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동굴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히브리어 서적 공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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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아프가니스탄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유대교 서적 중 하나가 워싱턴 D.C.에 위치한 성경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라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이 서적에는 구약성서 본문을 기반으로 한 기도문과 시가 포함되어 있으며 다양하고 수용적인 문화를 보여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연구자들은 ‘아프가니스탄 전례 성가’(Afghan Liturgical Quire)라고 알려진 이 서적을 약 1천3백년 전의 것으로 추정한다. 고대 실크로드 무역로의 유물인 이 서적은 5인치x5인치 크기이며 기도문, 시, 유월절 세데르에서 낭송되는 텍스트인 하가다의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버전이 포함되어 있다.

최근 성경 박물관은 ‘신성한 말씀: 가장 오래된 히브리어 서적을 공개하다’라는 제목의 새로운 전시를 개막했다. 지난 9월 24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한 이 전시회는 2025년 1월까지 진행된다. 이 서적은 성경 박물관 다음으로 뉴욕의 유대교 신학 대학 도서관에서 전시된다.

이 책의 기도문과 시는 히브리어 성경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에 따르면, 이 책은 오늘날 아프가니스탄으로 알려진 바미얀 계곡을 통치했던 불교도들 사이에서 소수 민족으로 살았던 유대인 공동체에서 제작했다.

박물관의 새로운 전시에 소개된 책에 대한 주장은 연구진의 연구에 따른 것이며, 연구 결과는 4월 네덜란드 출판사인 브릴(Brill)에서 출판될 예정이다.

성경 박물관의 히브리어 사본 부큐레이터이자 새로운 전시의 큐레이터인 허셜 헤플러는 CP에 “많은 서구 세계와 미디어가 아프가니스탄의 진정한 문화를 오해하고 있다”면서 “2021년에 집권한 탈레반과 같은 극단주의 집단이 이 나라의 ‘심장’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헤플러에 따르면 수천 년 동안 기독교인, 유대인, 무슬림은 아프가니스탄을 안전하게 이동했다. 아프가니스탄인들의 친절과 환대는 실크로드로 거슬러 올라가며, 현대 아프가니스탄은 실크로드의 주요 도로였다.

헤플러는 “언론에서 아프가니스탄을 끊임없는 전쟁과 혼란의 장소로 묘사하고 있지만 현지인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친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 방문자들이 아프가니스탄의 문화를 더 잘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저는 그러한 변화와 이해 과정을 거쳤고, 이 전시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아프가니스탄의 다양한 역사에 대한 관점이 넓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 전시회의 큐레이터는 8년 동안 아프간 전례 성가를 조사했다. 전시회를 준비하는 데 2년이 더 걸렸다고 한다. 이 서적의 발견은 하자라족 남성이 동굴에서 발견한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자라족은 아프가니스탄의 소수 민족이며, 2001년까지 이 책을 보호했다.

2013년, 하비라비 체인을 소유하고 성경박물관을 설립하는데 도움을 준 그린 가문이 이스라엘 딜러로부터 이 책을 구매한 후 소유하게 되었다. 하비라비 소유주는 책의 내용을 알지 못한 채 2015년 박물관에 기증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박물관은 아프가니스탄 유대인 재단과 미국 세파르디 연방을 포함한 아프가니스탄 유대인을 대표하는 다양한 기관과 함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헤플러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의 이전 정부에 속한 공무원도 이 프로젝트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