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청소년 양육은 교회의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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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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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하우스아카데미, 25일 제9회 심포지엄 개최
바이어하우스아카데미 제9회 심포지엄 참석자 단체 사진. ©바이어하우스아카데미 제공

바이어하우스 아카데미(회장 이동주 박사)가 25일 서울 용산구 소재 대한기독교여자절제연합회관에서 ‘탈북 청년·청소년 선교 훈련의 비전’이라는 제목으로 제9회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개회예배에서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삼상 16:6~13)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한 권 바나바 선교사(예심교회)는 “성경에서 다윗만큼 파란만장한 인생에서 에배와 기도, 회개와 경외함이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없다”며 “다윗은 철저히 삶 속에서 승리하는 예배자요, 성령이 충만한 사람”이라고 했다.

아울러 “주님은 다윗을 날마다 강성케 하심으로 열왕 중에 가장 위대한 왕으로, 통일왕국을 이루고,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잇는 인물로 세움을 받게 된다”며 “하나님은 여러분들을 탈북민 청소년과 청년들의 부르심과 감당할 사명을 깨우고, 분명한 정체성을 회복하여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를 다윗의 삶을 통해 배우게 하신다. 통일세대를 잘 양육하여 ‘한라에서 백두로 백두에서 예루살렘까지’ 복음통일과 선교한국에 쓰임 받는 모두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진 발표회에서는 △김권능 목사(인천한나라은혜교회 담임,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직전회장)가 ‘북한선교에서 탈북민 다음세대 역할의 중요성’ △이무열 목사(김포예수마음교회 담임, (재)마중물·우리두리하나센터 대표)가 ‘탈북민 자녀 교육정책 현황과 방향’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청소년 통일교육 실태… “통일 불필요, 북한은 경계 대상”

김권능 목사는 “성경에 70년 바벨론 유수를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성전을 세우고 성벽을 세운 세대는 어려서 포로로 끌려온 세대와 바벨론에서 태어난 세대들이었다”며 “그들은 성벽과 성전을 회복할 70년의 약속을 믿고 기다리며 헌신한 사람들이었다. 때가 되었을 때, 그들은 모두가 올라가 예루살렘의 무너진 성벽을 보수하고, 성전을 세웠다. 반면에 신앙의 1세대들이 떠나고 다음세대가 하나님을 모르는 다른 세대가 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도 사사기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했다.

이어 “다음세대를 어떻게 세워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현재 한국교회의 현실적인 고민이다. 북한·통일문제에서도 같은 어려움이 있다. 청소년들의 통일교육 실태조사에 의하면 ‘통일이 필요한가?’ 질문에 49.8%로, 인식조사 이래 통일이 불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왔다”며 “뿐만 아니라 북한은 경계 대상이라고 답한 학생들과 적대 대상이라고 답한 학생이 68%에 이른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북한선교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세대의 신앙교육과 동시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신 시대적 사명에 대한 교육이 동시에 진행되어야만 진정으로 다음세대 교육이 바르게 이루어질 것”이라며 “그 중에서 이 시대의 아픔과 상처를 그대로 경험하거나 간접 경험한 탈북청소년, 제3국 출생 자녀, 한국 출생 탈북민 자녀들을 품고 그들과 함께 복음통일을 경험하고 살아보고 꿈꾸는 것이 특별히 중요하다”고 했다.

◇ 탈북민 다음세대

김 목사는 “탈북민 다음세대를 탈북민 부모님을 따라서 탈북한 청소년, 중국이나 제3국에서 그 나라의 아빠, 혹은 엄마에게서 태어난 2세들, 그리고 대한민국에 입국한 탈북민들이 낳은 자녀들을 탈북민 다음세대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24년 6월까지 집계된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남한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은 34,183명이다. 그중 여성들이 72.1 퍼센트다. 현재 중국에 남아있는 이들 대부분이 여성들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여성들이 더 많이 입국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리고 탈북이 북한에서 최근에 탈북 하는 이들보다는 중국에서 오랫동안 숨어서 살다가 대한민국으로 입국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탈북민 다음 세대에는 제3국 출생의 자녀들이 북한에서 부모님을 따라 탈북하는 청소년들에 비해 훨씬 많아졌다”고 했다.

또 “현재 대한민국에 여러 대안학교의 학생들은 대부분이 제3국출생 탈북민 자녀들”이라며 “한국 출생의 탈북민 자녀들도 대안학교에 다니는 숫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북한에서 부모를 따라 탈북하는 청소년, 혹은 홀로 탈북하는 청소년들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제3국 출생 북한이탈주민 자녀들과 남한출생 북한이탈주민 자녀들의 수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현재 남한의 북한이탈주민지원법은 북한을 이탈한 사람들을 보호 대상으로 한다. 제3국 출생 북한이탈주민의 자녀들은 제외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역차별을 경험하고 있다”며 “그래서 북한이탈주민 엄마를 따라서 한국에 입국했지만 대학진학이 어렵고, 언어를 비롯해서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하는 어려움과 새로운 가정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문제들로 결국은 중국으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리고 “남한출생 북한이탈주민 자녀들의 상황도 낙관적이지는 않다. 먼저 북한이탈주민 부모의 남한의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과 자녀들의 학업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며, 학교에서 부모님들이 모이는 시간에 참여하기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며 “결국 부모들의 제대로 된 돌봄과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다가 대안학교로 오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북한출생 탈북민 청소년들이나,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북한이탈주민 자녀들은 북한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성장한다”며 “이들이 건강하게 잘 성장하고 특히 북한에 비전을 품고 성장해 나간다면 그들은 북한선교의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일꾼들이 되며, 통일을 이끌어갈 사명자로 세워질 것”이라고 했다.

