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김학유 교수) 정암신학연구소가 주최하고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총동문회(총동문회장 안두익 목사)가 주관한 제36회 정암신학강좌가 ‘정암 박윤선의 변증과 기도’라는 주제로 5일 오후 서울 지구촌교회 사랑채플(담임 김형석 목사)에서 개최됐다.
세미나는 예배, 강좌 순으로 진행됐으며 예배는 도지원 목사(총동문회 상임부회장, 예수비전교회)의 인도로 드려졌다. 김병진 목사(총동문회 부회장, 역곡동교회)가 대표기도를 드렸으며 안두익 목사가 ‘목마름의 시대’(아모스 8:11-14)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어 김학유 교수가 축사를 전했다. 그는 “가을만 되면 설레는 강좌가 하나 있다면 바로 정암신학강좌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의 개혁신학을 가져오시고 가르치셨던 분이 박윤선 목사님이시다. 제가 학교에 다녔을 때 박 목사님께서 열정적으로 강의해주셨고 그 분의 강의를 들으며 늘 가슴이 뜨거워지고 감동이 있었다. 박 목사님은 연구도 많이 하셨고 늘 침묵하셨다. 타인의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으셨으며 타 신학교의 신학자, 다른 신학적 소견을 가진 분들에 대해서도 공격적이나 비난하지 않으셨다. 오늘 강의를 통해 우리의 다짐이 다시 한 번 새로워지고 박 목사님을 다시 한 번 가슴속에 떠올리는 복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예배는 이어 박병선 목사(합신총회장)의 축도와 이영래 목사(총동문회 총무)의 광고로 마무리됐다.
이어진 강좌에서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남송석좌교수, 조직)가 ‘성경의 무오성에 대한 정암의 이해와 ’개혁파 변증에 대한 정암의 가르침‘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이 교수는 “박윤선 목사는 정통파 개혁신학을 한국 땅에 뿌리 내리게 한 장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의 평생에 걸쳐서 성경의 무오성을 매우 강조하고 그 의미를 밝히는 일을 했다. 이 일과 더불어 그는 개혁파 변증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그의 평생 개혁파 변증을 하고 심지어 신약학 교수였다는 정암의 지위에 비춰볼 때 매우 놀랍게도 개혁파 변증학을 가르치는 일도 했다”며 “정암의 성경관은 이전의 정통신학자들의 성경관을 토대로 그대로 받아들여서 예수님과 사도들이 성경에 대해서 취해온 그 입장을 그대로 주장하는 것이다. 박 목사의 또 하나의 중요한 주장으로 변증에 있어서 개혁파적 입장에 충실한 변증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들 수 있다. 정암은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코넬리우스 벤틸 교수에게서 변증학의 가르침을 받았고 본인의 영역인 신약학 뿐만 아니라 변증학도 가르치며 항상 변증 작업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고 했다.
그는 “정암은 ’변증의 방법론‘이라는 <특별 참고> 논의 중에서 신플라톤 주의자인 플로티노스와 자유주의 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슐라이어마허의 체험주의적 논의를 ’경험주의적 변증 방법‘이라고 부르면서 논박하고 윌리엄 제임스의 실용주의에 근거한 논의를 ’실용주의적 변증 방법‘이라고 부르면서 ’실용주의에 근거한 논의를 ‘실용주의적 변증 방법’이라고 부르면서 ‘실용주의는 신학적 진리의 식별에 있어서 주관주의적’이고 ‘우연주의적’이라는 논거에서 거부했다. 또한, 계속해서 증거를 제시하는 증험주의, 증거주의 또는 스프롤 등의 이른바 ‘고전적 변증’ 방법에 대해 ‘제시하는 사실들의 객관성과 공적인 성격 때문에 유익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미 믿는 신자들에게는 신앙상 유익을 주지만 불신자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다’는 명확한 사실을 지적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정암은 코넬리우스 벤틸 교수가 정식화하여 제시한 전체주의적 변증 방법을 진술하고 이것만이 유일하게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변증 방법이 된다고 강조했다. 정암은 벤틸과 함께 불신자가 억누르고 있는 그 안에 있는 신의식이 접촉점이 될 수 있으나 실제로는 불신자가 신의식을 불의로 억누르고 있으므로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의 역사로만 효과를 낸다’고 했다. 그러므로 진정 효과를 낼 수 있는 변증 방식은 결국 기독교 신학 전체를 전제하는 변증 방법이 된다. 최소 한도로 말해도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과 그 하나님의 계시를 전제하고서 변증하는 것이다. 이를 ‘전제주의 변증 방법’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어 “전제주의 변증 방법은 무엇보다 먼저 신자의 불신자의 반립을 드러내면서 각자의 입장을 철저히 하여 나타나는 종국을 보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서 불신자의 자율주의적 관점과 그와 반립되는 신자의 관점을 계속하여 대조하여 보여주는 것이 전제주의 변증 방법의 첫째 일이 된다. 그 과정에서 적어도 기독교의 입장이 손상되지 않은 형태로 전해져서 순수한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전제주의 변증의 1차 목표다. 그런데 복음 기독교의 체제를 제시받고 성령님의 역사에 의해서 믿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고 했다.
