면 여느 가족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일까. 동성애 커플을 다양한 가족의 범주에 포함한 것이 의도적이든 아니건 간에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이슈에 접근하는 데 있어 공영방송이라면 최소한의 선을 지켰어야 했다.

아기가 부모의 사랑과 돌봄 속에 성장하는 과정은 단기간에 카메라에 잡힌 몇 장면으로 압축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무수히 많은 시간 동안 부모만이 쏟을 수 있는 사랑과 정성으로 돌봐도 그 아기가 다 건강하게 자랄 거란 보장이 없다. 흔히 우리 부모들은 다 큰딸이 말을 듣지 않으면 입버릇처럼 “너도 시집가서 네 자식 낳아보라”는 말을 한다. 그 말이 무얼 의미하는지 결혼해 아기를 출산하는 산고를 겪은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게 자식이고 부모 사이인 거다.

그런데 방송은 두 남자가 마치 역할 놀이하듯 아기를 돌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엄마로서의 존재의 의미마저 지우려 하고 있다. 부모의 역할을 기능적으로 분리해 놓고 이를 새로운 가족형태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건 자녀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는 매우 무책임한 설정이 아닐 수 없다.

방송이 나간 후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공영방송이 동성애를 권장하는 방송인가” “동성결혼을 홍보한 다큐 인사이트 사과 및 제작자 해고” “헌법의 주인인 국민에게 사과하라”는 등 항의성 글이 쏟아졌다. 이런 시청자들의 항의는 우리 사회가 아직 건강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교계는 공영방송인 KBS가 동성애를 조장하고 홍보하는 방송을 함으로써 사회적 혼란을 일으킨 것에 경고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지난 18일 발표한 논평에서 “(동성애 조장 방송물을 제작해 방영한) KBS는 방송물을 제작한 관계자들을 엄중히 문책하고, 다시는 동성애를 위한 방송물을 내보내지 말아야 한다”며 “언제 국민이 KBS에게 동성애를 지지하는 방송물을 제작하라고 수신료를 냈는가”라고 따졌다.

10.27 연합예배 이후 우리 사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대법원의 동성 파트너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등 동성애 확산의 심각성을 차츰 인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각종 미디어는 여전히 동성애를 미화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이는 10.27 연합예배 당시 거의 모든 매체가 왜 기독교인 110만 명이 도심에 모였는지 본질은 외면한 채 교통체증 유발 요인으로 보도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언론의 의도적인 진실 외면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KBS는 국민이 낸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다. 스스로 “국민의 방송 KBS 한국방송”으로 부르면서 헌법이 정한 가족제도를 부정하고 동성애를 미화하는 방송을 한 건 자기 부정이다. KBS는 공영방송이면서도 지나치게 정치 편향적 보도를 일삼는 바람에 국민 사이에서 수신료 거부운동이 일어나는 등 큰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그런데도 정신 못 차리고 가정 해체를 선동하는 방송이나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국민은 이제 수신료 거부뿐 아니라 KBS를 공영방송에서 축출하는 운동이라도 할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