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9일 한국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국내 최초로 사법기관이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부족을 인정한 것이자, 아시아 최초의 기후소송 승소이다. 헌재는 2026년 2월까지 관련 법을 개정하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이제는 기후위기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 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의 지구기후팬클럽 어셈블은 글로벌 뷰티 브랜드 더바디샵과 함께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여간 중·고등학교 환경 과목 필수화 법안 발의를 촉구하기 위한 서명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24일(목) 밝혔다. 총 7만 2,942명이 서명에 참여했으며, 모인 서명은 이달 2일(수) 22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에게 전달됐다.
유엔아동권리위원 일반논평 제26호는 ‘아동이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환경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했으며, 우리나라도 ‘환경교육 활성화와 지원을 위한 법률’에 따라 초·중학교에서의 환경교육이 의무화되었다. 하지만 '교육부 초·중·고 환경 과목 개설 진행 현황'에 따르면, 현재 중·고등학교 5,823곳 중 중학교는 단 7.9%, 고등학교 31.7%만이 환경 과목을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셈블로 활동하는 김민재(18세) 아동은 “환경교육은 아동·청소년들이 스스로 살아갈 터전을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미래 세대인 아동이 지구를 위해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환경 과목 개설과 환경교육 필수화를 위한 법제화에 힘써 주시길 기대한다”고 했다.
서명을 전달받은 김소희 의원은 “청소년들이 기후위기 당사자로서 문제의식이 높은 만큼 이에 걸맞은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치원, 초·중·고교, 대학 등 전 교육 과정에서 대상별, 시기별로 적합한 기후환경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중·고교 교육 의무화를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 참여형 모임인 어셈블은 지난 2월 더바디샵과 ‘지구를 위한 목소리’ 협약을 맺고 스쿨어택 프로젝트 ‘어셈블이 간다’를 진행했다. 어셈블 운영진 아동들이 지난 3월 서울 을지중학교와 9월 전주 전주고등학교 포함 전국 5개 학교들을 방문해 기후위기 문제에 아동이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 및 중고교 환경 교육 의무화 필요성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전하고, 퀴즈 이벤트를 진행했다.
아울러 지난해 4월 지구의 날을 맞아 공식 출범한 어셈블은 매달 기후위기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기후위기 대응 강연이나 퍼포먼스, 페스티벌, 줍깅 등 시민들과 함께 기후행동 실천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 2022년에는 COP27을 앞두고 기후위기 입장문을 전하고, 국제적 논의 과정에 아동·청소년의 목소리가 담길 수 있도록 촉구한 바 있다. 올 7월에는 ‘국회로 가는 미래세대 기후 회담’을 전국 4개 권역에서 열어 기후위기에 대한 아동의 의견을 모으고, 기후위기 신문 ‘어셈블 타임즈’를 제작하는 등 지구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