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x김성호 감독, 오리지널 필름 ‘이세계소년’에 아동을 택한 이유

미니 다큐멘터리 인터뷰를 하고 있는 아이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연출하면서 아동 서사 영화를 제작했고, 그 이후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세이브더칠드런 오리지널 필름 프로젝트의 의도와 제가 생각하는 아동 서사 영화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믿음이 있었다.”라고 김성호 감독은 프로젝트 참여 계기를 전했다.

김 감독은 “영화 테마에 대한 끊임 없는 고민 끝에 ‘장애 아동의 기회를 가질 권리’를 선정했다. 취학 인원은 줄고 있지만, 특수 교육 대상자(장애아동) 수가 점점 늘어나는 현실 속에 우리 모두가 이 주제를 당연하게 고민해봤으면 한다는 생각에서 영화 〈이세계소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이 김성호 감독과 아동권리영화제 10주년을 맞아 제작한 영화 〈이세계소년〉에 발달장애 아동의 현실을 담은 이유다. 장애통합교육이 시작된 지 어느덧 17년이 흘렀으나 배려라는 이유로 교육 현장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는 사회적 배제와 차별을 경험하는 발달장애 아동의 현실을 주인공 지우의 시각에서 그렸다. 지우는 “안녕히 계세요.”라는 인사를 끝으로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들과 교실을 벗어나기 위해 집을 떠난다.

김성호 감독은 “'이세계'라는 단어는 의미상 다른 세계이기도 하며 글자 그대로 지금 이 세계를 뜻하기도 하다. 영화에는 학생, 학부모, 선생 등 다양한 등장인물이 나오는 데, 서로 다른 생각들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들의 대사와 행동을 균형 있게 보여주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끔 만들고 싶었다. 이 부분에 집중해서 감상해주면 되겠다”라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김성호 감독은 이번 영화 제작을 위해 장애통합학급 아동들과 특수교육 담임교사 인터뷰를 기반으로 시나리오를 제작하고,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촬영을 진행했다. 또한,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 곧 아동권리를 지키는 과정이 되도록 ‘아동 촬영 현장에서의 가이드라인’을 보완해 현장에 적용했다. 아동배우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학습권을 위해 야간 촬영을 최소한으로 조정했다. 가이드라인은 △아동 의견 존중하기, △아동 눈 높이에서 대화하기, △아동의 특성(역량) 고려하기, △아동에게 미리 설명하기, △아동의 쉴 권리 지키기, △아동 안전 준수, △긍정적 언어로 칭찬하기, △모든 아동을 아동으로서 대하기,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기, △아동과 어른이 함께 자랄 수 있는 환경 만들기 등을 담고 있다.

김성호 감독은 “예전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촬영할 때도 아이들과 함께했다. 당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아역 배우들의 휴식권, 수업권, 수면권이었다. 그런데 그런 환경들이 영화나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많이 지켜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에 아동 촬영 현장에서의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아동 배우들을 최대한 배려하고, 아동 배우가 가진 권리를 지켜주는 환경을 조성해 알리고 싶었다. 아동 배우들이 좋은 환경에서 보호받으며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10회 아동권리영화제에서는 영화 〈이세계소년〉의 배경이 된 장애통합반의 이야기를 담은 미니 다큐멘터리 ‘공슬찬과 다양한 어린이들’을 함께 선보인다. 다큐멘터리는 특수 교육 대상(자폐 스펙트럼) 공슬찬 아동과 비장애 아동 24명이 이야기를 담아냈다. 인터뷰에 참여한 박세현 아동(10세)은 “모든 어른에게 말하고 싶다. 처음에는 슬찬이가 뭔가 다르고 뭔가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나중에 슬찬이를 알아보면 더 좋은 장점이 많고 단점은 별로 없었다. 그러니깐 슬찬이를 어른들도 더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다큐멘터리에 참여한 초등학교 통합 학급 김명희 담임교사는 “통합 학급을 운영했을 때 그전보다 아이들이 서로 배려하는 모습들을 봤다. 왜냐하면, 학급 아이들은 그 친구를 보호하고 그 친구와 함께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배운다. 이보다 더 좋은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은 없다고 생각한다. 민주 시민으로서 알고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가 ‘함께 가는 것’이다. 함께 가는 방법을 직접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그런 곳이 통합 학급이다”라며 통학 학급 중요성에 대해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 #기독일보 #기독일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