이 교수는 “성령의 감화로 말미암아 성경적 진리를 받아들여서 믿음 안으로 들어온 자는 성경의 말씀이 모두 합리적인 맥락으로 서로 통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이때 사용하는 ‘합리적’이라는 말은 그가 이전에 사용하던 합리적이라는 말과는 다른 의미에서 사용하는 것임을 유념해야 한다. 불신자가 말하는 ‘합리적’이라는 말과 중생한 신자가 말하는 ‘합리적’이라는 말은 서로 다른 의미의 말이다. 불신자는 복음과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 ‘합리적’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그 모든 것이 어리석고 지혜롭지 못한 것으로 보며 비합리저긴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대로 참신자는 하나님이 생각하시는 것이 최고로 합리적인 것이라고 한다. 벤틸 교수는 이와 같은 전제주의 변증을 지속적으로 제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1929년 웨스트민스터 신학교가 세워진 이후 한국 장로교회의 정통주의적인 대부분의 사람들이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의 직, 간접적 관계를 가지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신학교가 세워질 때 벤틸 교수는 가장 어린 교수였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웨스트민스터 신학교는 점차 벤틸 교수의 특성을 학교의 큰 특성으로 가지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벤틸의 전제주의 변증을 가장 잘 드러내며 실제로 시도한 사람은 정암 박윤선 목사다. 그는 벤틸이 말하려는 바를 정확히 이해했고 실제로 한국 상황에서 벤틸과 같은 방식으로 변증했다”고 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전반적으로 우리가 사는 시대는 고전적 변증 방법이 다시 주도적인 세상이 되었다. 코넬리우스 벤틸 교수의 평생 작업과 그를 따라서 작업한 정암의 노력이 무색할 정도다. 이런 시대에 정암은 정확무오한 성경을 전제하면서 하는 전제주의 변증을 가르치기 원하셨고 다시 그런 입장이 굳건히 드러나길 바라실 것이다. 다시 한 번 정암이 강조하고 실천하려고 하셨던 전제주의적 변증이 이 땅에서 굳건히 뿌리 내릴 수 있기를, 그리하여 있게 될 전제주의 변증의 르네상스를 소망한다”고 했다.
이어 박바울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가 ’정암 박윤선의 간증: 칼 바르트 비판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박 교수는 “박윤선 목사는 한국교회 역사에서 거인 중 한 사람이다. 현재 한국교회에 속한 우리는 이 거인의 어깨 위에 서있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박윤선 목사는 자신의 신앙의 길을 우리보다 먼저 걸어간 선배 그 이상으로 간주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박윤선 목사의 칼 바르트 신학 비판을 피상적으로 관찰하면 전제적이라기보다는 단순한 비교 방법으로 나타나는 것 같지만 보다 면밀히 분석하면 박윤선 박사의 바르트 신학 비판이 본질적으로 전제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명료하면서도 단순한 문제는 그의 변증 방법론을 드러내지 않고 감추는 듯하지만, 실제로 박윤선 목사는 개혁주의 전제적 변증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바르트의 신론에 대한 정암의 비판에서 비평의 초점은 바르트가 그의 계시에서 하나님을 자유하신 분으로 규정하는 것을 강조한다. 정암은 이러한 바라트의 신론을 위심양설의 한 형태로 해석한다. 그는 바르트의 주장이 성경에서 증명된 것과 대조되는 방식으로 그 오류를 설명한다. 정암은 성경이 활동적 주장보다는 상태적 개념으로 하나님을 계시한다고 간단히 말한다. 정암은 바르트가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불변하며 유동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며 성경의 명확한 가르침에서 어긋난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바르트는 하나님의 절대적 본질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하나님이 모든 존재와 실존을 초월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며 나아가 하나님은 만물과의 관계에서 어떤 의미에서도 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인용한다. 이에 정암은 하나님은 현세 세계를 초월하는 동시에 현세 세계와의 내재하신다고 말한다. 다만 정암은 하나님은 스스로 존재의 원인이고 모든 피조물은 하나님께 의존하며 하나님은 모든 생명과 빛과 사랑과 축복의 유일한 궁극적 원천이라는 바빙크의 말을 사용하여 바르트에 대한 그의 비판을 뒷받침한다”고 했다.
