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시술(1)-사춘기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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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이 본 젠더(19)
민성길 명예교수

성전환을 한답시고, 정상적인 성 호르몬의 작용을 훼방하는 것이나 성기를 수술하는 것은, 자연을 위배하는 것이며,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거역하는 것이다. 그 결과 반드시 합병증이나 후유증, 즉 질병이 생긴다. 물론 성도 바뀌지 않는다. 애초 성전환(transsexual)이라는 말이나 성재지정(sex reassignment)이라 말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심지어 전문가들까지, 왜곡된 젠더이데올로기의 논리에 따라, 그런 왜곡된 행동을 서슴치 않고 있다. 소위 전문가들이 판단 능력이 미숙한 소아와 청소년들에게 젠더불쾌증에 대해 “너희들의 몸과 생물학적 섹스에 무언가 잘못이 있다”고 확인해 주고, 이를 해결해 주는 ”치료“라고 하면서 성전환 시술을 권하고 있다. 그리하여 ”트랜스젠더의학“은 급속히 성장하는 새로운 의학분야가 되고 있다. 트랜스젠더 사람들은 물론 의사들, 약사들, 상담가들 그리고 거대 제약회사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전 칼럼에서 젠더불쾌증, 즉 트랜스젠더나 젠더퀴어 사람들에 대한 ”확인치료“(affirmation treatment)의 명칭들을 소개한 바 있는데, 여기서는 성호르몬 관련 시술 중, 우선 ”사춘기 차단“(puberty blocking)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사춘기 차단은 사춘기 이전 즉 대개 9-10세 전후부터, 젠더불쾌증을 가진 소아에게 사춘기 차단제를 투여함으로 사춘기 변화를 차단하는 것이다. 사춘기 차단제란 성선 자극 호르몬 방출 호르몬 작용제(gonadotropin releasing hormone agonists. GnRH agonists)를 말한다.

이 물질들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같은 성호르몬의 자연적 생산을 차단한다. 원래 이 약물들은 성인의 생식장애나 호르몬에 예민한 암의 치료 그리고 어린이의 성조숙증을 치료하던 것으로, 이제 사춘기에 들어가기전의 젠더불쾌증 어린이에 사용하는 것이다.

이 약물들은 사춘기적 변화, 즉 이차 성징이 나타나지 않도록 차단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일단 몸에 대한 젠더불쾌증을 감소시키고, 시간을 벌어줌으로, 긴 청소년기 동안, 자신의 젠더정체성을 ”탐구“(explore)하게 하고, 장차 성인이 된 후 여전히 트랜스젠더로 살 것인지, 시스젠더로 돌아올 것인지 그때 결정하도록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사춘기 차단결과는 성인이 되어도 몸은 어린이 상태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소년의 경우 털이 나지 않고, 성기도 커지지 않고, 목소리도 깊어지지 않아, 덩치는 커지지만 몸 상태는 여전히 아이 같다. 소녀의 경우 유방이 발달하지 않고 성기도 성숙해지지 않고, 월경이 없다.

이 치료는 소아 젠더불쾌증(트랜스젠더, 젠더정체성장애)에 대한 표준 치료로, 미국 정신의학회(APA), 미국의학회, 미국심리학회, the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등 미국의 무려 12개 의학단체들이, 그리고 세계적으로는 the World Professional Association for Transgender Health(WPATH)가 이를 지지하고 있다.

문제는 부작용이다. 사춘기(Puberty) 때의 몸의 변화는, 잘못된 것이 아니라, 자연이며 당연하며 건강한 성숙과정이다. 오히려 사춘기 변화가 있어야 할 때 없는 것이 병이다. 따라서 사춘기 변화를 차단하는 호르몬은 당연히 병을 일으킬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부작용은 영구적 불임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술을 옹호하는 의사들은 확고한 과학적 근거 없이, 사춘기 차단제 투여를 중단하면 이차 성징들의 발달을 회복되며, 생식기능도 보존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춘기 차단은 비자연적이기 때문에 생식기능을 방해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그동안 단편적으로 사춘기 차단제가 생식기능을 방해할 것임을 시사하는 연구들이 간간히 출현하였다.

최근, 2024년 3월 27일 Mayo Clinic의 연구자들이 bioRxiv에 발표한 논문은 이런 논쟁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는 프린트전 논문으로 아직 정식으로 학술지에 출판되지는 않았다) 그들은 Mayo Clinic에 있는 Pediatric Testicular Biobank for Fertility Preservation의 자료를 대상으로 연구하였다. 그 biobank에는 나이 0–17세의, 평균 52주간 사춘기 차단 치료를 받은 젠더불쾌증 어린이들과 그렇지 않은 어린이들의 생식세포 10만개 이상의 대규모 single-cell RNA dataset와 그 어린이들의 생식 건강 자료, 고환조직의 digitized slides, 및 single-cell omics analysis가 가능한 cryospecimens이 보관되어 있다. 연구자들은 그 자료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사춘기 차단 치료는 ”중등도에서 고도의 성선 위축“(mild-to-severe sex gland atrophy)을 초래한다고 하였다.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사춘기 차단제를 중단한다고 해서 위축된 생식세포가 완전히 기능을 회복하고 최적의 생식 상태(‘reversibility’ and reproductive fitness)로 되돌아올지에 대해 우려하였다.

다음 윤리적 문제가 있다. 젠더정체성 장애를 가진 소아 중 대부분이 사춘기를 지나면서 시스젠더로 바뀌기 때문에, 환자의 정신성 발달이 완료되기 까지는 성전환시술은 하지 않는 것이 윤리적으로 바람직하다.

소아청소년들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존중한다고 하면서, 소위 “설명후 허락“(informed consent)을 할 능력이 없는 어린아이들에게 서명을 받고, 비가역적으로 생식기능을 위험에 빠트리는 시술을 하는 것은 심각한 윤리적 문제이다. 소아-청소년은 그런 결정을 할만큼 충분히 성숙한 인지기능을 수행할 뇌나 현재 판단에 영향을 끼칠 과거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데 현재 서구의 사회분위기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토론마저 억압하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현재 서구의 지배적인 전체주의적인 젠더이데올로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또한 이 시술을 받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청소년들에게 자살과 자해 사고가 증가한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이 시술이 정신건강을 더 나쁘게 하는지 또는 더 좋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대조군과의 비교연구가 없어,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런 치료는 잠깐 동안 젠더불쾌증을 감소시키기는 하지만 결국 정신건강을 해칠 수 있다.

오랫동안 소아청소년들에게 사춘기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공공 논쟁이 벌어져 왔다. 의학계 내에서의 비판, 공론의 변화, 정치적 항의 등이 이어졌다. 2019년 영국에서 한 트랜스남자가 시술받은 것을 후회하고 사춘기 차단을 시술한 런던의 Tavistock clinic를 상대로 고소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런 항의가 누적되면서 영국 보건당국은 2024년 5월, 18세 이하의 젠더불쾌증 신환자에게 사춘기 차단제 처방을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경우 이미 몇몇 주에서는 사춘기 차단제 사용을 범죄시하고 있다. 가장 강력하고 합리적인 반대는 The American College of Pediatricians에서 나왔는데. 그들은 사춘기 차단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도 호전시키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본 칼럼(5) ”어린이를 보호하는 의사들의 선언“ 참조)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린도전서 6: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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