◇ “분단의 상처 지닌 자녀들, 북한선교의 귀한 일꾼으로 키워야”

김권능 목사는 “어떻게 바벨론 포로 70년이 흐른 뒤 바벨론에서 태어난 이들과 어려서 바벨론 포로로 끌려 온 사람들은 한 마음이 되어 예루살렘으로 올라 갈 수 있었는가”라며 “여기에 대한 답은 시편 126편 5~6절에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분단 80년(1945~2024)이 되면서 북한은 점차 적대 대상이 되고, 통일에 관한 관심과 태도는 식어간다. 이런 시대에 분단을 아픔으로 새긴 사람들이 바로 탈북민 청소년, 제3국 출생 자녀들, 한국 출생 탈북민 자녀들”이라며 “이들은 현재 이 시대의 ‘문제아’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부르심의 ‘흔적’이다. 이들을 북한선교에 귀한 일꾼들로 잘 키우는 것이 오늘날 교회의 책임이고 사명”이라고 했다.

이어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가 있어야 비로소 기쁨으로 거두는 날이 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귀한 역할을 해왔다”며 “중국에 선교사들을 파송하여 탈북민 청소년들을 양육했으며, 그들을 대한민국에 데리고 오고, 그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세우고, 교회들마다 그들을 일꾼들로 세우기 위해 많은 일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탈북민 청소년 입국은 줄어들지만 제3국 출생 자녀들과 남한 출생 자녀들이 다닐 수 있는 대안학교를 더 잘 세우고, 교회들에서 적응과 정착을 넘어 부르심을 찾는 교육과 훈련 그리고 관계를 형성해주며, 제 유형의 자녀들이 함께 하는 장을 만들어 앞으로 빛의 연대를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안학교들 사이의 연대와 좋은 콘텐츠 공유, 대안학교의 정검과 구조조정을 통한 선순환이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탈북민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모범적인 가정이 생긴다. 탈북민 교회들이 모범이 되어 ‘아버지 상실’의 시대에서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운동이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북한기독교총연합회나 북한사역자협의회를 비롯한 북한선교 단체나 기구들 간의 연합과 연계를 통한 사역의 효율성, 건전성을 잘 이어가도록 해야 한다”며 “그래서 느헤미야, 에스라와 같은 리더들과 고향으로 헌신하여 돌아간 일꾼들을 잘 키워내면 언젠가 기쁨으로 하나님이 하신 일을 보는 날이 있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탈북민 자녀들의 교육 환경과 문제점, 개선 방향에 대해

이어 두 번째로 발제한 이무열 목사는 탈북민 자녀들의 교육 환경과 문제점,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이 목사는 북한과 중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남한에서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공산주의 사회구조와 계획경제 체제는 주민들에게 학업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지 못하며, 이에 따라 북한에서 교육받은 이들이 남한 사회의 교육 수준에 적응하기 어렵다”며 “탈북민 자녀들 또한 부모의 제한된 교육적 경험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학업에서 도전을 겪고 있다. 이들은 남한 학생들과 동일한 교육 환경에 놓여 있지만, 정서적·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실질적 평등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고 했다.

이어 “탈북민 자녀들의 학업 적응을 위해 정부와 민간의 질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며 “단순한 교육 지원이 아닌 정서적 안정과 멘토링 체계를 통해 학생들이 도전정신과 비전을 품도록 도와야 한다. 특히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들은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들을 위한 세심한 정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교육정책 방향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첫째, 탈북민 자녀들의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정책 마련이 중요하다”며 “이들이 한국 사회의 이질적인 문화와 환경에 무기력해지지 않도록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둘째로 정서적 안정이 뒷받침된 후에는 체계적인 학업 지원과 지적 자극을 제공해 이들이 자발적으로 학습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역 센터를 활용한 맞춤형 지원과 예산 투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탈북민의 증가 추세도 지적했다. 이 목사는 “최근 북한의 정치적 상황과 사회 변화로 인해 20~30대 탈북민의 비율이 늘고 있으며, 제3국 출생 자녀들의 입국도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에 따라 영·유아와 초등학생 자녀를 위한 방과 후 돌봄 및 야간 보호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사회적·정서적·경제적·지적·영적 가난 문제를 지적하며 “탈북민 자녀들이 이 총체적 가난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물질적 가난뿐 아니라 정서적 불안정, 신체적 건강 문제, 지적 결핍, 영적 타락 등이 있다. 교육을 통해 이들이 진정한 부요함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끝으로 “탈북민과 그 자녀들이 자유와 기회를 찾아 대한민국에 왔지만, 꿈을 찾고 길을 찾기엔 여전히 어려운 여정이 남아 있다”며 “이들을 돕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행사는 유혜란 박사(새중앙교회 북한선교회 담당목사)의 ‘NKST 시네마 테라피를 통한 탈북인 사역자 훈련’이라는 주제의 발제를 끝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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