이어 “바르트의 기독론에 대한 비판에서 박윤선 목사는 바르트의 기독론이 여러점에서 정통적이지도 개혁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적어도 세 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 세 가지는 그리스도의 신성, 그리스도의 무죄성 그리고 그리스도의 부활에 관한 것이다”며 “정암은 바르트의 그리스도의 무죄와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개념을 비판할 때 각각 바빙크의 진술과 성경을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정암은 로마서 주석과 교회 교의학에서 모두 바르트가 그리스드의 죄 없음을 부인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정암은 그리스도의 죄 없으심에 대한 바르트의 이해는 그것이 그의 존재 상태의 일부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비판의 본질은 그리스도가 누구인지, 즉 그가 취하는 본성과 관련된 그리스도의 인격에 관한 것이다”고 했다.
박 교수는 “바르트는 인간이 하나님-사람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과 관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죄를 포함한 모든 인간의 존재와 경험을 그리스도의 인성에 전제한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신성의 본질에 관한 전제의 차이이다. 또 하나의 구체적인 전제 차이는 바르트에 따르면 정통 개혁주의 견해와 달리 죄는 오직 인간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해서만 보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며 “정암은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바르트의 개념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는 바르트가 한 시점에서 부활의 몸과 그 몸이 참된 몸이라는 것을 올바르게 긍정하면서도 변증법적으로 부활이 역사적 실재가 아니라고 말한 것을 지적한다. 부활 이야기가 인간의 시간 영역에서 형성된 ‘Geschichte(역사)’ 사건이라는 바르트의 주장에 대한 정암의 논거는 두 가지 오류로 드러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첫째, 정암은 바르트처럼 부활에 대한 증거의 확실성을 그리스도 사건, 즉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에 두지 않고 성경에 두고 있다. 둘째, 예수님이 부활하신 몸으로 참여하신 역사적, 일상적 활동을 설명하는 구절들이다. 이 두 가지 주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정통 개혁주의의 입장을 적절하게 보여준다”며 “박윤선 박사는 성령 교리라는 주제에 있어서 바르트가 정통 신학에 부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모호한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믿음 안에서 성령의 역사에 대한 바르트의 개념과 관련하여 정암은 다소 약한 비판을 제시한다. 정암은 바르트는 신앙의 행위에 대해 인간의 주체성을 주장함으로써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박윤선 박사는 그의 저서 <성경신학>에서 바르트의 창조 교리에 대한 간략한 비판을 제시한다. 전체 변증법의 관점에서 볼 때 창조 교리는 하나님 교리와 함께 상호 연관적으로 중요하다. 지존하시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전제할 때, 전제적 변증학자는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에 본질적인 구별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며 “바르트의 창조 교리에 대한 정암의 비판은 하나님의 창조 기록의 역사성을 부정하고 창조가 어떤 의미에서도 계시로 전제될 수 없으며 하나님에 대한 참된 지식을 드러내지 못한다고 말하는 바르트의 오류를 지적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박윤선 박사는 평생에 걸쳐 바르트의 신학을 일관되게 비판하고 많은 저술로 남겼다. 바르트와의 교감이라는 측면에서 더 많은 내용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박윤선 박사가 제공하는 내용은 결코 적지 않다. 특히, 정암의 정통 개혁주의 신학 정통을 계승하는 입장에서 그의 신학적 쟁점과 함의는 학문적으로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에도 여전히 큰 관심사이다”고 했다.
끝으로 박 교수는 “본 연구에서는 바르트의 신론, 기독론, 성령론, 창조론에 대한 박윤선 박사의 비판을 관찰했다. 이러한 관찰을 바탕으로 정암의 비판에 일관되고 단순하게 나타나는 대략적인 방법론을 정립했다. 이 방법론은 바르트를 개혁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데 있어 훌룡한 출발점이 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작업을 할 수 있게 만든다”며 “정암이 바랐던 것처럼 이제 한국교회의 현 세대는 그의 어깨를 디딤돌로 이어받아 바르트의 신학적 오류이드 다른 신학적 오류이든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복음의 진리를 전진시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세미나는 이어 정창균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전 총장, 설교학)가 ‘어록으로 본 정암 박윤선의 기도론과 실천’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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