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의 교회는 어떠한 공동체였나?

목회·신학
학회
장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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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제7차 국내학술대회 개최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제7차 국내학술대회 단체 사진.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제공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회장 김현광)가 5일 서울 성북구 소재 성복중앙교회(담임 길성운 목사)에서 ‘신약의 교회, 어떠한 공동체인가?’라는 주제로 제7차 국내학술대회를 개최했다.

◆ ‘이제는 너희도’(고후 6:1~7:1)라는 메시지에 관해

먼저, ‘이제는 너희도: 고린도 교회를 향한 바울의 메시지’라는 주제로 발제한 박형대 박사(총신신대원, 본 학회 부회장)는 “친한 사이가 되면 지난 얘기, 앞으로의 계획뿐 아니라 권면도 하게 된다”며 “또한 간섭이 많아지는데 그것이 친하다는 증거이다. 고린도 교회 교인들을 향한 바울의 마음이 그렇다”고 했다.

이어 “고린도와 아가야 성도들이 이제 동역자가 되었다. 그들도 새 언약의 일꾼이 되었다. 해 아래 새것이 없는데 그들은 하늘 위의 새 백성이 되었다”며 “이제는 육신을 위해 사는 자가 아니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사는 자들이 되었다. 정체성, 삶의 이유와 목표가 달라졌다. 그러면 수단도 달라져야 한다. 마음도 삶도 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박사는 “고린도후서 6장 1절에서 ‘하나님과’는 작은 글씨로 되어 있다. 원문에 없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번역자가 추가한 표현이다. 그런데 추가하지 않는 게 좋을 뻔했다. 바울 사도는 ‘우리와 너희가 함께 일하니 권하기도 하련다’라고 말한다”며 “우리가 남이 아닌 동역자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으면 열매를 맺어야 한다. 헛것으로 받으면 안 된다. 은혜를 받았으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말”이라고 했다.

이어 “이사야서 종의 노래 두 번째에 나오는 노랫말을 인용한다. ‘은혜의 때에 내가 네게 대답했다. 구원의 날에 내가 너를 도왔다. 내가 너를 보호하여 내가 너를 백성의 언약으로 주겠다. 땅을 세우고 피폐한 기업을 기업으로 주겠다’하신 노랫말”이라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길이 완성되었으니 이사야서 49장 8절의 때라는 말씀이다. 노력해도 안되는 시대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되는 시대라는 말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 백성의 불순종으로 약속의 땅이 피폐해졌지만 여호와 종의 사역으로 약속의 땅이 기업으로 받을 만한 땅이 되는 것처럼 고린도와 아가야 성도들의 사역으로 피폐한 세상 사람들이 하나님의 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고린도후서 6장 2절 후반부는 ‘지금은 은혜받기 좋은 때’라는 사도 바울의 맞장구이며, 6장 4절 후반부부터 7절 전반부까지는 열여덟 가지 모습을 제시한다”며 “6장 7절 후반부부터 8절 앞 부분까지는 세 가지 수단, 6장 8절 후반부부터 10절까지는 일곱 가지 상반되는 정체성을 제시한다”고 했다.

이어 “6장 11절에 ‘입이 열렸다’는 말은 할 말을 다했고, 그뿐 아니라 무엇이든 받아줄 마음도 열려 있음을 말한다”며 “막힌 곳은 고린도 교회 성도 쪽이다. 그래서 마음을 넓혀 달라고, 제안을 받아달라고 말한다. 무슨 제안인가? 6장 1절의 제안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라는 제안”이라고 덧붙였다.

박 박사는 “바울이 자신을 변호하고 있는 게 아니다. 내 모습이 너희가 가질 모습이고 내가 사용하는 방법이 너희가 사용할 방법이고 내가 가진 정체성이 너희의 정체성임을 말한다”며 “이제 우리는 하나님의 성전 된 동역자이다. 함께 멍에를 메고 기업도 함께 나눌 동역자이다. 깨끗함을 유지해야 함을 말한다. 7장 1절의 마지막 표현은 ‘하자’이다. 청유형이다. ‘우리 같이 하자, 같이 가자’라고 말한다”고 했다.

아울러 “바울 사도는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성도의 삶, 거룩한 자의 삶, 깨끗한 성전의 삶으로 초대한다”며 “무명한 것 같지만 유명한 삶, 죽은 것 같으나 살아 있는 삶, 빡빡한듯하지만 무너지지 않는 사람, 근심하는 듯하나 늘 기뻐하는 사람,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는 삶, 아무것도 없는 것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의 삶이다. 우리에게도 그 초대장이 와 있다”고 했다.

◆ 에베소서에 드러난 교회 공동체의 특징

이어 두 번째로 ‘바울은 에베소의 에클레시아를 어떻게 묘사하는가?-에베소서에 나타난 에클레시아와 그리스도인 공동체 정체성 연구’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두석 교수(광신대 신약학)는 “에베소서에 드러나는 교회 공동체의 특징은 첫째, 사회정체성이론의 인지적 요소를 고찰할 때, 바울은 에클레시아라는 단어를 에베소서에서 사용할 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모든 시민의 집합이라는 의미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에베소에서 에클레시아는 정치적이며 법정적인 성격을 가진 정기적 민회의 형태를 의미하는데, 바울 역시 에클레시아라는 단어를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받은 자들의 전체 모임으로 집단적 용어로 사용한다”며 “이것은 성도들의 총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리스도를 통해 새롭게 형성되는 하나님의 나라 백성의 민회라는 개념을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둘째로, 사회정체성이론의 평가적 요소와 감정 행위적 요소를 고려할 때 바울은 에베소의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다른 집단과 분명한 차별성을 보이고 있음을 설명한다”며 “특히 바울의 언어는 매우 정치적인 용어와 표현들을 사용하여 동시대 사회의 다른 집단들과 분리되는 특징을 기술한다”고 했다.

아울러 “바울은 에베소 교회의 성도들에게 지역과 민족을 초월한 새로운 형태의 나라와 백성 시민으로서의 교회를 이야기한다”며 “에베소에서 발견할 수 있는 교회는 하나님의 백성의 총합이며, 이 땅의 나라와 사회 집단과는 분명한 차별성을 드러내며 그리스도를 주와 왕으로 모시는 나라다. 새로운 왕을 모시고 새로운 나라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자들은 이 땅의 나라에 속한 다른 공동체와 분명한 차이를 드러내야 한다”고 했다.

◆ 1세기 로마 그리스도 그룹, 다양한 교회의 표현 지녀

다음 세 번째로 ‘로마의 그리스도 그룹들’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정성국 교수(아신대 신약학)는 “1세기 로마의 그리스도 그룹들은 쉬나고게, 조합, 민회, 학교라는 당시 다양한 문화적 현상들과 일면 유사성을 보여주지만 무엇이 그리스도 그룹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주었는가의 질문에 대답하기란 쉽지 않다”며 “한편 이들과의 비교 속에서 확인되는 것은 1세기 로마의 그리스도 그룹들이 매우 다양하고 창의적인 형태의 교회의 표현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한국에도 더욱 다양한 교회의 표현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정 교수는 “로마의 그리스도 그룹 연구를 통해 발견한 것은 네 가지 교회론적 통찰”이라며 ▲‘그리스도 안에’라는 새로운 소속감 ▲오이코스의 공간과 예전이 형성하는 그리스도인들의 기질과 성 ▲시민 사회 속 저항과 선행 사이의 균형 감각 ▲에끌레시아의 네트워크를 통한 하나님의 선교 등을 설명했다.

아울러 “1세기 교회들은 우리에게 한국의 그리스도인 중에는 왜 교회 멤버쉽을 자랑스러워하지 않는 이들이 많은지를 질문한다. 예배당에서 일상의 공간으로 강단에 선 설교자에게서 상인과 기술 노동자, 선원과 하역 인부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로 그 무게 중심이 옮겨가야 한다는 도전을 우리에게 던져준다”며 “저항하면서도 세상의 공익을 구하는 신적 공동체가 되라고 도전한다”며 “한국교회라는 숲 전체에 관심을 가지고 큰 나무와 작은 나무들이 모두 건강하게 자라는 생태계 복원을 명령한다”고 했다.

발제 이후엔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패널토의는 김현광 회장(한국성서대)의 사회로, 길성운 목사, 최승락 박사(고신신대원 전 회장)를 비롯해서 발표자들이 패널로 참여했다. 행사는 최승락 박사의 폐회기도로 모두 마쳤다.

한편, 앞서 발제에선 조재천 박사(전주대)가 ‘초기 기독교가 예루살렘 교회에 빚지고 있는 것-역사, 신학, 사역의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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